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벽을 넘은 FPS 테마파크 '크랙샷', 제2의 크파 꿈꾸다
대다수의 신생 게임사들이 대세를 쫓아 모바일을 선택했지만 뚝심 있게 한길을 파는 이들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바일 게임에 비해 훨씬 많은 개발비가 소요되는 온라인 게임을, 게다가 그동안 수많은 도전을 물리치고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서든어택과 중국을 장악한 크로스파이어가 버티고 있는 FPS 게임 장르에 또다시 도전장을 던진 패기넘치는 개발사가 등장했다.
그동안 워낙 많은 게임들이 실패를 거뒀던 장르인 만큼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겠지만, 정말 이번에는 좀 다르다. 중국 시장을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크로스파이어에 참여했던 이들이 독립해서 만들고 있는 스튜디오 나인의 크랙샷이 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소재 또한 단순한 밀리터리가 아니라 시간여행을 내세웠다. "히틀러가 암살당한다면?"이라는 도발적인 테마는 크랙샷이 기존 FPS 게임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기존의 강자들이 워낙 굳건하기 때문에 그동안 등장했던 신작들의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은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진들의 충분한 노하우를 살려 좋은 게임을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흐름이 바뀔 때가 됐어요"
기자가 만난 스튜디오 나인의 조구 대표는 말투 하나 하나에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은 신영웅문, 칼온라인 등 MMORPG 운영을 전문으로 했기 때문에 FPS는 초보이지만, 크로스파이어 중국 서비스까지 경험해봤던 개발진들의 탄탄한 실력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또한 FPS 개발에 처음 참여해서 오히려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크랙샷의 주된 테마인 시간 여행도 조대표가 파이널 카운트다운이라는 영화를 보고 떠올린 것이다.
조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크랙샷은 크로스파이어의 장점인 타격감과 빠른 카메라 워크를 계승하고, 기존 FPS 게임에는 없었던 다양한 모드를 핵심 재미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시간여행을 담은 히스토리 모드는 크랙샷만의 핵심 요소로 히틀러 암살 등 과거에 있었던 주된 사건을 배경으로 대결을 펼치고, 그 결과에 맞는 다른 스토리로 이어지는 묶음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예를 들어 히틀러 암살을 성공하면 히틀러 추종자들과의 대결이 펼쳐지는 폭파 모드로 이어지고, 실패하면 양진영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는 팀데스매치 모드로 이어지는 식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 또한 시간여행이라는 컨셉을 100% 활용했다. 일반적인 FPS 게임에서는 다양한 무기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라이플, 샷건, 스나이퍼의 구분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크랙샷에서는 현대 무기 뿐만 아니라 활 같은 과거의 곡사 무기까지 등장해 대결의 다양함을 더했다. 밸런스 부분에서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의 총알을 먼저 다 쓰게 만들어서 자신은 총을 들고, 상대는 활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등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히스토리 모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는 것이 크랙샷의 장점입니다. 현재 3개의 모드가 개발되어 있으며, 올해 말까지 7개의 모드가 추가로 개발될 예정입니다. 기획은 이미 40개 정도 해뒀지만 서비스하면서 게이머들의 반응을 보고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입니다"
조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크랙샷의 모드들은 단순히 종류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초보자들과 고수들을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상했다고 한다. 다양한 난이도를 지원하는 PVE 모드를 경험해서 실력을 쌓거나 스트레스를 풀고, 심오한 대결의 재미는 PVP 모드에서 느낄 수 있도록 배분하면서 개발하고 있는 것. 현재 개발된 PVE 모드는 디펜스 모드와 탈출 모드로,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의 좀비 모드나 아바의 호위 모드처럼 게임을 대표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초보자 뿐만 아니라 고수들도 지속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도록 게임의 깊이를 더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퀘스트, 무기 무기 튜닝, 캐릭터 성장, 업적 등의 요소는 당연히 지원하고, 맵도 랜덤 옵션을 사용자 선택으로 제공해 매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지만,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게임이 크랙샷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다.
"국내에서 게임성을 인정받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크로스파이어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2인자 자리는 노려볼만 하잖아요"
크랙샷은 해외 시장까지 노리고 만든 게임인 만큼 컴퓨터 요구 사양을 펜티엄 듀얼코어 3.0 정도의 수준까지 낮췄지만, 그래픽 퀄리티는 최근 게임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다. 또한 시간여행이라는 컨셉 덕분에 해외 진출시 각국의 명소나 역사적인 사건을 자연스럽게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겼다. 국내를 장악한 서든어택도 중국에서 실패를 거둘만큼 변수가 많은 것이 해외 시장이지만,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다들 모바일 게임이 대세라고 하지만, 저희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온라인 신작 게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욱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다. 또한 FPS 게임의 손맛는 키보드와 마우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조대표가 현재의 시장 흐름과 달리 크랙샷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조대표는 지금도 할만한 온라인 게임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타 장르보다 손맛이 중요한 FPS 게임은 설령 온라인 게임 시장이 없어진다고 해도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장르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물론 시장의 흐름을 아예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에 크랙샷의 모바일 게임 버전도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생각이라고 한다.
"내년 6월 정도에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깊이 있는 FPS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