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아류’ 꼬리표 떼어낸 힘은 바로 콘텐츠와 재미

한 번 짝퉁이나 아류로 낙인찍히면 그 꼬리표를 떼어내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대중의 인식이란 것이 그만큼 무섭고 첫인상의 중요성도 그 때문에 나온 것이다. 만년 2인자란 단어가 생겨난 것도 그 영향이다.

요즘 일요 예능프로그램의 대세인 ‘런닝맨’은 한동안 과거 ‘패밀리가 떳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으며, 국내 오디션프로의 원조인 ‘슈퍼스타K’도 해외 오디션프로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아류작이란 멍에를 한동안 가지고 있었다. KBS의 ‘남자의 자격’ 역시 현재의 장기 프로젝트가 자리 잡기 전에는 무한도전의 아류 논란이 꾸준히 제기될 정도였다.

하지만 런닝맨, 슈퍼스타K, 남자의 자격 모두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바로 콘텐츠의 힘이었다. 시작은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콘텐츠의 경쟁력으로 아류작이란 논란을 잠재운 것이다.

게임 시장에서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두 개의 게임이 있다. SGI의 ‘DK온라인’과 CJ E&M 넷마블의 ‘리프트’다. DK온라인의 짝퉁 리니지, 리프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류 게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사용자들의 눈은 정확한 편이고, 콘텐츠에 대한 평가 역시 날카롭다. 사실 두 게임에 대한 평가와 시작은 리니지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콘텐츠의 주요 콘텐츠가 두 게임의 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DK온라인
DK온라인

DK온라인을 살펴보면 PK시스템과 공성전, 자유로운 대결, 장비 위주의 게임 시스템 등 주요 콘텐츠에서 리니지의 향기가 배어난다. 그래픽은 리니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 모습이지만 콘텐츠의 주요 줄기에는 리니지 시리즈에서 느껴지던 그 느낌들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리프트도 마찬가지다. 리프트는 개발 초기부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모티브로 했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을 정도이니 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북미에서 개발된 게임이니 만큼 그래픽과 색감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유일 것이고, 퀘스트 및 게임의 전반적인 느낌에서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두 게임 모두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서비스 초반 분명 아류작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독립적인 게임성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DK온라인은 특유의 ‘손맛’과 ‘타격감’이 장점으로 인정받았고, 리프트는 특유의 침공 시스템 ‘리프트’와 ‘전장’이 호평을 받았다.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재미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손맛이자 타격감인데, DK온라인에서는 이를 제대로 살렸다. 게다가 최근 게임들처럼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시스템으로 30대 이상의 성인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용화를 진행한지 아직 1달이 지나지 않아 벌써 평가를 내리긴 이를지 모르겠지만,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2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작이 많고 기존 게임들의 장벽이 높은 MMORPG 시장에서 SGI의 첫 퍼블리싱 작품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리프트
리프트

리프트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테스트와 오픈베타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테스트에 참여한 사용자들은 대부분 호평 일색이다. 북미에서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에 대한 검증을 마쳐 완성도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침공해오는 몬스터를 막아야 하는 리프트 시스템으로 사용자들은 다른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가고 일사분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침공해오는 것을 막는 것이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어렵지 않아 초보자들도 몇 번만 해보면 큰 어려움 없이 시스템에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또한 상대 가디언과 디파이언스로 나뉘어진 전장은 언제나 가득 차 있었고, 전장에 중독되어 다른 콘텐츠를 못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사용자들도 많을 정도였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두 게임 모두 시작은 아류였을지 모르겠지만 특유의 재미와 콘텐츠를 내세워 독자적인 팬들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는 모습이다”라며 “DK온라인은 상용화 초반이고 리프트는 오픈베타를 앞두고 있어 아직 성적을 논하기에 이르지만, 현재의 반응과 사용자들의 평가를 보면 시장에서 한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