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블리자드의 '법사사랑', 디아3에서도 계속?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정말로 근접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지난 5월 15일 출시된 이후 꾸준한 화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디아블로3(이하 디아3)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논쟁에 휘말렸다.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아블로3는 출시 직후부터 서버 관리 문제로 게임에 접속이 되지 않아 게이머들의 불만을 야기한 바 있다. 그런 디아블로3가 이번에는 게임의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는 게이머들의 지적을 받으며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디아블로에 등장하는 직업은 야만용사, 수도사, 마법사, 부두술사, 악마사냥꾼 등 총 5. 게이머들은 이 중 근접공격을 주로 하는 야만용사와 수도사 캐릭터의 성능이 여타 직업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게이머들이 이들 캐릭터의 성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확연하다. 게임의 최상위 난이도인 '불지옥' 난이도에서 이들 캐릭터로는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디아블로3의 '불지옥' 난이도에서는 게임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 캐릭터가 적에게 두 세번만 맞아도 캐릭터가 죽어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기본공격과 대부분의 스킬이 근접전 위주로 짜여있는 야만용사와 수도사는 자연스레 모든 전투가 적과 밀착해서 펼쳐지다 보니 이들 캐릭터로는 나머지 캐릭터들보다 훨씬 어렵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마법사의 능력을 하향하는 등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일(23일)을 기해 수도사의 능력 역시 하향되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블리자드 측의 밸런스 확립 능력에 의문이 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게임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좋은 성능을 지닌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좋은 아이템이 등장하면 이러한 상황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이들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측의 원거리 계열 캐릭터, 특히 법사 계열 캐릭터에 대한 사랑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디아블로2 시절에는 전사의 성능이 매우 낮아 결국 전사는 모든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받았으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도 전사의 성능은 전체 캐릭터 중 최하위권에 속했다.

반면에 법사나 원거리 계열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후한 성능을 계속해서 줬으니 이 정도면 게이머들 사이에서 "블리자드는 법사만 좋아한다"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하다.

디아블로3 때문에 블리자드가 처한 상황은 꽤나 까다로운 상황이다. 근접 캐릭터의 성능을 올리자니 추후 게임의 주요 콘텐츠로 부각될 PvP에서 야만용사와 수도사의 성능이 지나치게 부각될 여지가 있고, 그렇다고 나머지 세 직업군의 성능을 낮추자니 '불지옥' 난이도에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직업군이 사라지게 되니까 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아블로3가 출시 이후 연이은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접속 문제는 빠른 시기에 수정됐기에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지만, 이번 밸런스 관련 문제는 자칫 디아블로3의 게임성에 대한 의문을 남길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라며, "이러한 부분을 빠르게 수정하지 않으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디아블로3의 열기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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