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 편

코에이테크모의 팀 닌자가 만든 3D 대전격투게임. 공격과 방어를 일체화 시킨 홀드의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타격, 잡기, 홀드가 서로 맞물린 가위바위보 같은 밸런스를 구축한 게임.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의 특정 신체부위의 움직임을 강렬하게 묘사하고 있는 게임.

대전격투게임을 좀 즐겼다 하는 이들이라면 이 정도 설명만 들어도 어떤 게임인지 감이 올 것이다.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1996년에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게임은 오랜 시간에 거쳐 다양한 시리즈를 통해 지속적으로 게이머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매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를 거친 이 시리즈는 지난 2012년에 시리즈의 5편이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캐릭터 모델링을 일신하며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크리티컬 스턴 상태에서 더욱 강력한 공격을 날릴 수 있는 크리티컬 버스트와 파워 블로우 등의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며 대전 밸런스를 일신한 것이 데드오어얼라이브5의 특징이었다.

DOA 라스트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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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3년이 지난 지난 2월 17일.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가 PS4와 Xbox One으로 출시됐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데드오어얼라이브5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 데드오어얼라이브5 울티메이트가 출시된 후 2년이 지나고 다시 확장판이 나왔구만. 신작을 기대했는데 확장판의 확장판이 나온 건 좀 아쉽다.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PS4와 Xbox One으로 처음 나온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라는데 의의가 있죠.

까는 놈: 새로운 시대의 게임기로 출시되는 게임다운 모습을 보여야 의의가 있는 거 아니냐. 그래픽이 크게 좋아진 것도 없고 단순히 해상도만 높아진 것 같은데 말이야.

DOA 라스트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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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드는 놈: 그래도 캐릭터는 여전히 예쁘지 않나요?

까는 놈: 데드오어얼라이브5가 출시됐던 2012년이면 상당히 뛰어난 모델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차세대 기종이 출시되고 PS3, Xbox 360이 과거의 기기가 된 지금 시점에서도 빼어난 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냥 밸런스 수정 버전이 아닌가 싶어. 이번 버전은. 신작이라고 하기엔 볼륨 증대가 딱히 와닿지가 않거든.

편드는 놈: 캐릭터가 2개 추가되고, 파워 런처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된 것 정도 말고는 큰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긴 하네요.

조광민 기자 (이하 말리는 놈): 대전격투게임이 밸런스를 수정한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하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죠. 스트리트파이터도 그랬고 철권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까는 놈: 예전에야 한 번 출시된 게임은 유지보수 할 방법이 없었으니 그렇다고 해도, 온라인으로 DLC도 판매하는 이 시대에 밸런스 패치된 버전을 판매하는 건 그냥 상술로 밖에는 안 보여.

말리는 놈: 상술이라 하면서 정작 선배는 구매해서 잘 하고 있지 않습니까?

까는 놈: 패치를 안 해주니... 돈 주고 사서 할 수 밖에 -_-
말리는 놈: 새로운 여자 캐릭터 보려는 게 아니구요?

까는 놈: 지금 내 얼굴로 주먹이랑 발이 날아들고 있는 와중에 캐릭터 몸매랑 얼굴이 눈에 들어오겠냐? 난 폴리곤 덩어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크게 관심 없어. 처음에 보고 '이렇게 생긴 애가 나오는구나' 하고 넘어가는 편이거든.

편드는 놈: 선배야 그렇다고 쳐도... 사실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의 인기 비결이라 함은 매력적인 캐릭터 아니겠습니까?
까는 놈: 매력적인 '여자 캐릭터'라고 하는 게 정확하겠지. 시리즈 첫 작품부터 치마가 뒤집어지고 바스트 모핑을 강조한 게임이었잖냐.

그러고보니까 이번에 새로운 물리엔진이 적용이 됐다는데... 그걸 여자 캐릭터의 가슴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활용했다지. '쓸데없이 고퀄리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편드는 놈: 대놓고 캐릭터의 매력을 자랑하는 게임이기는 해요. 각 캐릭터마다 입을 수 있는 복장도 엄청나게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 걸 보면 '특정 캐릭터에 애정을 지닌 자들'을 위한 게임이 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DOA 라스트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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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는 놈: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한 DLC 정책을 펼치고 있지.

말리는 놈: 솔직히 욕 안 먹는 DLC는 거의 없다지만,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의 DLC는 유난히 많은 욕을 먹고 있어요.

까는 놈: 그럴만 하지 않아? 옷만 잔뜩 팔잖아. 이게 무슨 바비인형 갖고 노는 게임도 아니고 말이야. 대전격투게임에 복장이 다양하면 좋지만, 이렇게 되면 정작 대전액션보다는 패션쇼 하는 게임처럼 느껴진다고. 주객전도도 정도껏 해야하는 것 아닌가?

뭐 옷을 팔 수 있지. 자기가 애정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가격이 정신이 나간 것 같아. 오는 6월까지 출시된 캐릭터 복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즌패스가 출시가 됐는데, 이게 한국 PSN에서 110,800원에 판매되고 있어.

doa 시리즈
doa 시리즈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의 가격이 5만 원 정도인데... 복장 DLC가 본편보다 2배는 비싸잖냐.

편드는 놈: 복장 DLC라는 것이 선배가 관심이 없는 분야라서 더욱 부정적으로 느끼는 것 아닌가요? 정작 복장이 다양하게 출시된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요.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를 치고 받는 게임이 아니라 캐릭터의 모습을 보고 감상하는 게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거든요.

까는 놈: 내가 불만인 게 그런 부분이야. 사실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는 대전격투게임 본연의 완성도도 상당히 높거든? 그럼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그러한 부분도 같이 강조를 해야지. '우리 캐릭터가 이렇게 예뻐요'라는 식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다 보니까 게임의 이미지가 고착화 되고 있다고.

예를 들어서 얼굴이 예쁘고 노래도 잘 하는 가수가 있다고 치자. 그럼 이 가수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하기 위해선 노래도 잘 하고 외모도 훌륭하다고 말해야겠지. 가창력은 쏙 빼놓고 외모만 부각시키면 오히려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가 딱 이런 상황이야. 수익을 얻기 위해 게임성보다는 캐릭터의 매력만 자꾸 부각시키다보니까 이 게임에 대해 '성적 코드만 내세우는 게임'이라고 오해하는 이들도 많아졌어.

말리는 놈: 한준 선배는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의 게임성에 제법 만족하는 것 같네요.
까는 놈: 불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어. 큰 기술보다는 작은 기술을 계속해서 찔러 넣으면서 상대의 빈틈을 유도하는 심리전이 데드오어얼라이브5 라스트 라운드 공방의 핵심이거든.

편드는 놈: 호쾌함이 부족하기는 한데, 대신 특유의 '쪼는 맛'이 있어서 재미있죠.. 물론 캐릭터의 동작이 화려하거나 입이 떡 벌어지는 콤보가 나오는 게임이 아니기에 이런 점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DOA 라스트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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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는 놈: 사실 게임이 이렇게 심리전 위주로 흘러가게 된 원인은 '홀드 시스템'이라고 생각해. 상단 공격, 중단 펀치, 중단 킥, 하단 공격 등 총 4가지로 상대의 공격을 파악해서 상대의 연속된 공격을 끊어낼 수 있거든.

공격 하는 입장에서는 언제 내 공격이 반격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똑같은 패턴으로 공격할 수 없어서 긴장을 풀 수 없고, 공격 받는 입장에서도 상대의 패턴과 타이밍만 파악하면 언제든 분위기를 내 쪽으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어.

여기서 오는 심리전의 재미와 깊이가 상당하지. 대신 이것 때문에 게임이 무척 익숙해지기 어려워. 타격은 잡기를 이기고, 잡기는 홀드를 이기고, 홀드는 타격을 이기는 상성은 마치 가위바위보 같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게 말만 이렇지 현실은 그렇지 않아. 그리고 이건 이번 작품에만 해당되는 아쉬움이라기 보다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기도 해.

편드는 놈: 상성이 완벽하지 않다는 이야기인가요?

까는 놈: 그게 아니라. 홀드에 기반해서 언제든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되는 대전이 재미있는 것이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의 대전인데, 이는 '홀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당 시스템에 숙련된'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야.

타격이나 잡기에 비해 홀드 동작은 익숙해지기가 쉽지가 않아. 정확한 타이밍에 상대의 상단, 중단, 하단에 걸맞는 홀드를 내밀어야 반격을 할 수 있어서 타격, 잡기에 비해 제약이 많거든. 결국 홀드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내가 쓸 수 있는 패는 타격과 잡기로 제한이 돼.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상대방은 가위, 바위, 보를 내밀고 나는 가위랑 바위 밖에 내밀지 못 하면 승패가 어떻게 되겠어? 결국, 홀드에 익숙해지지 않은 초보자는 상대에게 '내 공격이 언제 반격당할지 모른다'라는 심리적인 압박을 줄 수가 없어. 결국 게임이 일방적으로 흘러가게 되는 구조를 띄고 있다는 말이지.

말리는 놈: 홀드 개념이 게임의 개성이 됨과 동시에 진입장벽으로도 작용한다는 말이군요.

까는 놈: 이 게임은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야. 이번 작품의 대전 양상은 상대의 스턴을 유발하고, 그 스턴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면서 공중으로 띄워서 콤보를 넣는 식이야. 그런데 이런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각 상황마다 어울리는 기술이 있거든.

그런데 이런 상황을 끌고 가기 위한 기술로 무엇이 적합한지 알기가 어려워. 경험을 통해 체득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기초는 갖추고 있어야 경험으로 익힐 수 있는 부분이거든? 결국 이에 대한 가이드가 제공되지 않으면 예쁜 캐릭터만 보고 접근했다고 '어휴' 하고 떠나버리게 되는 거야. 아니면 그냥 계속 캐릭터만 구경하게 되던가.

DOA 라스트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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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의 최신작이고, 5편의 마지막 확장판이기 때문인가? 이번 작품은 '우리 게임을 하던 사람들을 위한 팬서비스'를 하는 느낌이야. 새로운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고, 기존 팬들을 위한 서비스만 잔뜩 갖추고 있는 게임으로 보여.

편드는 놈: 그러한 부분은 후속작에서나 기대해야 할 것 같네요.
까는 놈: 이런 부분들을 DLC로 제공해주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옷만 팔고 있으니... 내가 화가 나겠냐 안 나겠냐.

말리는 놈: 그래도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캐릭터 복장이 예쁘면 좋지 왜 그렇게 비관적입니까?

까는 놈: 캐릭터가 예쁘면 뭐하고 옷이 야하면 뭐해! 고르지를 못 하는데!! 마누라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고! 나는 왜 맨날 '베스'(프로레슬링을 베이스로 하는 거구의 남자 캐릭터)만 골라야 돼!! 나도 카스미 고르고 싶다고!!!!

편드는 놈: 결국 자기가 못 고르니까 불만이라는 이야기인데;;
까는 놈: 아! 몰라!; 카스미 고르게 해줘! 카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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