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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4대 중독법 논란. 게임을 넘어선 문화 말살이다

김남규

최근 게임을 마약, 도박, 술과 함께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의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당사자인 게임업계를 넘어서 문화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인터넷 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를 주축으로 한 반대서명의 참여자가 3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각종 문화계 인사들이 주축으로 된 게임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규제 개혁을 촉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게임규제개혁공대위)도 지난 11월 21일 발족식을 가진 것.

게임규제개혁공대위는 만화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박재동 화백이 위원장을 맡고, 독립음악제작자협회, 문화연대, 아나수로, 우리만화연대, 영화제작가협회 등 22개의 문화 단체들이 참여했다.

게임규제개혁공대위는 이날 발족식을 통해 과거 청소년들의 놀이문화였던 만화를 유해물질로 규정해 불태우고, 이제서야 뒤늦게 죽은 산업에 진흥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가 게임에서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공부만 하는 기계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4대 중독법 공청회

또한,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연예인들도 앞다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JTBC에서 방영된 썰전에 참여한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은 평소에 게임을 많이 즐기는 자신이 약쟁이냐며 신의진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가수 신해철 역시 트위터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 채 모든 문제를 게임탓으로 돌리려는 행위는 말도 안되며, 이보다 공권력이 사생활까지 간섭하려는게 더욱 큰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신의진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문화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이유는 현재의 규제가 게임으로만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신의진 법안의 배경에는 청소년들은 공부만 해야 한다는 부모들의 맹목적인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표면에는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의견을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핵심은 공부만 해야 할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신해철 4대 중독법 반대

이번 법안 이전에 있었던 강제적 셧다운제 역시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수면권 보장을 위해 시행해야 한다는 명분에 의해 시행됐지만, 늦은 시간까지 자율학습과 학원 일정에 시달리는 학생들에 대한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느라 잠을 못자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시간까지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결국, 이번 규제를 통해 청소년들이 게임을 즐기지 못하게 된다면 청소년들이 대체제로 선택하게 될 문화산업이 다시 또 규제의 대상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신의진 의원이 이번 법안을 위해 내세운 근거들은 게임 과몰입의 심각성이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으나 사실상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즉, 1차 대상인 게임을 규제해도 성과를 얻지 못하면 웹툰, 드라마, K팝 등 다른 문화 콘텐츠도 문제라고 타겟을 더 넓힐 것이 확실 시 된다. 청소년들을 공부라는 감옥에 가두기 위해 스마트폰과 PC 등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전히 제거하는 그 날까지 규제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규제의 1차 대상인 게임 업계를 넘어서 문화계 전부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전까지는 단순히 과몰입을 예방해야 한다는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중독물질에 포함시킨다고 하니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를 비합법적인 도박과 마약과 동일시 하겠다는 얘기이며, 가정에서 조절할 수 없으니 국가에서 직접 나서겠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지난 1996년 청소년 유해물질로 지정당한 만화업계는 고사직전까지 몰려 일본에서 안방을 완벽하게 내줬으며, 영화계 역시 지나친 사전검열로 인해 스크린쿼터제가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지경까지 몰린 적이 있다.

신의진 의원 측은 이번 법안에 대해 절대 규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표하고 있지만, 문화 업계 전체는 이것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험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증가율 2위를 기록했으며, 그중에서 성적 및 진학문제가 39.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진정으로 청소년들을 위하는 것이 강제적으로 공부만 하게 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됐다.

: 게임규제 신의진 중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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