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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위기보고서] 위기에 빠진 게임물관리위원회.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김한준

[지난해에 본지에서는 50부에 이르는 장기 기획 대한민국 게임산업 위기보고서: 그래도 희망은 있다’를 통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다뤄왔다. 이후에도 본지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의 위기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게임산업 위기보고서’를 비정기 연재하기로 했다.]

게임물 등급을 심의, 의결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이야기다. 게임의 등급을 분류하고, 불법 게임물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게임위가 위기론에 직면했다. 사실 게임위에 대한 이런저런 비판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져오던 것이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판 기류는 기존의 비판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기존의 비판이 ‘행정처리능력’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지난해부터는 기관의 도덕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31일에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남자직원들이 신입 남자직원의 바지를 벗기는 또 다른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심지어 이 사건 현장에 있던 부장은 이에 항의하는 다른 직원에게 ‘좋은 분위기를 왜 망치냐’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게임위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14년 1월에도 남자 상사가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게임위의 심의 기준 중 폭력, 선정성 부문이 있는데 정작 이를 관리하는 단체의 직원들이 성적인 폭력을 실행한 꼴이 된 셈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성추행에 가담한 인원과 이를 방관한 인원을 포함해 다섯 명이 직위해제 됐다.

게임위 로고

성추행은 10월에도 이어졌다. 간부가 여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수차례 한 것이다. 이러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게임위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한다. 이번에는 뇌물수수였다. 2014년 12월 23일에 불법게임 심의를 통과시켜줄 공무원을 소개해주겠다며 업자에게 2,300만 원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이 ‘반부패 결의대회’를 시행한 다음날 벌어졌다는 것은 이 사건의 백미였다.

이로써 게임위는 성추행에 뇌물수수까지 공직자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범죄를 다 달성했다. ‘도전과제 달성하듯이 범죄를 저지르냐’는 비아냥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일까. 게임위의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위의 설기환 위원장의 사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작 더 큰 문제는 게임위의 이러한 일련의 사건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의 반응에 있다. 굵직한 문제가 터져나왔음에도 게이머들은 ‘게임위가?’ 하고 놀라는 모습이 아니라 ‘그러면 그렇지…’ 라는 반응을 보였다. 성추행과 뇌물수수 이전부터 신뢰를 잃던 게임위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진 셈이다.

게임위가 도덕성에 어긋한 행동을 하기 이전부터 게이머들의 신뢰를 잃은 것은 업무능력 그 자체에도 의문부호를 남겼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게임 규제에 대해 이중잣대를 보이거나, 게임위의 심의기준에 어긋나는 게임이 구글스토어에 등록이 되어 있는 등 게임위의 심의 기준에 대해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상기한 사건들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성추행에 뇌물수수까지 하다니. 욕 먹고 싶어서 이러는 건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심의기관에 필요한 것은 신뢰다. 이 기관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그들이 내놓은 모든 심의 결과물에도 의문부호가 따른다. 2015년에 게임위는 먼저 국민, 게이머들을 향해 신뢰를 쌓는 것을 당면과제로 해야 할 것이다.

: 게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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