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 있던 모바일 게임 잘나가네...'게임 주류로 나서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란 게임업계의 비주류로 인식됐다. 이동통신사 내의 콘텐츠 비지니스에 국한되었던 모바일 게임에 투자자들이나 대형 온라인 게임사들은 아무 관심도 두지 않았다.
잘 만든 게임의 경우 수십억 원을 벌어들이기도 했지만, 시장 독점이 불러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올 뿐 온라인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사들을 '한수 아래'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모바일 게임의 위상이 확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개인 개발자들 정도만 소극적으로 참여했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수백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킬러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게임업계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게임 주류로 빠르게 비상하는 모습이다.
단적으로, 현재 게임업계에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회사들은 하나같이 모바일 게임회사들이다.
예를 들어 컴투스는 2분기 매출 2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158%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배, 순이익은 5배에 이른다. '타이니팜'이라는 게임이 글로벌 성공을 거두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타이니팜'의 월 매출이 30억 원을 훌쩍 넘어 5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8.84% 오른 4만6150원을 기록했다. 게임빌도 4.12% 상승한 8만3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이 불안해 대부분의 게임주가 떨어지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는 독특한 현상이다.
이들 두 모바일 게임 회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면서 온라인 게임사를 포함한 전체 게임사 매출 순위 10위권을 노리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면 10위권(지난해 10위 아이덴티티게임즈 609억 원)을 바라볼 수 있는데, 컴투스의 경우 2분기 매출만 220억 원을 기록해 9~10위 권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유명 온라인 게임들의 모바일 게임화 또한 모바일 게임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는 단적인 예다. 리니지,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등 내로라하는 온라인 게임들은 모두 모바일 게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사 그리와 '리니지 모바일' 개발에 나섰다. 온라인 게임과 거의 같은 수준의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드래곤플라이도 '스페셜포스2 모바일' 버전을 개발 중이며, 이스트 소프트도 '카발 온라인2'를 준비중이다. CJE&M 넷마블은 최근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마구 감독이 되자'의 모바일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NHN 한게임도 야구9단
스마트폰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위메이드도 천룡기 등을 모바일로 출시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렇게 온라인 게임이 모바일화 될뿐만 아니라, 아예 온라인 게임 수준의 대형 모바일 게임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모바일 게임으로의 비즈니스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임로프트의 '오더 앤 카오스'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수준의 MMORPG를 스마트폰으로 구현한 이후 모바일 베이스의 MMORPG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그라비티는 자회사 네오싸이언을 통해 '라그나로크'의 세계관을 이은 '라그 발키리의 반란'을 내놨고, CJE&M 넷마블도 모바일 MMORPG 개발사에 투자해 성과를 기다리고 있다. 웹게임 분야는 이미 모바일 게임과 상호 연동으로 전략이 바뀐지 오래다.
또 위메이드가 '카카오톡'의 게임 서비스에 회사의 전력을 집중하는 것도 모바일 게임의 위상이 높아진데 따른 대형 온라인 게임사의 변화다. 아직까지 매출 등에서 큰 이슈는 되고 있지 않지만, '카카오톡'이 가진 저력을 생각할 때 전문가들은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이 쿼드코어, 램 2기가를 채용하고 고해상도 패널을 탑재하는 상황에서 수년 내에 스마트폰 게임이 PC 온라인 게임의 시장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모바일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그 조그만 화면에 만들어 봤자...'는 식으로 한수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엔 온라인 게임 개발자보다 더 존중 받는 것 같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커지긴 한 모양이다"라고 모바일 게임의 달라진 위상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