GAME DONGA

최고의 2인용 게임 후보작

shims

신화에 관심있는 게이머라면, 이 게임의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이다. 오딘은 북구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으로, 천지와 인간의 창조자라고 한다. 그에게는 세상의 소식을 알리는 두 마리의 까마귀 푸긴과 무닌이 있었는데, 이 게임에서 게이머가 직접 조종하게 될 명물이다.

게임의 약력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먼저, 게임의 디자이너는 독일 사람 Thorsten Gimmler 으로, 그리 친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리 많지 않은 게임을 만들었으며, 국내에 소개된 게임으로는 해양 레이싱 게임인 Cape Horn 정도가 있다. 오딘의 까마귀는 코스모스의 2인용 게임으로, 2002년에 출시되었으며, 2004년 GAMES 매거진에서 선정한 최고의 2인용 게임 후보작으로 꼽힌 게임이다.

오딘의 까마귀를 사람들은 간단하게 까마귀 레이싱이라 부른다. 달리는 대상이 까마귀인데다, 골인점까지 누가 빨리 도착하나를 겨루는 레이싱 게임이니, 딱 맞는 이름이라 본다. 구성물을 살펴보면, 까마귀들이 달린 지형을 표시하는 지형카드와 날 수 있는 지형을 꼬집어주는 비행 카드, 그리고 특수카드라 할 수 있는 오딘 카드와 또 다른 비상구 정도로 풀이할 수 있는 매직웨이 카드가 있다. 지형 카드로 레이싱 할 지형을 만들기 때문에, 손바닥만한 보드도 찾을 수 없다. 그래도, 바닥에 지형 카드를 깔고 보면 보드판 같기도 하다.

지형카드에는 평야와 눈밭, 빼곡한 산림, 산악지대등이 2개씩 그려져 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일렬로 9장을 놓게 되는데 2개로 나뉘어 있어, 상대와 내가 달릴 지형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자신의 까마귀를 바닥에 깔린 지형 카드 바로 옆에 놓아, 시작 위치를 정하고, 까마귀 색과 일치하는 비행 카드를 잘 섞어서 자신의 앞에 둔다. 맨위의 5장의 카드를 갖는 것으로 대략의 게임 준비가 끝난다. 한가지 더, 좀전에 비상구라 표현했던 매직웨이 카드도 잘 섞어 그중에 한 장을 오픈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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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의 까마귀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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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세팅, 바닥에 까마귀가 날 지형이 깔리고,
자신에 가까운 쪽 비행 카드를 뒤집어 놓는다.

비행카드를 살펴보면, 지형 카드에 그려진 지형이 커다랗게 1개씩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직감적으로, 까마귀가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형 카드와 동일한 비행카드를 내면 되겠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하다. 게임은 지형 카드와 동일한 비행카드를 사용함으로써, 1칸씩 전진하다 지형 카드의 끝에 도달하면 게임이 끝나는 형태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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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하는 그림의 비행 카드를 내려놓으면, 까마귀는
같은 그림 지형을 따라 날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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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그림의 비행 카드 2장을 내면, 아무 지형이나
날라갈 수 있다. 게임에서는 조커라 부른다.

이렇게 지형이 그려진 카드와는 별개로, 오딘 카드라고 영문 텍스트가 빼곡이 적힌 특수카드도 있다. 그래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 종류가 몇 되지도 않는데다, 텍스트의 영어 수준 역시 굉장히 쉬운 축이니 말이다. 대략 카드에는 까마귀를 앞으로 한보 전진, 상대 카드를 뒤로 한보 후퇴, 지형 카드 중 한 장을 제거, 그림이 2개 그려졌다는 점을 이용한 카드 180도 뒤집기, 지형 카드 덧붙이기 등이 있다. 그리고,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딴지랄 수 있는 오딘 마커 놓기가 있는데 이것은 뒷부분에 다시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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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오딘 카드다. 2가지 기능을 갖는데, 원하는 1가지를 선택해서 액션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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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의 카드 위치를 바꾸는 액션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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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지형을 이동함으로써, 까마귀 바로 앞이
산악 지형으로 쫙 펼쳐졌다.

이렇게 지형 또는 오딘이 그려진 카드를 자신의 턴에 사용하는 것으로 게임은 진행된다. 손에는 기본적으로 5장의 카드를 갖게 되며, 한턴에 3장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카드 사용에는 지형이 그려진 카드를 놓아 자신의 까마귀를 날리거나, 오딘 카드를 놓아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거나, 보조 카드덱에 놓거나 버리기가 가능하다. 여기서 보조 카드덱에 집중해야 한다. 오딘의 까마귀에서 가장 전략적이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보조 카드덱인데, 이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카드와는 별개로, 바닥에 뒤집은 상태로 내려놓는 더미를 뜻한다. 손에 든 카드를 내려놓는 다는 점과, 보조 카드덱은 맨 윗장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에서 미뤄볼 수 있듯, 앞으로의 게임 진행을 대략 예측해서 효율적으로 카드를 내려놓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손에 든 카드 3장과 보조 카드덱에서 3장까지 모두 6장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말은 곧, 플레이어의 까마귀는 한턴에 6칸까지 달릴 수 있다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에 또 한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동일한 지형이 펼쳐진 곳에서는, 동일한 그림의 비행 카드 1장으로 해당 지형이 끝나는 지점까지 쭈욱~ 날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지형만 요리조리 잘 굴리면 한턴에 10칸이라도 쭉 비행이 가능하다는 뜻. 물론, 상대방이 게임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에야 이러한 경우는 보기 힘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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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카드 1장을 내면, 연결된 지형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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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욱~ 날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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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진형으로 뒤집어진 덱이 2개씩 보인다. 그중 하나가 보조카드덱인데,
이렇게 뒤집어 두는 것으로 상대가 보지 못하게 한다.

대략의 게임 진행은 위와 같다. 어떤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는지 감이 잡혔을 것이다. 몇가지 부가적으로 말하자면, 턴이 시작할 때 지형 카드를 1장씩 덧붙일 수 있어, 까마귀가 날 지역을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고, 게임이 끝나는 순간 상대 까마귀와의 거리에 따라 점수를 얻는다는 점과 매직웨이에 비행 카드를 투자하는 것으로 보너스 점수까지 얻는다는 점이다. 매직웨이는 별것 아니다. 매직웨이 카드에 그려진 2개 지형에 해당하는 카드를 게임 도중 투자하는 것으로, 게임이 끝날 때 더 많이 투자한 게이머가 해당 매직웨이 점수를 획득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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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 카드 옆으로는 매직웨이 카드가 또 있다. 그려진 2개의 그림에 해당하는 카드를 투자하므로써,
비행과는 별도로 짭짤한 포인트를 챙길 수 있다.

게임은 작지만 포근해보이는 카드 일러스트와 딴지 요소의 많지 않음으로 대충 정적으로 흘러간다. 딴지요소! 보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까지 꼽히는 딴지가 오딘의 까마귀에서는 그리 강하지 않다. 이는 대부분의 2인용 게임이 추구하는 강렬한 딴지를 통한 승리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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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의 뜻에 따라, 지형카드를 계속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장기간의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일사천리로 풀리는 경우 상당히 빨리 종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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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의 라운드가 끝났다. 아래쪽 플레이어가 비행은 물론,
매직웨이 싸움에서도 패배했다. 비행은 1칸당 1점씩,
그리고 매직웨이는 승리자가 3점을 얻기 때문에, 위쪽의
플레이어가 이번 라운드에서 7점을 챙겼다. 게임은 몇차례의 라운드를 거쳐 누군가 12점을 먼저 획득하면 끝난다.

그럼, 어떠한 요소에서 상대에게 딴지를 걸고 내가 뻣어갈 수 있는지를 얘기해보겠다. 먼저, 이 게임에서는 상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오딘 카드를 통해서 밖에 없다. 다른 비행 카드야 그려진 대로 날라가거나, 매직웨이에 투자하는 수준이니 상대방에 뭔가 딴지를 걸어 상황을 뒤집는 수준이 못된다. 오딘 카드중에서 상대를 한보 후퇴하거나 지형 카드를 없애는 것 역시, 딴지라 부르기엔 약하다. 대략 상대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카드는, 지형 카드를 180도 돌리거나, 카드의 위치를 바꾸거나, 오딘 마커를 놓는 수준인데, 실제 이러한 오딘 카드 수가 많지도 않다. 때문에, 딴지 요소보다는 그래도 상대보다 한발이라도 앞서려는 눈치와 경제 플레이가 중심을 이룬다.

오딘 마커란, 일종의 장애물로 상대방이 해당 지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1장의 비행 카드가 아닌 2장의 비행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흠, 이것이 오딘의 까마귀에서 가장 악랄한 딴지이니, 대략 게임이 얼마나 화기애애하게 진행될지 미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딴지에 살고 딴지에 죽는다' 보드 게이머가 의외로 많다는 점을 상기시켜본다면, 오딘의 까마귀는 그리 매력적인 게임으로 안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물 흐르듯 매끄러운 진행속에 나름의 견제와 수읽기의 꽁수를 느껴본다면, 반드시 강렬한 딴지가 보드게임의 재미를 위한 필수요소라 부르짖기 머쓱할 것이다. 말이 빙빙 돌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오딘의 까마귀는 꽤나 흥미로운 게임이다. 특히, 꼭 상대를 짓밟아야 승리하는 수많은 딴지 게임에 슬슬 부아가 치미는 게이머라면, 오딘의 까마귀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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