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개발자를 응원합니다] 살아남아라 개복치. 역발상이 주는 소소한 재미

[예전보다 개발 환경이 좋아져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대형 퍼블리셔 위주로 변화되어 애써 만든 참신한 아이디어 게임들이 대규모 마케팅에 묻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디 개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인디 개발자를 응원합니다" 코너를 운영합니다. 게임 소개를 원하시면press@gamedonga.co.kr로 연락부탁드립니다]

'도대체 개복치가 뭔데 이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는 이들이라면 '개복치가 돌연사했다'는 지인의 메시지를 한 번 정도는 봤을 것이다. 생소한 물고기 한 마리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 '살아남아라 개복치'가 그 주인공이다.

살아남아라 개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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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라 개복치 이미지

일본에서 개발된 '살아남아라 개복치'는 굉장히 단순한 게임이다. 개복치에게 먹이를 먹이고 퀘스트를 수행해서 개복치를 단계별로 성장시키는 것이 전부인 게임이다.

이것만 봐서는 생존을 목적으로 하는 '다마고치'류의 육성 게임으로 보이지만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애써 키운 개복치가 돌연사 하는 것에 있다. 육성 장르가 아니라 사상 최초의 돌연사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 아닐까?

먹이를 준다고는 하지만 화면에 랜덤하게 나타나는 먹이를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먹이를 줄 수 있고, 퀘스트 역시 1시간마다 차오르는 모험 포인트를 활용해 랜덤하게 수행하게 된다. 이것만 수행하면 게이머가 할 일은 단 두 가지다. 개복치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거나 개복치가 갑자기 돌연사 하는 장면을 보거나.

돌연사의 이유도 다양하다. 사실 돌연사의 이유가 이 게임의 핵심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인'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사소한 이유로 게임 속의 개복치는 사망한다. 먹이를 잘못 먹어서 죽는 것은 물론, 모험 중에 확률에 의거해서 사망하기도 한다. 특정 상황을 유발하면 개복치가 죽기도 하니 게임 속에서 주어지는 힌트를 보고 개복치의 사인을 파악하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살아남아라 개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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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라 개복치 이미지

한 번 사망하고 나면 해당 사인에 대한 내성이 올라서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며, 죽을 때마다 성장 보너스 수치가 커져서 점점 개복치를 육성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잘 죽지도 않고, 점점 잘 자라나는 개복치를 볼 수 있다는 것. 아이러니한 것은 상황이 이렇게 되면 처음에는 '아 왜 죽어!' 하던 게이머들도 '아 왜 안 죽어!'라고 외치게 된다는 점이다.

개복치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돌연사' 항목을 가득 채워 '돌연사 도감'을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라 하겠다.

참고로 실제 생태계 속의 개복치는 이렇게까지 잘 죽는 생물은 아니다. 바다에 둥실둥실 떠서 살아가는 모습 때문에 3억 개의 알 중에 성체로 성장하는 개체는 극히 적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개복치라는 물고기가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가 이 게임이다보니 실제 개복치가 이 게임에서처럼 죽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다. 어찌보면 이 게임이 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살아남아라 개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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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아라 개복치 이미지

육성 장르를 연상시키지만 게임 속 주인공을 죽이는 것이 목적인 게임. 게임은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그 발상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살아남아라 개복치'. 이 게임의 제목조차 의미심장하다.

살아남아라. 험난한 바다에서 개복치가 살아남듯이 모바일게임 생태계에서 인디게임도 살아남기를 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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