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 팔면 뒤처진다. 급변하는 모바일 게임 마케팅 '혼돈에 빠지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정답이 될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 상황 때문에 게임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잘 나가는 플랫폼, 카카오 하나만 잡으면 마케팅이 끝나는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카카오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정설로 자리잡았으며, 투자한 만큼 반드시 효과를 뽑아주는 마법의 마케팅 기법으로 떠올랐던 CPI(Cost Per Install) 마케팅도 충성회원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심각한 약점이 드러나 잠잠해진 상태다.

불과 몇달 전에는 이것 저것 다 필요없고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대형 퍼블리셔와 손을 잡는게 최고라고 얘기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대기업들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것 역시 정답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너도 나도 수익률이 높은 장르(RPG)에 집중하면서 비슷한 게임들만 출시되다보니게임성에만 의존할 수 없게 돼, 게이머들의 시선을 확 잡을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1년이 넘는 노력이 일주일도 안돼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사 마케터의 심정은 진시황에게서 불로초를 찾아오라는 명을 받았던 서복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구글플레이스토어매출순위
구글플레이스토어매출순위

다양해진 플랫폼, 선택지가 늘었다

과거에는 카카오가 유일한 정답이었다. 다만, 답이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문턱이 너무 높아 소규모 회사들은 시도조차 힘들었다. 카카오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만 알려준다면 영혼까지 팔겠다는 대표들의 절규까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여전히 시장에서 카카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국내만 봐도 최근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네이버 밴드와 아프리카TV, 오!마이갓 플랫폼이 있으며, 해외까지 눈을 넓히면 네이버 라인, 컴투스와 게임빌이 힘을 합친 하이브, 텐센트의 위쳇 등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났다.

문턱을 낮췄다고 하지만 ios, 안드로이드 동시 출시 조건 때문에 여전히 까다로웠던 카카오 역시 최근 동시 출시 규정을 완화해 중소 게임사들의 숨통이 트였으며, 이도 저도 싫다면 자체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여전히 힘든 도전이긴 하지만, 과거처럼 미친 짓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다.

물론, 자체 서비스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플랫폼 입점 역시 일정 수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처럼 하나밖에 없는 시험 결과를 조마조마하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골라잡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

밴드게임 사전등록
밴드게임 사전등록

CPI가 가고, 사전 예약 시대가 왔다

마켓의 순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마케팅 시장에서 초반 순위 상승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CPI는 굉장히 매력적인 마케팅이었다. 지금은 현재도 자금력이 있는 회사들은 마케팅 계획에서 빼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게임 자체보다는 설치를 통해 받게 되는 보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만큼, 초반 다운로드 인기 순위에는 도움이 되지만 이후 매출 순위 상승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발견되면서 마케팅 우선 순위가 많이 내려간 상태다.

때문에 이를 대체할만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전 예약이다. 사전 예약은 게임이 출시되기 전 일정 보상을 약속하고 회원 가입을 받는 것으로, 실제로 게임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식인 만큼 충성회원 전환률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게임사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애드웨이즈의 예약TOP10, 하이애드원의 오이게임 등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사전 예약 플랫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아프리카TV, 네이버 앱스토어 등 플랫폼 업체들도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임들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PI가 주력사업이었던 리워드앱 업체들도 사전 예약 서비스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퍼즐버블 사전예약
퍼즐버블 사전예약

할 수만 있으면 좋다. 크로스 프로모션

잘 나가는 사람과 손을 잡아 이득을 취하는 것은 과거에도 진리였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이미 성공을 거둬 많은 회원들을 확보한 게임과 크로스 프로모션을 진행할 경우, 게임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다른 마케팅보다는 회원 전환률이 높은 편이다.

다만,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크로스 프로모션은 성공한 회사가 자사 게임을 밀어주는 식이나, 대형 회사들끼리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진행되는 제한된 형태가 대부분이다. 크로스 프로모션은 양사가 공평한 이득을 취할 수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지만, 성공한 게임과 신작 게임의 크로스 프로모션은 성공한 쪽이 신작을 일방적으로 밀어주는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즉, 효과가 좋은 것은 당연히 알지만, 중소 게임사의 경우 시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결국,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 크로스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형 퍼블리셔와 계약한 후 퍼블리셔의 크로스 프로모션 툴에 합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 외에도 게임인재단에서 지원하는 ‘힘내라! 게임인상’에서 4:33과의 크로스 프로모션, 애니팡, 쿠키런 아이템 쿠폰 등을 지원하기는 하나, 경쟁이 매우 치열한 편이다.

무한돌파 삼국지와 퍼즐 삼국 크로스프로모션
실시
무한돌파 삼국지와 퍼즐 삼국 크로스프로모션 실시

남들 다 쓰는 홍보 모델, 보다 효과적으로 쓰자

장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남성유저가 훨씬 많은 게임시장의 특성상 유명 연예인, 특히 여성이 홍보 모델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에 자주 참가하는 레이싱 모델의 경우 홍보 모델 제안을 안 받은 사람이 없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기존에는 홍보 모델이 단순히 게임 표지 사진을 찍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OOO 게임이라고 소문을 듣고 게임에 접속을 하면 OOO과 연관되는 부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의 팬들이 게임의 팬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런 홍보 모델 마케팅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홍보 모델을 게임에 직접 등장시키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CJ E&M 넷마블은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를 자사의 몬스터길들이기의 홍보 모델로 발탁한 후 게임 내 캐릭터로도 등장시켜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레쿠코리아는 원조 체조요정으로 유명한 신수지를 어니스트 천공의 원정대에, 시나몬게임즈는 봉신연의:패색달기에 고두림을 등장시켜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TV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에 출시하는 게임들에 아프리카TV 인기 BJ 관련 구매 아이템을 포함시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중이다.

엑소 몬스터 길들이기에 등장!
엑소 몬스터 길들이기에 등장!

전문 매체들도 변신중

게임 홍보 및 마케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임 전문 매체들도 빠르게 바뀌고 있는 시장 상황에 맞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모바일 전문 커뮤니티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헝그리앱은 최근 모바일 게임 전문 방송을 위한 헝그리앱TV를 개국했으며,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로 유명한 인벤과 게임조선도 각각 모바일 게임 인벤과 게임조선 펀모비를 오픈하고 모바일 게임 전문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동아에서도 게임 및 IT 전문 블로거들의 모임인 IT 오피니언 리더 카페를 오픈하고, 신작에 대한 전문 블로거들의 상세한 평가를 제공해,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에 대한 정보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it오피니언리더 카페
it오피니언리더 카페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