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다크하거나 영롱하거나, 남자들도 빠져드는 남성캐릭터들

게이머들을 상대로 진행되는 설문을 통해서 혹은 게임 전문가들에 의해 선정되는 각종 순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인기 여성 캐릭터 순위’이다. 남성 이용자가 주를 이루는 게임시장의 특성상 이들의 이목을 끌만한 순위가 지속적으로 선정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남성 게이머들 역시 게임 속의 예쁘거나 귀엽거나 혹은 섹시한 여성 캐릭터들에게 많은 관심을 집중해 왔다. 온라인게임에서도 신규 여성 캐릭터가 출시될 경우 해당 게임의 성적이 상승하고, 게임 속 세상이 여성 캐릭터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게이머들도 남성 캐릭터가 출시될 경우엔 “이런 거 말고 여캐(여성 캐릭터의 줄임말)을 내놔” 등의 반응을 보여온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성 캐릭터만큼이나 남성 게이머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동성연애를 조장한다거나 혹은 그를 비하하거나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이 말이다. 순수하게 캐릭터의 매력 그 자체만으로 남성 게이머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게임 속 남성 캐릭터는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자.

<영롱함에 빠져들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보석기사 ‘타릭’>
여러 가지 의미로 근래 가장 ‘핫’한 남성 캐릭터라면 역시 리그오브레전드의 보석기사, ‘타릭’을 꼽을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아군의 방어력을 올려주는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것이 ‘타릭’의 역할. 게임 설정에서도 ‘타릭’은 뛰어난 외모와 보석으로 치장된 무기 덕분에 리그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타릭’이 화제의 중심에 오르게 된 원인은 이런 설정과는 전혀 무관하다. 단지 이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이러한 설정과는 완전히 다르게 묘사되어 있어 북미 지역에서부터 이 캐릭터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가중됐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보석기사라는 늠름한 이미지와는 전혀 동떨어진 분홍색 타이즈를 착용한 ‘핑크 타릭’ 스킨이 출시되면서 ‘타릭’은 지금의 ‘영롱한 사나이’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악마도 울리고 다니는 남자. 데빌메이크라이의 ‘단테’>
첫 데뷔작인 데빌메이크라이의 첫 화면에서부터 ‘Let's rock, Baby'를 외치며 등장한 단테는 비디오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가장 인기있는 사나이로 자리매김 했다. 반은 인간, 반은 악마라는 설정을 가진 단테는 기존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화려한 움직임으로 게임 시장에 ’스타일리시‘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검과 총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벽을 타고 달리는 등 단테가 펼치는 액션은 액션게임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에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리부트 작품 격인 ‘DMC'가 출시됐으며, 이 작품에서 단테는 기존의 은발이 아닌 검은 머리로 등장해 게이머들이 캐릭터의 헤어 스타일을 두고 논쟁을 펼치게 만들기도 했다. 화려하지만 과묵한 이 사나이의 ’딥 다크‘한 매력은 역대 등장한 게임의 남성 캐릭터를 통틀어서도 발군이라 하겠다.

<지구를 구한 우주 최강의 공대생, 하프라이프의 ‘고든 프리먼’>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공과대학 MIT 출신의 연구원, 몸 쓰는 것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그가 ‘빠루’(배척 혹은 노루발못뽑이) 하나 손에 들고 활약하는 모습은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프라이프의 히어로 ‘고든 프리먼’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고든 프리먼’이 지니는 매력은 상당하다. 둠, 듀크뉴켐 같은 당대의 인기 FPS 게임들의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근육질의 사나이인 것과는 달리, ‘고든 프리먼’은 굉장히 지적이고, 현실적인 체격을 지닌 사나이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의 사내가 ‘빠루’를 휘두르고, 무기를 습득해 외계인을 공략하는 모습에 게이머들은 감탄했다. 평범한 연구원으로 시작해 외계인, 특수부대원, 좀비를 쓸어담는 것은 물론 인류의 구원자가 된 이 사나이 아우라가 게이머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유머를 잃지 않는 사나이, 언차티드의 ‘네이선 드레이크’>
유머러스한 사람에게 사람들은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나이는 그러한 가설을 현실로 입증했다. 절벽에 매달리고 기차에 매달리고 비행기에 매달리고. 정글을 뛰어다니고 동굴 속을 헤매는 와중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사나이. 플레이스테이션을 대표하는 액션 게임 언차티드의 주인공인 ‘네이선 드레이크’(이하 ‘네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네이트’의 매력은 다른 게임의 주인공에 비해 2% 부족한 모습에 있다. 여타 게임의 주인공처럼 어마어마한 근력을 지니고 있지도 않으며, 초인적인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지도 않다. 게임 진행 중에 불평불만을 털어놓기도 하고, 매력적인 여성에게 눈길을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가 게이머들이 ‘네이트’를 사랑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네이트’의 매력은 게임을 넘어 영화로도 등장할 예정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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