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신의학 협회, "게임의 정식 질병 명 등재 안돼"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세계 정신의학협회 연차회의’에서 게임을 정식 질병 명으로 등재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세계 정신의학 전문가들이 모여 각종 정신의학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이 학술 행사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중독법과 관련된 논의가 심도깊게 진행됐다.
이영식 중앙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기고문을 통해 "이 논의에서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만으로는 게임을 정식 질병명으로 등재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고문에 따르면, 현재 게임과 관련된 240개 이상의 논문을 살펴본 결과 게임과 관련된 중독 문제는 적용된 장애 기준이 서로 다르고 장애 빈도가 연구자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 때문에 이와 같은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또 지난 5월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매뉴얼 연구그룹에서도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영식 중앙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게임이 문제라며 병원을 찾아오는 소아-청소년들을 살펴보면 순수하게 게임의 문제인 경우는 극소수다. 대부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학교 부적응, 부모와의 애착장애 현상과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게임 문제에 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문제를 이른바 중독법과 같이 법제화를 통해 마약-알코올-도박과 함께 통합 관리하는 식의 접근 방법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는 게임을 중독물로 규정하고 '4대중독물질'을 관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적극적인 행보를 벌이고 있어 게임업계의 극심한 반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