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에오스, '준수한 첫 테스트. 조금 더 장점 어필할 필요성 있다'

과거 게임 시장에서는 콘텐츠의 완성도가 다소 부족했더라고 좋은 시기나 타이밍에 서비스되어 성공하는 게임들이 있었다. 부족한 부분들은 사용자들이 빠르게 채워가며 콘텐츠의 완성도를 맞춰나갔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이미 많은 게임들이 시장에서 서비스 되고 있고 대작들도 꾸준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때문에 적당히 만든 콘텐츠로 시장에 도전했다간 게이머들의 날카로운 비평과 함께 오랜 기간 게임을 서비스 해보지도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 보다 시장 안착이 힘들어 진 것이 현재의 게임 시장이다. 특히 MMORPG 장르로의 진입은 더욱 경쟁이 심하다. 기존 게임들의 충성도가 기본적으로 높은 상황이며, 신작의 경우는 기존 작품들과 다른 콘텐츠나 차별화를 내세우지 못하면 경쟁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에오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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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한게임의 신작 에오스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4개의 직업, 보편적 커스터 마이징 수준, 퀘스트를 따라 움직이는 동선 등은 기존 MMORPG를 즐겨오던 사용자들의 눈을 한 번에 사로잡기는 어렵다.

이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나 그 이전 아이온에서 이를 뛰어넘는 콘텐츠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비자와 게이머들의 눈은 한껏 높아진 상황이기에 적당한 콘텐츠로는 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는 사실상 어렵다. 고퀄리티의 비주얼을 자랑했던 테라의 그래픽도 이제는 익숙해지지 않았는가.

최근 MMORPG 시장은 오랜 개발기간과 개발비의 영향으로 자체 개발의 비중도 줄어들었고, 중국산 저가 퍼블리싱 게임들이 늘어나며 소위 ‘양산형’ 게임들이 늘어났다.

중국산 게임들은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어마어마한 퀘스트와 콘텐츠를 자랑한다. 국내 게임들처럼 하나하나가 전체 시나리오나 지역 특성에 따른 내용이라기보다 몬스터 몇 마리 혹은 일정 수량의 퀘스트 아이템을 모아오라는 수준에 불과하다.

에오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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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오스는 이러한 양산형 게임으로 보긴 어렵다.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이 퀘스트를 바탕으로 게임의 동선이 빡빡하게 짜여 있으며, 퀘스트 간의 동선도 안정적이고 몬스터들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때문에 별도의 반복 사냥 없이 퀘스트만 따라가도 무난하게 퀘스트와 레벨업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 마을 별로 퀘스트 양도 준수해 반복적 사냥의 느낌을 받지 않고 초반 구간을 손쉽게 넘길 수 있다.

스킬 시스템도 레벨에 따라 클릭해 주면 활성화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레벨이 오를 때마다 체크해주면 된다. 레벨 10이 되면 성향에 따라 스킬 트리를 결정하는 분기가 등장하는데, 캐릭터에 따라 속성 혹은 방어나 공격적 노선을 결정하게 된다.

인스턴스 던전 역시 초보자들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모든 직업에는 몬스터의 스킬을 봉쇄할 수 있는 스킬이 갖춰져 있어 이를 적절히 활용하기만 해도 전투가 어렵지 않다. 특정 보스의 경우는 광역 스킬이나 강력한 공격을 해오는데 이때는 안내 메시지로 범위 회피에 대한 내용이나 스킬 차단에 대한 팁이 화면에 등장한다.

에오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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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역시 다양한 스킬을 바탕으로 화려한 비주얼 이펙트로 표현되어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MMORPG 사용자들은 타격감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강한데 아직 1차 테스트임을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에오스는 양산형 MMORPG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게임의 그래픽은 사용자들의 눈을 휘어잡을 정도의 수준이 되지 못하다보니 게임의 인상적인 부분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언리얼엔진2.5로 최적화 되어 기준 이상의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근 그래픽 엔진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대작 게임들에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미 MMORPG 시장에는 강력하고 영향력을 가진 게임들이 서비스 되거나 준비되고 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은 양산형 게임들이 메워나가고 있는데, 이 가운데서 에오스가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인상적인 부분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게임이 소개되었을 때 힐러가 없는 MMORPG란 문구로 차별화를 두었지만 블레이드앤 소울도 이미 힐러는 존재하지 않으며 핵앤슬래시 류의 게임들도 힐러는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힐러 없는 MMORPG 란 것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잡아끌기는 어렵다.

에오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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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처럼 빡빡한 퀘스트 위주의 동선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을에서 퀘스트만 있다는 한계도 있다. A마을에서 퀘스트 이후 이동 B마을에서 퀘스트 그리고 다시 이동하다보니 힘들게 제작한 맵과 마을 주변의 것들은 대부분 버려지게 된다. 퀘스트의 느낌표만 보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시야가 좁아 보이는 느낌이 강하다.

일정 레벨 이후 전문 직업으로 채집이나 제작, 요리 등을 할 수 있지만 현재 강제성이 없고 1차 테스트이다 보니 음식이나 제작 물품에 대한 목적성이 없이 대부분 그냥 지나치는 부분도 많다.

첫 게임 발표회에서 개발사 엔비어스의 김준성 대표는 "다른 게임과 차별적 요소를 많이 가져가는 것 보다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장점들을 손쉽게 즐기게 함으로서 경쟁력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틀린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 MMORPG 시장에서 중소 개발사가 나아갈 방향성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과거 시장의 역사를 보면 많은 단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장점이 시장에서 어필하면서 성공한 게임들도 있다.

에오스5
에오스5

조용조용하게 학교생활을 한 학생은 선생님의 눈에 띄지는 않고 이후에도 무난한 진로를 선택해 나간다. 반면 한 가지만 잘하는 학생은 다소 성적이 불안할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전문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1차 테스트에 느낀 에오스는 조용조용한 학생 분위기다. 눈에 띄는 단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장점도 부족하다. 튀어야 사는 시대는 다소 지나갔을지 모르겠지만 자신을 어필하지 못하면 조용히 사라져갈 가능성도 있음을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에오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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