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계속되는 'LOL'의 1위 행진..그리고 '아이온'

최근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161주 연속 PC방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국내에서 최장 1위를 기록한 게임으로 거듭났다.

이는 과거에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기록했던 160주 연속 1위 기록을 깬 것으로, 더이상 국산 게임들이 해외 게임사의 독주를 막을 수 없다는 상징적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 'LOL'은 현재 50%가 넘는 압도적인 PC방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200주, 300주 이상 계속 기록을 쌓아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모습에 감탄만 나오는 건 아니다. 이전 1위 게임이었던 '아이온'이 쌓아올렸던 기억과 함께 또 언제쯤 'LOL'의 대항마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아이온'. 사실 필자에게 '아이온' 만큼 특별한 게임도 없을 것이다. 엔씨소프트를 담당하면서 '아이온'의 탄생과 맞물린 엔씨소프트의 생동감 넘치는 변화를, 고스란히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온'이 등장했을때만 해도 이 게임이 그만큼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 이는 거의 없었다.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도, 전문가들도, 게이머들도 모두 반신반의했었다.

그랬던 '아이온'이 기세등등했던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끌어내리고, 넥슨의 '서든어택'이 기록한 106주 기록을 갱신하면서 160주간 왕좌를 쥐고 있을 거라고 그 누가 생각을 했으랴.

아직도 어렴풋이 '아이온'이 오픈했던 11월11일 오전 6시에, 올라가는 지표를 보며 김택진 대표와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부둥켜안고 환호했다는 그 일화가 머리 속에 아련히 남는다.

한가지 더 '아이온'이 특별한 이유는, MMORPG 장르로 오랜 기간 왕좌를 차지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MMORPG는 장르 특성상 오래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주로 플레이한다.

'리니지'의 동시접속자가 15만 명에 육박하지만 PC방 점유율이 2% 내외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아이온'의 과거 PC방 점유율 1위 행진은 지금 생각해도 경이적이다.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인 '리니지 이터널'과 'MXM'이 개발되는 원동력도 사실 '아이온'의 또 다른 힘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아이온'의 향수와 함께, 다시 현실로 돌아와보니 'LOL'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고, 언제쯤 이를 극복하는 국산 PC 온라인 게임이 나오게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리니지 이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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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이터널 이미지

'리니지 이터널' 일지, '로스트아크' 일지, 아니면 돌연 태풍처럼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캐주얼 게임일지는 모르겠다. 국산 게임이 그 일을 수행해주면 좋겠는데, 혹여 또 다른 외산 게임이 'LOL'을 제치고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인기는 영원할 수는 없는 법. 향후 어떤 게임이 국내 PC방을 강타하며 'LOL'을 끌어내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게임일지 예상해보는 것도 나름 즐거운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VR형 게임일지, 모바일과 온라인의 통합 게임일지, 과도한 물량으로 세계를 지배할 또 다른 회사의 게임일지.

'LOL'의 독주, 그리고 '아이온'과 '서든어택', 그리고 새로운 게임의 시대에 건배를 보내며 추억에 빠져본다.

한국 게임의 저력이 'LOL'을 무너뜨리는 그날이 오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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