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나틱의 탑라이너 허승훈, ‘SKT T1 입단 탈락? 내 발로 나간 것’

미국 플로리다 주 탈라하시에 위치한 '도널드 L. 터커 시빅 센터'에서 개최 중인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글로벌 e스포츠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Mid-Season Invitational, 이하 MSI) 2015'에서 가장 돌풍을 불러일으킨 팀은 바로 유럽 대표로 출전한 ‘프나틱’이었다.

MSI 예선전 첫 날 북미의 강호 팀솔로미드(TSM)를 격파하며 큰 화제를 불러온 '프나틱'은 금일(10일) SK텔레콤 T1(이하 SKT T1)과의 4강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뛰어난 실력으로 마지막 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 아까운 패배를 기록했다. 이러한 ‘프나틱’ 돌풍의 주역은 바로 유럽 리그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혜성 같이 떠오른 탑라이너 'Huni' 허승훈.

유럽에서 프로로 데뷔했다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허승훈은 국내에서도 LOL 상위 랭커로 유명한 선수로, 이번 MSI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쳐 세계 최고의 탑라이너들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고등학교마저 포기하며 자신의 꿈을 유럽에서 펼치고 있는 허승훈은 과연 이번 MSI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경기가 끝난 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MSI 프나틱 후니
MSI 프나틱 후니

Q: 경기 후 소감은 어떤가?
A: 먼저 이번 MSI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었다. 각 대륙 별 우승팀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우승하려고 온 것이 아닌 많이 배워가자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SKT T1에게 패배하여 아쉽거나 슬픈 것이 아니라 팀원 전체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Q: 지난 유럽 경기에 비해 눈에 띠게 기량이 상승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개인적으로 유럽이 그렇게 약한 지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MSI에 와서 다른 팀들과 스크림을 해서 챔피언 드래프트부터 경기 운영, 라인전까지 배운 것이 굉장히 많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Q: 4강전 SKT T1을 만나면서 가장 주의했던 선수는 누구인가?
A: 아무래도 페이커 선수(이상혁)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미드라이너 'Febiven'(파비안 디엡스트라텐)이 페이커 선수를 굉장히 무서워했다.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말이다.(웃음) 개인적으로 이지훈 선수를 나오기를 원했다. 스크럼에서도 많이 만났고, 실제로 ‘파비안’과 스타일이 비슷해서 ‘나오지 않을까?’ 했었지만 경기 내내 페이커 선수가 눈 앞에 있었다.(웃음)

Q: 어떤 계획으로 SKT T1와 4강전에 임했나?
A: 일단 ‘룰루’는 확실하게 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이기고 있었는데도 조합의 차이로 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린’(장경환) 선수가 ‘마오카이’를 굉장히 잘 다루기 때문에 벤을 주로 했다. ‘르블랑’ 같은 경우 1~2경기에서는 직접 가져갔는데 저번에 SKT T1과 스크럼을 할 때 페이커 선수가 ‘르블랑’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파비안’이 ‘르블랑’으로 플레이를 했는데, 3경기부터 ‘페이커’ 선수가 굉장히 화가 나 있는 것 같아서 황급히 벤을 하기 시작했다.(웃음)

Q: 예선전 SKT T1와 경기할 때 아쉬운 화면이 여러 번 잡혔다.
A: 어제 SKT T1과 예선전을 진행할 때 바론 지역에서 순간이동으로 이동한 뒤 끊겼을 때였던 것 같다. 실제로 사망한 뒤에 “이 게임은 정말 힘들겠다”라는 느낌이 왔다. 스코어는 굉장히 많이 차이가 나는데 전투를 진행할 때는 전혀 그런 것이 안 느껴졌다. ‘룰루’와 ‘루시안’이 있는 하이퍼 캐리 조합에서 그런 식으로 끊기면 안됐다. 결과적으로 내 잘못이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해서 고개를 떨군 것 같다.

Q’: 어제 데프트 선수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세밀한 의사소통이 안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 경험이 있는가?
A: 언어 문제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은 없다. 다만 너무 흥분하거나 ‘멘붕’이 올 때 그때는 의사소통이 어렵다.(웃음) 실제로 프나틱 선수 조합을 보면 서포터인 ‘엘로스타’(보라킴)를 빼고 다들 선수경력이 짧다. 그래서 흥분할 때나 패배할 때 의사 소통이 제대로 안돼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흥분할 때나 ‘멘붕’이 올 때 분위기를 잡아주는 것 역시 ‘옐로스타’다.

MSI 2일차 프나틱
MSI 2일차 프나틱

Q: 프로데뷔를 해외에서 했다 후회는 없는가?
A: (단호하게) 절대 없다. 한국과 다른 나라와 문화가 다르고 생활도 다르다. 때문에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것에 적응을 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멘탈도 좋은 않은 데다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언어가 안되니까 그것이 억제되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하다.(웃음)

Q: SKT T1 입단에 탈락했다는 소문이 있다. 오늘 ‘마린’ 선수와 대결을 펼쳤는데 본인이 이긴 것 같나?
A: 실제로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임펙트’(정언영)와 ‘마린’ 선수들에게 밀려 내가 SKT T1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진짜로 말씀 드리면 SKT T1에 합격은 했는데 스스로 나온 것이다.(웃음) 그리고 테스트 당시에도 ‘마린’ 선수를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솔직히 마린 형을 이겼다고 생각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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