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대륙의 실수 샤오미와 화웨이, 게임시장도 호시탐탐
[차이나드림 1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
10화. 중국 게임기업 탐방. 대륙의 실수 샤오미와 화웨이, 게임시장도 호시탐탐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시리즈 '차이나드림'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성공적인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이 정글과도 같은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이른바 대륙의 실수라는 말로 잘 알려진 샤오미와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초반에는 선두 기업들의 제품을 모방해서 만든 제품을 저가에 판매해 세력을 키웠으나, 이제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전세계에서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이다. 스마트폰 제조가 주력 사업인 만큼 게임 분야에서는 아직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으나, 빠른 속도로 성장중인 자체 마켓을 앞세워 서서히 영향력을 늘려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먼저 샤오미는 중국 킹소프트를 상장시킨 소프트웨어 전문가 레이쥔 회장이 지난 2010년 설립했다. 설립 이후 8월에 애플의 ios를 그대로 본뜬 듯한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인 MIUI를 선보였으며, 2011년 MIU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샤오미 미원을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제조시장에 뛰어들었다. 초반에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애플의 카피캣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매년 미투, 미쓰리, 홍미노트 등 가격대비 성능비가 매우 뛰어난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MI4는 갤럭시S5, LG G3 급의 성능을 보여주는 스마트폰인데도 불구하고 출시 가격은 1999위안(한화 약 36만원)이다. 샤오미는 이 같은 가격 파괴 정책을 앞세워 2014년 3분기 기준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1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3위로 도약했으며, 설립 4년만에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스마트 밴드, 보조배터리, 체중계, 선풍기, 에어컨 등 다양한 기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하는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전세계에 미펀(샤오미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 대륙의 실수라고 소개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샤오미의 제품들이다.
샤오미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헝거 마케팅이라 불리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 샤오미는 다른 회사처럼 오프라인에 물건을 출시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한정된 수량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유통과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그만큼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가장 합리적인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 실제로 2011년 미원 3시간 매진, 인도에서 미쓰리 2초만에 1만5000대 매진 등 출시하는 제품마다 몇분, 몇초 단위로 매진이 되고 있다.
샤오미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화웨이는 1988년에 36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해 지금은 연매출 50조원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4년 한해 동안 화웨이가 전세계에 출하한 스마트폰은 전년 대비 40% 상승한 7500만대로, 이는 애플, 삼성에 이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다소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보면 화웨이가 더 앞선 느낌이다.
화웨이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스마트폰 개발 뿐만 아니라 통신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화웨이는 지난해까지 3만8,825건의 국제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애쓰고 있으며, 매년 연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샤오미의 경우 아직까지 특허 문제로 인해 해외 시장 진출에 약점을 보이고 있으나, 화웨이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에도 스마트폰 X3를 출시한 바 있으며, 구글의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6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또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미니 게임 콘솔 ‘트론’, 스마트 워치인 ‘화웨이 워치’ 등 다양한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스마트 기기 개발, 생산 쪽에 집중하면서 콘텐츠 사업 관련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 이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안드로이드 마켓은 구글이 없기 때문에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이동통신사들의 마켓과 바이두, 360, 텐센트 등 제3자 마켓, 샤오미, 화웨이, 오포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제조사 마켓으로 구분된다.
이중 바이두, 360, 텐센트 등 제3자 마켓이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마켓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중국 자체 생산 스마트폰 점유율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 마켓이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제3자 마켓에서 게임 등 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3자 마켓 앱을 설치한 후 해당 앱을 검색해서 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나, 스마트폰 제조사 마켓은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출시되기 때문에 훨씬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샤오미는 자체의 미패드에 국내에 뮤 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킹넷의 전민기적을 기본 앱으로 탑재해 전민기적이 출시되자마자 중국 매출 1위를 기록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GPC IDC and CNG가 발표한 2014년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 사용자는 3억5천7백만명이다. 또한 IDC Asia/Pacific Quarterly Mobile Phone Tracker의 조사에 따르면 샤오미,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분기 기준으로 각각 13.5%, 11.2%를 기록했다.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중국 내 모바일 게임 사용자와 자국 스마트폰 사용 비율을 봤을 때 샤오미와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게임 분야에 눈을 돌린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할 수 없을 규모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