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그라시아'는 패러다임 시프트의 결과물이죠"

미소녀 일러스트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용 TCG 시장에서 새로운 TCG가 이목을 끌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들은 꾸준히 시장에 출시되고 있고, TCG좀 한다하는 게이머들은 각자 즐기고 있는 게임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작 TCG들을 출시한 회사 입장에서는 게이머들의 눈길 한번 끌어보기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여기에 기존 게임 사업을 하던 회사가 아니라 새롭게 모바일게임에 뛰어든 회사라면 그 도전이 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은 안봐도 뻔한 일. 하지만 이러한 일에 당당히 도전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용 TCG '엘그라시아'의 개발사 와이즈로직이다. 이회사는 사실 게임보안 솔루션 전문업체로 게임의 각종 크랙과 다양한 공격 등에 대한 방어시스템 등의 노하우를 구축해온 회사다. 시장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둔 가운데 왜 모바일게임이라는 신규 사업을 시작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와이즈로직의 이강수 대표에게 들을 수 있었다.

"'엘그라시아'는 저희 입장에서 봤을 때 패러다임 시프트(인식체계의 전환, 발상의 전환)에 따른 첫 결과물입니다. 저도 오랜 시간 동안 일을 해오면서 꾸준히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있었고, 지금은 모바일게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대표의 소개에 따르면 그는 왠만한 1세대 게임 개발자 만큼 오랜 시간 게임 업계에 종사해왔다. 단, 수면으로 부상하는 개발자가 아니라 서버를 제공하거나, 어떤 서비스의 틀을 마련하거나, 게임과 관련된 보안 컨설팅 등의 일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해왔다는 점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오랜 시간 게임과 함께해온 그가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느겼던 것은 지난해 모바일게임 시장을 경험한 이후라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그가 판단한 패러다임 시프트의 정답은 모바일 TCG였다.

"사실 '엘그라시아'는 올해 초를 목표로 개발 중이었습니다. 중간에 대형 퍼블리셔와의 좋은 기회도 있었기도 했지만, 몇몇 일들을 거쳐 저희가 직접 개발하는 작품으로 변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일정도 늦춰지게 됐고 직접 서비스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됐습니다."

켤고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 세상에 선보여진 '엘그라시아'의 첫 성적은 아직은 높은 점수를 주지는 못할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출시 다음날이 한국 최대의 게임쇼인 지스타 개막일이었고 출시 이후 이렇다할 마케팅도 크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엘그라시아'는 각종 모바일게임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와이즈로직의 관계자들이 직접 게이머들의 의견에 답변을 달아주는 등 게이머의 의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게이머들도 그들의 노력을 알기에 운영 측면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이강수 대표는 '엘그라시아'를 전형적인 스마트폰용 TCG의 일종이라고 소개했다. 단,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 게이머들이 그동한 요청 했던 시스템에 많은 중점을 뒀다고 한다.

"결국 TCG도 자세히 들어가보면 RPG입니다. 무의미한 탐색의 화려한 이펙트는 초반에만 의미 있을 뿐 결국에는 반복일뿐 탐험에서 재미를 느껴서 TCG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더 강한 캐릭터를 육성하는 RPG의 재미처럼 결국 TCG도 더 좋은 카드를 수집하고 강화하고 더 좋은 카드를 만드는 것에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은 게이머 간 PvP가 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이야기처럼 '엘그라시아'에는 PvP에 많은 초점이 맞춰졌다. 일반적인 TCG의 경우 종족이나 국가를 3개라고 가정했을 때 하나의 국가에서 나오지 않는 성물 또는 아이템의 조각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우에 다른 국가의 게이머와 경쟁해서 성물을 빼았아오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그 보상이 생각보다 좋은 편은 아니다.

반면 '엘그라시아'에서는 속성 카드라는 명확한 아이템을 게이머에게 준다. 속성 카드는 카드에 속성을 입혀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카드로 거래소에서 다른 게이머와 거래까지 할 수 있다.

이러한 PvP 기반의 속성 카드로 인해 '엘그라시아'에는 일종의 순환 콘텐츠도 생겨난다. 고레벨 게이머의 경우 카드 하나를 강화하는데 많은 골드를 필요로 하고, 초보 게이머의 경우 속성 카드를 얻기가 만만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초보 게이머는 탐험을 통해 골드를 모아 속성 카드를 구입하고, 고수는 카드를 팔아 자신의 카드를 강화하는 식이 되는 것이다.

'엘그라시아'에서 또 몇가지 재미있는 점은 탐험을 통한 레벨업보다 보스 레이드를 통한 레벨업이 더 빠르다는 점과, 서비스 초반 분위기를 살려 상당히 많은 양의 혜택을 게이머들에게 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엘그라시아'의 많은 콘텐츠들은 많은 게이머가 즐겨주셔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엘그라시아'를 즐겨 주셔야 되고 저희가 많은 혜택을 드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처럼 '엘그라시아'는 기존 TCG들이 튜토리얼을 마치면 한 장의 레어카드 소환을 제공해왔던 것과 달리 11장이라는 꽤나 큰 숫자의 혜택을 주기도 했으며, 꾸준히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유인즉 TCG라는 장르 자체가 하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즐긴다면 자신이 주로 즐기는 작품외에도 적게는 1~2작품은 더 즐길 수 있고, 다른 게임에도 괜찮은 환경을 구성해 놓는다면 충분히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될 것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렇게 즐기는 게이머가 늘어나다보면 와이즈로직이 생각한 콘텐츠들을 추가할 수 있고 꾸준한 PvP 환경과 보스 레이드의 제공이라는 '엘그라시아'의 재미도 배가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동사냥을 막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던 그가 자동사냥이 중심이 되는 스마트폰용 TCG를 만들게 된 것처럼 앞으로 '엘그라시아'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함께하는 게임이 언제 주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인터뷰 막바지에 그는 현재 좋은 반응을 나타내주는 게이머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게이머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기존에 즐기던 게임을 포기하시고 '엘그라시아'를 즐겨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와이즈로직은 게이머분들이 해주는 이야기에는 언제든지 귀기울여 듣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많은 게이머가 함께 '엘그라시아'를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앞으로 '엘그라시아'에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