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EA 강신철 협회장,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자율 규제로 풀어야"
지난 30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K-IDEA / 이하 협회)가 청소년이 즐기는 게임으로도 범위를 확대하고 확률형 아이템의 구간을 공개하는 자율규제 확대안을 발표했다. 최근 게임 업계 전반을 가로 지르는 이슈 중 가장 뜨거운 사항인 만큼 협회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 가이드 라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이 확대안을 위해서 지난 4월 8일 취임한 협회 7기 회장인 강신철 협회장은 업무 적응시간을 가질 여유도 없이 협회의 회원사들과 발 빠르게 움직이며, 확대안을 준비했다. 협회의 외연을 키우고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로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에 지난 29일 게임산업협회 기자연구모임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자율규제 확대안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4월 29일 강신철 협회장을 만나 협회의 자율규제안 그리고 앞으로 협회의 모습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질: 취임 후 약 3주가 지났다. 그간 어떤 업무를 진행해왔는지 간단한 설명을 부탁한다.
답: 지난 취임 간담회 때 자율규제안에 대해서 최대한 서둘러서 강화하고 발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각 게임 업체들과 회원사들과
관련 사항을 협의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외의 유관부서 지스타를 함께하게 된 부산시 등을 방문하면서 이후에 어떻게 진행할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의견도 들었다.
질: 현재 국내에 1.500여개 여개의 게임사가 있다. 반면 협회 등록사는 80여 개에 그친다. 아직 협회가 모든 국내 게임사를
대변한다고 보긴 힘들 것 같다. 협회 등록 게임사를 더 늘릴 계획이 있나?
답: 이 부분은 강화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게임사가 있고, 생기고, 사라지고 한다. 신생 게임사의 경우에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지 않으면 협회에 가입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우리가 직접 찾아가서 취지를 설명하고 협회 가입을
유도하는 노력을 펼쳐 회원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질: 넥스트플로어 등 일부 게임사에서 확률 공개에 나섰다. 다만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의 반응이 아직 없어, 게이머들 여론이
좋지만은 않다. 대형 게임사들의 자율규제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계획인가?
답: 넥슨과 엔씨소프트 모두 우리 협회사다. 두 회사와도 자율규제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따르기로 했다. 조만간 협회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자발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질: 자율규제안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의견을 듣고 싶다.
답: 우리가 자율규제안을 준비하면서 이전부터 협회가 게임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성을 띄면서 일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그리고 자율규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있었던 바람을 이뤄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면 모든 업체가 따를 것'이라는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큰 틀을 제시하면 더 앞서 나가는 곳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따라올 수 있는 곳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게이머 여러분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선례가 나온다면 게이머들도 좋아하게 될 것이고,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흐름이 진짜 자율규제 아닐까 한다. 앞으로 지속해서 노력하고 운영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질: 지난 간담회에서 업계의 자율규제 참여 유도를 위한 장치인 인센티브 등이 거론됐는데 준비된 것이 있나?
답: 협회 차원에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다만 각 업체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주는 것을 협회가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다. 자율규제안이 잘 시행됐을 때 자율 규제안을 잘 따르는 업체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아이디어가 있다.
질: 상당히 힘든 시기에 협회장 직을 맡았다. 직책을 수락하는 과정도 힘들었고 부담도 컸을 것 같다.
답: 사실 전임 회장님들이 겪은 것을 봐오기도 했고, 걱정도 많았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았다. 아무래도 협회 일은 전에
기업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다가 20년 가까이 게임업계에서 일을 했는데, 개별 기업이 아니라 업계를 대표해서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그간 좋은 경험을 많이 해왔고, 이 경험을 살려 앞으로 2년 동안 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 협회장 직을 맡았다.
질: 협회 최초의 상임 협회장이다. 이 때문에 기존 협회장들과 좀 다른 일들이 있을 것 같고, 기대하는 시선도 많다.
답: 지금은 일단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크다 보니 이것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우리 협회 모든 직원과도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일단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일이 마무리되면 업계를 대표하고 단합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질: 협회 외에도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여러 단체가 있다. 이들과도 협의 중인 것이 있나?
답: 만날 필요가 분명히 있다. 다만 지금은 자율규제 정리가 먼저다. 앞으로 만남 자리를 갖고 의사소통을 진행할 것이다. 협회 외의 다른
비회원사도 자율규제를 따르도록 설득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일단 자율규제안을 확정하고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나서면
이전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함께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질: 업계 통합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이 업계라는 것에는 게이머도 포함된다고 본다. 이들을 위한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답: 중요한 사항인 것은 확실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바로 말하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협회에서 업계를 대표해 하는 일들이 잘 이뤄지면,
우리랑 관련 있는 단체 기관들과도 잘해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질: 셧다운제 헌법소원이 기각된 지 1년이 지났다. 협회 차원에서 준비 중인 것이 있거나? 혹 나중에 목소리를 내야할 때 힘을 보낼
계획인가?
답: 게임 산업은 아직 업력이 길지 않은 산업이다. 법적으로 규제가 이뤄지면 산업의 성장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것이다. 법적 규제가 아니라
자율규제를 통해서 풀어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자율규제로 풀어야 한다. 재임 동안 법적인 규제가 아니라 자율규제로 소통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질: 협회장으로서 게임산업 진흥에 대해서 그리고 있는 그림이 있다면?
답: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이 창업을 해서 게임을 잘 만들고 출시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IT
기업의 연구개발실 등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세제 감면이나 자금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수익을 내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창업에 있어 투자를 받는 것도 점점 더 힘들어 지고 있다. 투자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창업과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지원 등의 효과를 잘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질: 부산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왔나?
답: 부산시가 게임 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할 정도로 게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감사인사를 나누는 자리였다고 봐주시며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매우 큰 행사이기 때문에 행사의 성공을 위해 부산시도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자리를
가졌다.
질: 앞으로 2년 뒤 임기를 돌아봤을 때 어떤 협회장으로 남길 바라나.
답: 적어도 '2년 동안 뭐했냐?'라는 협회장이 되고 싶지 않다. 그래도 '무엇인가를 했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욕심은 우리 협회가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성장하는 틀을 갖췄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질: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답: 최근 3주간 많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업계의 이익이라는 것에 대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접점을 갖고 만들어 나가면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게임 산업이 잘 성장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