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3 5:5 대전 체험기②, "세상은 5인 1조를 원한다"

< 세상이 5인조를 원합니다>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사람들은 모두 5인조였다. 5인조 락밴드 비틀즈는 음악사를 새로 썼으며, 5인조 그룹 HOT는 국내 가요시장에 아이돌 전성시대를 열었다. '스텝바이스텝'이라는 불후의 댄스곡을 남긴 뉴키즈온더블록도 5인조였다, 여기에 원더걸스도, "비투더아투더뱅뱅"하는 빅뱅까지 모두가 5인조 아닌가. 그러고보니 90년대를 풍미했던 개그맨 틴틴파이브도 5인조였군.

세상의 이치가 이러한데 어찌 5:5 대전을 안 할 수 있을까. 지난 편에서 3:3 대전을 하느라 고생한 우리가 두 명의 멤버를 더 영입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세상이 5인 1조를 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편집부 내에서 2명의 멤버를 영입할 수 있었다. 게임동아 원년멤버 중 한 명인 김남규 기자와 편집부에서 게임을 제일 못 하는 김형근 기자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 제일 못 하는 기자를 왜 멤버로 영입했는지는 따지고 그러지 말자. 5인이 됐다는 것이 중요한 거니까.

엘런시어러, 헨리, 아르센벵가드 등 기존 멤버 3인이 1:1 대전을 통해 게임의 감을 다잡는 동안에 새로 영입한 두 명의 멤버가 구단을 생성하겠다고 나섰다.

김한준 기자(엘런시어러): 감독명 뭘로 하시려구요?
김남규 기자(??????????): 제라드
김한준 기자(엘런시어러): 에이; 그건 당연히 누가 했겠죠. 거봐요. 누가 쓰고 있네
김남규 기자(??????????): 그럼 뭐라고 하지...
김한준 기자(엘런시어러): '쟤라두'라고 하세요. 어차피 우리 이름 다 짝퉁인데 -_-

김남규 기자가 '쟤라두'가 되는 와중에 김형근 기자는 자기가 재미있는 이름을 정했다며 우리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혼자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우리를 부르는 모습에 팀 이름을 확인하러 달려갔다. 우리들의 눈에 들어온 감독명은 '일용할양식'.

재미 없는 감독명이었다.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김남규 기자(이하 쟤라두), 지난 편에서 경기를 지배했던 최호경 기자(이하 아르센벵가드), 이 글을 쓰고 있는 본 기자(이하 엘런시어러), 막내 조영준 기자(이하 헨리)... 그리고 게임 제일 못 하는 김형근 기자(이하 일용할양식)의 5인조 팀이 구성됐다. 네 명의 짝퉁과 한 명의 재미없는 사람으로 구성된 우리들은 팀이 갖춰짐과 동시에 곧바로 5:5 대전에 뛰어들었다.

생각보다 5:5 대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덕분인지 대전 상대 검색과 동시에 게임에 돌입할 수 있었다. 팀은 지난 편과 마찬가지로 엘런시어러의 레알 마드리드. 매일 이벤트로 제공되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선수 팩에서 사비가 두 명이 나오는 바람에 강화를 통해 +2 사비를 영입한 팀이었다. 상대는 4-4-2 전술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 우리 팀은 4-5-1 전술에서 4-3-3 전술로 바꾸고 게임에 들어섰다.

엘런시어러: 자 멘탈만 잡으면 심해에선 이길 수 있습니다!

< 내 말 좀 들어봐. 멘탈만 잡으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되서 나 지금 속상해>
멘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체험기 1편에서도 했고, 바로 윗 문단에서도 강조했지만 그럼에도 우리 편의 멘탈은 엉망이었다. 모든 기자들이 호날두만 걸리면 호날두 빙의라도 한 것처럼 무리한 드리블에 무리한 슛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헨리: 으아! 이 판은 내가 캐리한다!!!!!
엘런시어러: 반말하지마 임마!!!!

5:5 대전은 3:3 대전보다 훨씬 힘들었다. 사람이 겨우 두 명 늘었을 뿐이라지만 동선이 서로 엉망진창으로 엉키면서 수비 진영이 와르르 무너지는 일도 다반사. '이거 또 지겠네...'라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승리의 여신이 우리를 향해 미소지었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던 상대방이 마치 우리와 같은 실수를 하며 공간이 열렸고 그 공간을 헨리의 호날두가 파고든 것이다!

전반 12분만에 득점성공. 5:5 대전이 처음인데도 예상보다 너무 빨리 나온 첫 골에 다들 기뻐하는 표정도 없었다. '이거 원래 이렇게 금방 들어가는건가?' 싶은 생각을 할 뿐.

그리고 잠시 후 후반 25분. 우리 편은 우리가 득점했던 것과 똑같아도 너무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며 실점하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상대방이 잠시 틈이 날 때마다 계속 채팅으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전술을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게임 내에서 음성채팅 기능을 지원한다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이기도 했다.

한편, 이 와중에 일용할양식은 정말 상대에게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패스미스와 조작 미숙으로 계속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 편의 두 번째 실점은 일용할양식의 백패스를 상대방이 가로채면서 생겼다. 그리고 지난 편과 마찬가지의 상황. 멘탈이 무너지면서 우리 팀의 수비도 함께 무너졌고 추가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1:3, 패배로 마무리 됐다.

엘런시어러: ...아르센벵가드 라이벌 탄생이다...
아르센벵가드: 나랑 비교하지마!!;;;
**헨리: 으으으... 수비가 똥 쌌어 으으으 ㅠㅠ
엘런시어러: 으으으...어제는 벵가드가 이러더니;
아르센벵가드: 나랑 비교 하지 말라니까!;

경기가 끝나고 모든 기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을 때, 시합 내내 조용했던 쟤라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쟤라두: 야 이거 키보드로 하니까 겁나 힘들어!!!**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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