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세계에서 가장 열성적인 중국 게이머, 그들은 어떻게 결제를 하는가?

[차이나드림 1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

12화. 세계 1위 예약한 중국 게임 시장, 그들은 어떻게 결제를 하는가?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시리즈 '차이나드림'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성공적인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이 정글과도 같은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게임 시장은 지난해 30% 성장률을 보이며, 1,144억 8천만 위안을 기록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곧 북미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 1위 게임시장으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런 성장의 기반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열성적인 중국 게이머들이 있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결제를 하지 않고 게임을 즐기지만, 중국은 워낙 많은 게임 인구수 덕분에 게임에 푹 빠진 상위 10%만 가지고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부분유료화 아이템을 많이 팔면 악덕 개발사라는 소리를 듣게 될까 봐 겁을 내지만, 중국에 개발사들은 상위 10%들을 노리고 돈을 쓸수록 더 게임을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는 VIP 우대 정책으로 가는 중이다. 현지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BM 모델이 약한 한국 게임은 중국에서 돈을 쓸 곳이 없는 착한 게임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런 성장성 덕분에 많은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국과는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만 재미있으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너무나도 다른 중국의 시장 상황에 좌절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이동통신사 결제만 붙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주요 타겟의 연령층에 따라 다양한 결제 방식을 고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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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게이머들이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는 방법은 크게 퍼블리셔가 판매하는 오프라인 선불카드, 신용카드, 이동통신사, 제3자 결제 서비스(전자화폐)로 나눌 수 있다. 퍼블리셔 선불카드 방식의 판매는 PC방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점점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신용카드와 이동통신사, 제3자 결제 서비스가 더 우선시 된다. 또한 게임사 혹은 마켓마다 별도로 제공하는 전용 게임머니 방식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계좌이체, 이동통신사, 제3자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알리페이로 대표되는 제3자 결제 서비스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인 한국과 달리 현재 중국 내에서 가장 중요한 결제 수단이다. 제3자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아이디를 만들고, 은행 계좌나 신용 카드를 연동시켜 사용하는 것으로, 아이디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어 중국 내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리서치가 발표한 2015년도 중국 전자결제 시장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제3자 결제 서비스의 온라인 결제 사용량은 8조1000억 위안, 모바일 결제 사용량은 5조9900억 위안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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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알리페이가 전체 제3자 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2014년 기준 온라인 결제 부분에서는 49.6%, 모바일 결제 부분에서는 82.3%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를 기반으로 성장한 알리페이는 현재 회원수가 8억명을 넘어섰으며, 2014년 기준 결제 금액이 2조5000억 위안에 달한다. 이런 엄청난 인프라 덕분에 알리페이를 지원하면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중국인을 대응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리바바는 이 같은 엄청난 인프라를 바탕으로 직접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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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전자상거래만 보면 알리바바가 압도적이지만, 게임 부분만 보자면 텐페이도 막강하다. 제3자 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텐페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온라인 결제 부분은 19.5%, 모바일 결제 부분은 10.6%로 알리페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회원 수도 2억명을 넘어섰다. 게임 결제 시장에서 텐페이가 강력한 이유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기반으로 성장한 알리페이와 달리 게임 결제를 기반으로 성장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라인, 모바일 모두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만큼, 텐센트 게임을 결제할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텐페이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99bil, 이페이, 올인페이, 바이두월렛 등이 있으나 시장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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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용카드는 여러 회사가 존재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 인민은행과 주요 은행들이 연합해 만든 유니온페이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2014년 중국 신용카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3/4분기까지 중국 내 신용카드 총 사용액은 5조3200억 위안으로, 사실상 유니온페이가 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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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용카드는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한 청소년이 주된 타겟층인 게임사 입장에서 1순위 결제 수단은 아니다. 특히 중국은 전체 소비 시장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다른 결제 수단을 더 우선시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이 나온 것은 아니나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개인 정보를 남기는 것을 싫어하는 않은 중국인들의 특성상 결제할 때마다 카드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신용 카드보다는 아이디만 있으면 되는 제3자 결제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게임시장의 변화로 인해 신용카드에 대한 비중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상황이 됐다. 현재 중국 게임 시장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아이폰6 출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 애플 스토어에서 유니온페이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요성이 커졌다(이전까지 중국 애플스토어는 중국 내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또는 온라인 뱅킹으로만 결제를 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유니온 모바일 페이(모바일 앱)을 선보이는 등 시장의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으며, 2014년 10월 중국의 신용카드 시장을 해외 카드사에게도 개방한다는 정책이 발표돼 중국 내 신용카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중국에 ios 버전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계획을 가진 회사라면 유니온페이를 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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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게임 결제 시장에 1순위라고 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 결제는 중국 게임 시장에서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한다. 한국의 이동통신사들이 간편함을 무기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제3 결제 서비스가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이동통신사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3개 회사가 존재하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통신 요금과 결제 금액이 합산되는 방식이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처럼 후불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충전카드를 구입하는 선불 요금제가 일반적이다.

중국 내 이동통신사 결제가 제3자 결제 서비스에 밀린 이유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없는 중국의 특수성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없다보니, 360, 바이두 등 자체 마켓이 활성화됐고, 이동통신사 결제 모듈을 사용할 수 없는 그들이 다른 결제 서비스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제3자 결제 서비스 방식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게 된 것이다. 물론, 이동통신사도 자체 마켓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타 마켓에 비해 콘텐츠 확보 속도가 느려,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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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동통신사 결제 방식을 아예 무시할 상황은 아니다. 제 3자 결제 서비스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것이지, 객관적으로는 절대 작은 규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통신사 결제 방식은 여러 결제 방식 중 유일하게 게임 내에서 바로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과 결제율이 대단히 높다(제3자 결제 서비스는 게임 앱을 나와서 별도의 전용 앱을 실행시켜야 한다). 또한, 게임을 주로 즐기는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있어야 하는 제3자 결제 서비스보다는 충전카드만 구입하면 되는 이동통신사 결제 방식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중국에서 한국 게임의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 중인 다음카카오의 이승원 중국게임사업총괄은 "중국은 엄청나게 많은 수의 마켓이 존재하고, 그 마켓마다 각각의 각기 다른 결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이를 모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단순히 계약금만을 가지고 퍼블리셔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진출시키고자 하는 게임의 타겟층을 면밀히 분석해서 어떤 마켓과 어떤 결제 수단이 효과적일지를 판단하고, 거기에 최적화된 퍼블리셔를 선택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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