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드림] 20조 원의 거대 마켓,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한 게임들은?

[차이나드림 1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

14화. 20조 원의 거대 마켓,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한 게임들은?

[본지에서는 대형 기획 시리즈 '차이나드림'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의 현주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성공적인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기획이 정글과도 같은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중국 국기 사진
중국 국기 사진

2억6천만 명. 얼핏 여느 국가의 전체 인구일 것 같은 이 수치는 바로 2014년 중국에서 집계된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수다. 한마디로 남북한에 거주중인 한반도 인구를 모두 합친 수의 3배가 넘는 사람들이 매일 온라인게임에 접속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게임공작위원회(GPC)가 발표한 2014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중국 게임시장의 시장 규모는 1,114억 8천만 위안(한화 약 20조 4,889억 원 / 환율 183.79 기준)에 달한다. 지난 2012년 671억 위안(한화 약 12조 3,323억 원)을 기록하며 10조 원대의 시장으로 접어든지 불과 2년 만에 연속 35%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끌어내며, 20조 원대 시장에 돌입한 것이다.

2억 명이 넘는 게이머와 20조 원 이상의 시장. 이러한 중국 온라인게임은 매년 세계 게임사들의 표적이 되어 왔으며, 수 많은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선택을 받고 또 사라져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키우는 토양이 되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온라인게임들은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2000년부터였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인프라 확장 정책으로 북경, 상해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터넷 환경이 개선되자 서서히 이를 활용한 온라인게임이 중국 게임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걸음마 단계였던 중국의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세계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이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고, 이중에서도 한국 게임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져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바람의나라, 리니지, 어둠의 전설 등의 현재의 MMORPG 스타일을 확립한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며 중국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국산 온라인게임들은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로 대표되는 북미, 유럽 스타일의 온라인게임 보다 문화적으로 친숙했고, 한국의 온라인게임에 눈길을 돌린 중국의 퍼블리셔를 통해 속속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기에 이른다.

미르의전설2 중국 포스터
미르의전설2 중국 포스터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게임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현 아이덴티티모바일)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미르의 전설2’(중국명: 熱血傳奇-열혈전기)였다. 2001년 11월 계약금 30만달러, 매월 매출액의 27%를 로열티로 지급받는 조건으로 스템미닷컴을 통해 중국 서비스를 실시한 ‘미르의 전설2’는 당시 동시 접속자, 매출 등 당시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록을 연이어 갱신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에 이른다.

이러한 한국 온라인게임의 성공을 지켜본 중국의 게임사들은 앞다투어 한국 게임의 스타일과 중국식 콘텐츠를 접목시킨 게임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2002년 샨다에서 서비스를 진행한 ‘전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전기’는 중국 게임 최초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게임으로도 유명한데, 당시 대도시를 중심으로 보급되던 ‘PC방’에 포스터를 내거는 것부터, 코카콜라와 협업을 통해 음료 CF에 자신들의 게임을 소개하는 등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방식의 마케팅을 통해 중국 게이머의 뇌리 속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전기’의 대성공에 힘입어 샨다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게임사로 거듭나게 된다.

라그나로크 중국 이미지
라그나로크 중국 이미지

성숙기를 거친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고도 성장을 이어갔고, 하드웨어의 발전과 함께 점차 뛰어난 그래픽으로 무장한 온라인게임이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한다. 2003년 '소프트월드'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그 대표적인 예로, 베타 테스트 당시 누적회원 300만 명, 동시접속자수 최대 17만 2천명을 기록하는 등의 흥행 조짐을 보인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서비스 이후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2003년은 중국 온라인게임 역사에 중요한 해이기도 했다. 바로 중국 정부에서 온라인게임을 863번째로 정식 산업으로 인정한 것에 이어 한국의 영향으로 조금씩 형성되고 있던 e스포츠역시 99번째 국가 체육 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온라인게임이 정부에서 인정한 공식 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온라인게임을 하나의 산업군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을 취미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중국의 IT 산업 기업들이 온라인게임에 눈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샨다, 더 나인 의 게임사들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점차 게임사를 넘어 상업적인 움직임을 이어갔으며, 이중 2004년 감마니아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된 ‘거상’은 무료 플레이(프리 투 플레이) 서비스를 통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이후 중국 게임들이 연이어 무료화 선언을 하며 중국 게임시장에 무료화 게임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세계 온라인게임시장을 휩쓴 블리자드의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 중국명: 魔兽世界-‘마수세계’)가 큰 인기를 얻으며,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뒤흔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러한 WOW의 인기는 남달라 이후 등장한 중국의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에는 WOW의 향기가 가득한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했으며, 각종 무허가 사용자 모드와 해킹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이후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어 거대 자본이 투입된 온라인게임이 주목 받는 시기로 접어든다. 2006년을 휩쓴 거인네트워크의 ‘정도 온라인’이 약 250억 대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에 이어 속속 200억대의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기도 했으며, 상위 5% 게임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트라이더 중국 이미지
카트라이더 중국 이미지

이러한 분위기에 중국의 게임사들은 막대한 자본이 드는 MMORPG 장르에 비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에 눈을 돌렸고, 이내 2006년 넥슨의 카트라이더(중국명 ‘파오파오 카띵쳐’)를 세기천성에서 서비스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카트라이더가 대성공을 거두게 되자 이와 유사한 게임이 시장에 쏟아져 들어왔는데, 이중 ‘QQ레이싱’의 경우 한게임을 벤치마킹한 텐센트의 게임포털 ‘QQ메신저’에서 서비스되어 국민게임으로 등극할 정도의 인기를 얻기도 했다.

당시 텐센트는 샨다, 거인네트워크, 더 나인, 나인유 등의 게임사보다 한 단계 낮은 규모의 게임사로 평가 받고 있었지만, ‘QQ레이싱’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 게임의 콘텐츠에 주목했고, 이내 한국의 대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2008년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중국명: 地下城与勇士-‘지하성과 용자’)다. ‘샨다’, ‘나인유’ 등의 굵직한 퍼블리셔를 따돌리고 중국 서비스 권한을 가지게 된 텐센트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이벤트로 던전앤파이터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갔고, 이는 곳 결과로 나타나 서비스 후 5개월 만에 동시접속자 수 1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던전앤파이터는 현재까지도 중국 온라인게임 매출 5위권에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크로스파이어 중국 이미지
크로스파이어 중국 이미지

던전앤파이터를 성공시킨 텐센트는 같은 해 또 하나의 한국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게 되는데, 이 게임이 바로 스마일게이트에서 개발한 크로스파이어(중국명: 穿越火线-천월화선)다. 한국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크로스파이어’였지만, 텐센트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진행한 중국에서는 그야말로 대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13년 슈퍼데이터에서 집계된 크로스파이어의 실적은 무려 ‘9억 5,700만 달러’ 한화 약 1조 220억 원에 달할 정도로 매년 식지 않은 열기를 이어가며 20조에 달하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들 게임은 현재 세계 IT시장의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는 텐센트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으며, 한국산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텐센트는 이내 메신저, 모바일, 온라인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눈을 돌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진출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한국 게임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매출의 5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2000년대를 지나 2010년에 돌입한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점차 현재의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과 같이 게임들의 순위 고착화가 두드러지게 이어진다. 더욱이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우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의 상위권 게임을 제외한 대다수의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으며, 2014년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에 돌입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이외에 순위권에 오른 게임이 드물 만큼 변화된 중국 게이머들의 취향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중국명: 英雄联盟-영웅연맹)의 서비스가 2013년 시작된 이후 리그오브레전드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2015년 현재 LOL과 함께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가, 넷이즈의 서유기2(중국명 梦幻西游2), 창유의 천룡팔부(중국명: 新天龙八部)가 뒤이어 위치하는 등 온라인게임의 순위가 굳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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