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블레이드&소울 편

보통 무협게임이라 하면 무협 세계관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주로 즐기는 면이 있다. 그 저변이 넓어서 그렇지 나름 마니악하다면 마니악한 바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은 이런 측면에서 바라볼 때 꽤나 특이한 게임이다. 출시 이전부터 무협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무협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마저도 기대하게 만든 게임이니 말이다. 출시 이전부터 무협인과 비무협인을 하나로 만드는 아름다운 대통합을 이루어 낸 게임이 바로 블레이드&소울이다.

하늘을 달리는 ‘경공’ 개념을 살려냈다는 점은 무협 마니아들에게 큰 기대를 받았으며,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가 참가한 캐릭터 디자인과 특유의 디자인을 게임 속으로 옮겨 놓은 모델링까지.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은 출시 이전부터 그 모든 것 하나하나가 핫이슈였던 게임이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무협을 안 좋아하는 나도 블소에는 관심을 가졌었지. 그래픽이 정말이지 ‘후덜덜’ 했거든.
김형근 기자(이하 달래는 놈): 그렇지. 나도 엄청나게 기대했었어.
조영준 기자(이하 모르는 놈): 형근 선배는 대부분의 게임을 기대하지 않습니까?

게임이라면 다 기대하는 사람과 가려가면서 기대하는 사람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는 쉽지 않다. 출시 이후에도 블소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블소천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 했다.

<그래픽: 최고의 그래픽이다 vs 비공개테스트 때는 그랬지>

모르는 놈: 정말 블소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달래는 놈: 대단했지 정말. 색감도 좋았고, 특히나 김형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게임 캐릭터로 그렇게 살려낼 줄은 몰랐거든.
까는 놈: 역대 MMORPG 중에 캐릭터의 허벅지가 가장 육덕진 게임이 아닐까 싶다.

달래는 놈: 오! 왠일로 또 칭찬했다!
까는 놈: 허벅지가 육덕지다는 게 칭찬이냐…;

달래는 놈: 뭐 그건 넘어가자. 하여간 블소의 그래픽은 진짜 뛰어나.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무관하다고 생각해.
까는 놈: 나도 그 의견에는 동의. 역대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인 MMORPG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 그래도 아쉬운 건 있지만 말이야.
모르는 놈: 뭐가 말입니까? 캐릭터 골반이 커서요?
까는 놈: 난 골반 큰 여자 좋아한단다. 잘 알아둬. 그런 걸 떠나서, 그냥 그래픽 전반에 아쉬움이 남아. 비공개테스트 당시에는 공개서비스 될 당시보다 그래픽이 더 좋았거든. 물론 지금 그래픽도 나쁜 건 아니지만, 텍스쳐 해상도가 묘하게 낮아져서 나처럼 그래픽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감탄사 내던지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밖에 없지.

모르는 놈: 그래도 게임 하는 중에는 그다지 거슬리지 않으니까요
까는 놈: 물론 그렇지. 그냥 말 그대로 아쉽다는 말이야. 난 이상하게 눈에 거슬리더라고 --;
달래는 놈: 그렇게 까칠하면 건강에 해롭다.
모르는 놈: 그래서 얼마 전에 내시경 찍고나서 결과가…;;;
까는 놈: 내 건강을 블소하고 동기화 시키지 마. 이 놈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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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길거리: 나는야 ‘의느님’, 커스터마이징을 즐긴다 VS 인형놀이는 됐고, 백청산맥 안 내놔?>

까는 놈: 사실 시스템이 워낙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딱히 뭐라 할 건 없다.
모르는 놈: 그래도 게임이 재미있는 건 부정할 수가 없네요. 초반부터 반응이 엄청나게 좋았잖습니까?
달래는 놈: 커스터마이징만 하고 놀아도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이 또 있을까 싶어. 정말 자기 마음대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
까는 놈: 난 커스터마이징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 그래도 확실히 캐릭터가 예쁘게 나오기는 하더라고.

모르는 놈: 한준 선배는 그러고보니 커스터마이징에 시간을 1분도 투자 안 하시는 거 같던데요.
까는 놈: 어차피 난 캐릭터 등짝만 보고 게임을 하는 편이라서 -_-;; 캐릭터 꾸미는 거에 집중하는 의미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나 같은 취향의 사람에게는 커스터마이징이 큰 의미가 없어.
달래는 놈: 반대로 나처럼 캐릭터 생성에 정성을 들이는 사람들에겐 블소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축복이지 축복. 이거만 갖고 놀아도 재미있다니까?

까는 놈: 문제는 블소가 진짜 캐릭터 외형을 꾸미는 인형놀이가 됐다는 거지 --;
모르는 놈: 무슨 소리입니까 그건?
까는 놈: 콘텐츠가 없어. 콘텐츠가. 할 게 없다고. 커스터마이징으로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섹시한 캐릭터를 만들고, 거기에 캐시 아이템으로 새로운 옷을 사서 입혀주는 게 게임의 핵심 콘텐츠라고 할 수는 없잖아.
달래는 놈: 누가 들으면 블소에 콘텐츠가 하나도 없는 줄 알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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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는 놈: 뭐? 백청산맥 언제 나오냐고 백청산맥!! 하도 안 나와서 사람들이 ‘빡쳥산맥’이라고 부르는 그 백청산맥 말이야!
달래는 놈: 아… 그건;;;
모르는 놈: 애초에 백청산맥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까는 놈: 이 게임 자체가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고 있어. 이건 블소가 공개되기 이전부터 엔씨소프트 측에서 강조했던 점이기도 해. ‘기존 MMORPG에 비해 강화된 스토리라인!’이 블소의 캐치프레이즈라고 할까? 그리고 백청산맥은 블소의 새로운 스토리가 열리는 기점이 되는 지역이고 말이지.
달래는 놈: 스토리가 확장돼야, 더 넓은 무림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뛰놀게 할 수 있는데, 지금의 블소는 신규 지역이 열리지 않아서 그러한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됐어. 사람들이 백청산맥을 기대하는 이유지.

까는 놈: 때마침 오늘, 엔씨소프트가 실적발표를 하면서 블소의 백청산맥 업데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 준비가 거의 완료됐다고 말야. 문제는 정확한 시기는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정하는 것이기에 아직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지.
모르는 놈: 사람들이 백청산맥을 이렇게나 원하고 있는데, 소통을 더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까는 놈: 참고로 오늘(5월 10일) 기준으로 블소 PC방 점유율이 4.23%란다. 참고로 먼저 나온 아이온이 4.85%야. 콘텐츠 추가가 절실한 시점이야. 시간을 더 끌어서는 안 돼;;

<마무리: 중요한 기로에 놓인 블소, 백청산맥 이후의 콘텐츠도 준비 중이기를…>
모르는 놈: 꽤나 급박한 상황이군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구요.
까는 놈: 애초에 콘솔게임 스타일의 챕터 구성의 게임이기에, 콘텐츠 소모가 대단히 빠를 것이라는 우려는 공개서비스 이전부터 있었어. 이에 대해서 엔씨소프트 역시 이를 예상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을 했고. 하지만 그 예상보다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랐던 것이지. 아니면 준비가 부족했거나.

블레이드&소울 백청산맥
블레이드&소울 백청산맥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준비가 부족했다고 봐. MMORPG 서비스로 잔뼈가 굵은 엔씨소프트가 한국 게이머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몰랐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 해. 제일 잘 알면 잘 알았지. 그런데도 서비스 이후 계속해서 콘텐츠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걸 보면, 애초에 쌓아둔 콘텐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야. 이번에 백청산맥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건, 백청산맥 이후의 콘텐츠까지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 블레이드&소울은?
한국형 MMORPG 장인이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의 노하우가 집약된 무협 MMORPG. 기존의 국내 MMORPG에 비해 스토리텔링이 강화됐으며, 사이사이 등장하는 개그 센스도 훌륭해, 게임에 몰입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원화가인 김형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이들은 있지만, 적어도 이 작품의 그래픽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있다는 것도 장점. 현재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며, 중국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올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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