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주고 산 게임을 못한다고? 온라인 인증 게임논란 왜?

"내 돈 주고 산 게임을 못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요. 이럴 거면 온라인 인증이 왜 필요하죠?"

최근 EA의 서비스 플랫폼 오리진을 통해 게임을 구입한 어느 한 게이머의 말이다.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른바 '심시티 사태'로 인한 온라인 인증 패키지 게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게이머들이 원성을 보내는 이유는 하나다 바로 '게임에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3월 5일 출시된 심시티는 발매 전부터 각종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패키지 게임으로는 드물게 유래 없는 큰 관심을 받았지만 서버불안으로 인한 접속 불가로 인해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EA 측은 심시티의 구매자들에게 게임을 무료로 증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시티
심시티

이번 '심시티 사태'는 지난 2012년 세간을 뜨겁게 달군 디아블로3 논란과 상당수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디아블로3 출시 이후 게임을 구매한 많은 게이머들이 일정 시간대에 서버로 로그인을 시도하자 해당 서버에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서버가 다운되는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서버 다운이 심심찮게 벌어지기도 했다.

심시티 역시 아시아 서버가 마련되지 않는 등 서버가 부족한 상황에서 게이머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서버가 이를 수용하지 못해 서버가 다운되어 게임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설이 재기되었고 실제로도 서버 다운이 지속되자 EA측은 아시아 서버를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EA의 온라인 인증 시스템에 정품 확인 기술인 DRM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서버 장애가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온라인 인증 시스템의 문제를 지켜본 많은 게이머들은 시스템에 대한 역기능에 주목하며, 오리진이나 유비소프트의 유플러스 등의 서비스 플랫폼에 온라인 인증 시스템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업계의 관계자들은 게이머들의 반응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오리진
오리진

패키지 게임을 제작하는 게임개발사나 서비스 업체에게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은 매우 유용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다. 인터넷과 프로그램만 설치되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을 통해 게임을 판매할 수 있어 게임의 판매, 유통을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으며, 게임 실행, 커뮤니티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어 매우 실용적인 시스템이기도 하다.

때문에 벨브의 스팀, EA의 오리진, 마이크로소프트 라이브, 블리자드 스토어 등 다양한 게임회사에서 서비스 중에 있으며, 현재 PC로 등장하는 패키지 게임 대다수가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발매되고 있다.

더욱이 패키지게임에서 부족한 멀티플레이 기능을 강화 시킬 수 있으며,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게이머들이 자유롭게 각종 게임 패치와 모드를 만들 수 있어 게임의 콘텐츠를 더욱 다양하게 해주는 기능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게임의 할인 혹은 세트 판매를 통해 출시 일이 오래된 게임도 다시금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온라인 인증 시스템은 게임의 불법 복제를 방지라는 강력한 보호기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 부작용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먼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곳의 경우 자신이 구매한 게임을 즐길 수가 없게 되며, 심시티, 디아블로3 등의 사례에서 보듯 해당 서버가 불안하거나 오류가 생길 경우 게임 서비스 자체가 중단 되기도 한다. 여기에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대다수가 유럽과 북미 등지의 서버에서 서비스 되는 경우가 많아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경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며, 아시아 지역에 출시되지 않는 게임은 게임을 구매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특히, EA의 오리진과 유비소프트의 유플러스, 블리자드 스토어 등은 게임의 접속이 원활하게 이루어 지지 않는 대표적인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으로 꼽히며, 오리진의 경우 유난히 느린 게임 다운로드 속도와 갑작스레 이어지는 게임 할인 정책으로 많은 게이머들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스팀
스팀

이처럼 여러 게임회사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벨브의 스팀은 그 논란에서 제외되는 듯한 모습이다. 스팀은 대작 게임뿐만 아니라 전세계 우수한 인디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게이머들의 선택의 폭을 늘렸으며, 오프라인 게임 플레이를 도입해 온라인 인증을 거치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많은 게이머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스팀도 서비스 초기에는 '스팀이 나갔다'는 표현이 쓰일 정도로 오류가 심각했다. 과거 스팀은 자신이 구매한 게임 목록이 사라지기도 했으며, 잦은 오류 인한 게임의 튕김 현상 반복, 아시아 서버 지원의 미비, 클라이언트 설치 오류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해 게이머들의 속을 태우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문제를 보유하고 있던 스팀은 적극적인 패키지, 인디게임 시장의 개척과 지속적인 서버확장, 여기에 게이머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이를 극복해낸 모습을 보였고 현재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스팀의 예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적극적인 게임 시장 개척 등의 움직임이 필요하며, 게이머와의 지속적인 소통이 대단히 중요하다. 심시티 사태나 디아블로3의 경우 게임 접속 불가도 문제였지만 사측의 성의 없는 답변과 안일한 상황 대처가 더욱 큰 논란으로 불거지기도 한 만큼 게이머들을 위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은 최근 패키지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성장하게 되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이머들의 반응도 많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러며, "스팀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볼 때 지속적으로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면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국내 패키지 시장도 다시 되살아 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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