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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최고의 별 된 한국팀,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팀'

김한준

단 한 경기도 지지 않았다.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준결승에서는 자존심 강한 북미 대표팀에게 2세트 연속으로 항복을 받아냈고, 결승전 2세트에서는 단 하나의 타워도 부숴지지 않고 상대를 제압했다. 이 모든 게 리그오브레전드 올스타 2013에서 한국 대표팀이 남긴 기록이다.

대회 마지막 날에 많은 경기를 치뤄야 했고, 홈팀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중국팀을 상대해야 했던 선수들의 표정은 조금은 지쳐보였다. 하지만 최강이라 불리던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끝에 거둔 우승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중국 대표팀과의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던 박정석 감독은 "한국 최고 선수들의 기량이 이 정도라는 것을 알렸다. 선수들 덕을 많이 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게이머 시절 '영웅'이라 불리던 박정석 감독은 리그오브레전드 감독으로도 '영웅' 자리에 올랐다.

'샤이' 박상면은 세계 최강의 탑라이너들을 상대로 연이어 승리를 거머쥐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대부분의 상대를 압도했으며, 설령 그러지 못 한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의 몫을 해내는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영원히 고통 받는 인섹'이라는 안타까운 수식어를 지닌 '인섹' 최인석은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1:1 이벤트 매치에서는 자칭 세계최강 리신 플레이어라는 유럽의 다이아몬드프록스를 제압했다. 본 게임에서는 팀원이 위기에 처할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달려와 아군을 보조하는 뛰어난 맵 리딩으로 팀을 이끌었다.

우승 후 기념촬영

'엠비션' 강찬용은 중국의 미드라이너 '미사야'를 게이머들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다. 특히 결승 2차전에서는 강력한 CS 확보 능력과 더불어 포킹할 때와 뛰어들 때를 완벽하게 구분하는 뛰어난 카직스 활용 능력도 선보였다.

'프레이' 김종인 '상대의 원딜을 잡아야 한다'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불문율처럼 중국팀은 수 차례나 '프레이'를 잡으려 했지만, 자신이 '살 수 있으면서 공격도 할 수 있는' 자리를 기가 막히게 선점하고 있는 '프레이'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신을 과대평가 됐다고 말한 북미 대표팀의 원거리 딜러 '더블리프트'에게 실력으로 대답해 준 장면은 이번 대회의 백미였다.

메드라이프 홍민기는 '서폿계의 유일신'이 누구인지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똑똑히 알렸다. 특히 결승전 1차전에서 쓰레쉬로 보여준 미드라인에서 랜턴을 활용한 '팀원 구출'은 전세계 게이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몇몇 이들은 "메드라이프가 활용하는 쓰레쉬의 '사형선고'는 일반 스킬이 아니라 궁극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합 후 진행된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입을 모아 팀 분위기가 좋았으며,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수훈갑을 뽑아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도 누구 하나를 특별히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활약했다고 대답했다.

경기를 지켜 본 한 게이머는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3일간 같은 팀으로 활약했지만, 이 기억은 LOL이 사라질 때까지 남을 것 같다"

롤드컵 우승 후 인터뷰 사진

아래는 대회 우승 후 진행된 한국 대표팀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질: 우승을 거둔 소감은?
답: (박정석 감독) 중국전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한국 최고 선수들의 기량이 이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선수들 덕을 본 것 같다. 선수들이 고생이 많았는데 고맙고 축하한다.

(‘샤이’ 박상면 / 이하 샤이) 중국전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게임 풀리는 것을 보고 쉬울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팀원들에게 고맙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헤어지지만 좋은 추억으로 헤어지는 것이니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

(‘메드라이프’ 홍민기 / 이하 메드라이프) 경기가 많았는데, 오히려 그런 것이 손도 풀리고 연습도 됐던 것 같다. 어제는 북미 전략보다 중국전을 더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런 준비가 효과를 본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우승이 값지다.

(‘엠비션’ 강찬용 / 이하 엠비션)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네임벨류로 본다면 중국도 강하지만, 연습 때 보면 폼이 떨어졌다는 느낌도 들었다. 대회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 준비를 많이 한 게 효과가 있었으며, 픽 밴에서부터 “이길 수 있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1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서 2경기도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 기분이 좋다.

(‘프레이’ 김종인 / 이하 프레이) 북미전에서 보여주는 픽을 해고 중국전을 대비하려 했는데, 우리가 픽을 하는 것을 보고 북미 선수들이 당황한 거 같다. 이벤트전까지 해서 노트북 두 개를 타서 기분이 좋다.

(‘인섹’ 최인석 / 이하 인섹) 이런 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처음이어서 영광스럽다. 상대방 정글러의 영상도 많이 봤지만 중국 트롤과 붙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쉽게 풀 수 있었다.

질: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는 누구인가?
답: (인섹) 유럽의 다이아몬드프록스가 인상적이었다. 나보다 잘 하는 선수였다.

(프레이) 더블리프트가 나를 두고 과대평가됐다고 할 줄은 몰랐다. 2:2 이벤트전에서 기를 누르고 대회에 임한 게 효과가 있었다. 나를 향한 평가는 인상적이었다. 더블리프트는 과대평가 되어 있었다.

(샤이) 북미의 다이러스 선수가 인상적이었다. 나보다 몇 단계 아래일 줄 알았는데 막상 붙어보니 굉장히 잘 하는 선수였다.

질: 이번 대회에서 느낀 것이 있는가?
답: (박정석 감독) 싸이 젠틀맨 춤을 추겠다고 공약을 했었는데… 사람은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질: 먹을 것을 많이 사주겠다고 말을 했는데, 실제로 많이 사줬는가?
답: (박정석 감독) 엠비션이 소고기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사주기도 했고, 라이엇게임즈에서 먹을 것을 많이 지원해줘서 부족함 없이 먹었던 것 같다.

질: 프레이는 이번에 먹은 것에 만족하는가?
답: (프레이) 중국에서 중국 음식을 먹었는데, 역시 한국이 최고인 것 같다. 빨리 한국에 돌아가 찌개를 먹고 싶다.

질: 월드 챔피언쉽과 비교해서 응원 분위기가 어떻게 달랐나?
답: (박정석 감독) 월드 챔피언쉽 당시가 관중 응원이 더욱 컸던 것 같다. 중국은 중국팀에 한해서만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졌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팀에 대해 열광적인 응원이 이어졌다.

질: 탑 라인에서 PDD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결이 무엇인가?
답: (샤이) 오늘 1:1 이벤트 매치 결승전에서 지고 난 후 화가 많이 났다. 이런 분노가 힘이 된 것 같다.

질: 최고의 수훈갑은 누구라 생각하나?
답: (샤이) 인섹이다. 프레이도 그렇겠지만 인섹도 팀이 달라서 친해지기 어색하고 어려웠을텐데, 모두와 친해지고 게임도 잘 해줬다.

(메드라이프) 딱 한 명을 꼽기 어렵다. 각 구간마다 모두가 잘 했다. 라인전에서는 인섹이 잘 했고, 샤이는 한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프레이는 CS를 잘 챙겨서 게임을 안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었다.

(엠비션) 이번 대회에서 걱정을 안 하고 ‘나만 잘 하면 이기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잘 했다. 게임에서의 부담감은 별로 없었다.

(프레이) 게임 내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한국 팬들이 올스타 투표를 정말 잘 해준 것 같다.

(인섹) 팀원들의 의사소통이 경기 내내 좋았다. 첫 게임에서도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이긴 것 같다.

: 리그오브레전드 LOL 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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