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끈 리그오브레전드, 초반 기세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라이엇게임즈는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홈페이지에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서버문제에 대한 사과문과 함께 기존 서버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번 공지에 따르면 그 동안 최근 신규 장비들과 기존 인프라간 최적화 및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 기존 LOL 서버에 장애가 발생했으며, 라이엇게임즈 미국 본사 및 한국 지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서버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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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공지를 접한 게이머들은 서버 정상화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아직 지켜보겠다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 라이엇게임즈의 행보에 게이머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에 비해 매우 대조적인 반응이다. 라이엇게임즈는 게이머 친화적인 게임운영, 파격적인 보상정책, 재치 넘치는 GM들의 답변 등으로 게이머들에게 유난히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 라이엇게임즈에 대한 옹호보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게이머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게임회사와 게이머간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라이엇게임즈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LOL
LOL

많은 업계의 전문가들은 LOL의 지속적인 서버 장애와 라이엇게임즈의 대응 방식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LOL에서 서버 문제가 발생한 것은 하루, 이틀 일어난 것이 아니다. LOL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서버 장애가 심심찮게 일어났으며, 주로 게이머들의 접속량이 증가하는 금요일 혹은 주말에 발생했다. 특히 2013년에 들어서는 접속 로그인 대기시간이 40분 이상 늘어나고, 게임 플레이 도중 오류로 인해 게임이 중지되는 등 정상적인 게임을 하지 못할 정도로 서버문제가 심각했다.

이 같은 사태는 해외 유명 게임언론에서도 주목하여 국내 LOL 서버문제에 대한 내용을 중요기사로 다루었으며, 북미 및 중국 등 LOL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가 중 국내 LOL 서버에서만 벌어지는 특수한 서버 장애에 대한 상황을 소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버 장애가 발생했다면 빠르게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문제 해결 과정을 공개해야 했지만 라이엇게임즈 측에서는 서버 장애가 발생한 시간대에 게임에 접속기록을 남긴 게이머들에게 IP부스터를 지급하는 등의 보상 정책과 사과문을 내놓았을 뿐 근본적인 서버 장애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서버의 정상화를 이루어졌다곤 하나 서버 문제를 해결한 시기가 매우 늦어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 또한 엇갈리고 있다. LOL 초창기에는 서버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라이엇게임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오히려 게이머들은 'IP 부스터'를 지급받을 수 있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없을 정도까지 LOL 서버 장애에 심각해지자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원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더욱이 지난 명절연휴에 발생한 서버 장애에 대해 라이엇게임즈 측은 서버에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 서버가 다운됐다고 해명했지만 게이머들은 동시 접속자 수와 사용자 수가 월등히 높은 중국 LOL 서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모습을 예로 들며 국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LOL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현재 LOL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라이엇게임즈에 대해 불만을 토로 하는 게이머들과 이를 옹호하는 게이머들의 대립이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엇게임즈를 비판하는 이들의 주장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라이엇게임즈가 그 동안 발생한 서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했으며, IP부스터를 지급하는 등의 보상을 주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 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챔피언간의 밸런스 조절, 비매너 게이머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 등이 서버 장애와 함께 거론되고 있어 라이엇게임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이머 친화적인 운영으로 높은 지지를 받던 라이엇게임즈의 이미지가 연달아 발생한 사건들로 큰 타격이 가해진 것이다.

게이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게임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는 분명하다. 지난 2012년 등장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그 예다. 디아블로3는 발매 당일 행사장이 주요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큰 화재를 불러일으키며 등장했지만 '에러37'로 알려진 서버 접속 문제 때문에 게이머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 더욱이 서버 접속 문제뿐만 아니라 블리자드의 이해할 수 없는 계정복구 정책 등 게이머들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 게임을 구입한 게이머 중 대다수가 디아블로3에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LOL 역시 이런 디아블로3의 전철을 밞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만약 공식적으로 서버 장애가 해결됐다고 밝힌 지금 시점에서 차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LOL을 지지해줄 게이머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 수 도 있다.

더욱이 올 2013년에는 다양한 신작 AOS 게임들이 LOL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벨브 코퍼레이션에서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도타2'가 넥슨과 손을 잡고 국내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며, 킹덤언더파이어의 캐릭터를 이용한 '킹덤언더파이어: 에이지 오브 스톰'과 소프트빅뱅에서 개발한 '코어마스터즈'가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등장하는 등 그 어느 해 보다 AOS게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도타2
도타2

특히 '도타2'의 경우 이미 중국, 북미, 유럽 등지에서 LOL의 위치를 뛰어넘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다년간의 온라인 서비스로 노하우를 축적한 넥슨이 국내 서버의 운영을 맡을 것으로 알려져 LOL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MMORPG, 캐주얼 액션 위주였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AOS 장르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LOL 이지만 이제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라이엇게임즈는 기존 게이머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는 동시에 신작 AOS 게임들의 거센 도전을 극복해야 하는 커다란 과제를 안게 됐다.

"1위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몇 배로 어렵다” 스포츠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각종 순위에서 유래 없는 인기를 누리며 온라인게임 순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LOL이지만 이제는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LOL은 과거 큰 경쟁작이 없던 초기와는 다르게 이제는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운 신흥 AOS게임의 도전을 받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금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며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더욱 뼈를 깎는 노력과 향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고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라이엇게임즈의 한 관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게이머들을 위하겠다"고 말했다. 수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뜨고 지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오랜 시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LOL이 향후 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악재를 만나 기존의 인기를 잃을 것인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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