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5] 란시드 김수홍 대표,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직접 나섰다"
"이 정도 콘텐츠는 갖춰야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카드배틀 모바일게임 '세계의 파편'을 개발했습니다"
오는 11월 15일까지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5에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표 게임업체 외에 소규모 게임 개발사들도 자사의 부스를 꾸려 게이머들를 맞이한다. 특히, 현장에서는 개인 개발자들로 구성된 인디 게임 개발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각자 자사의 독특한 아이디어 및 게임을 앞세워 지스타 2015에 참가했다.
이 중 인디게임 개발사 란시드는 공동관을 통해 게임을 출품한 다수의 인디게임 개발사와 달리 BTC관 C10 구역에 단독 부스를 꾸려 지스타 2015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카페 콘셉트에 맞춰 정장으로 차려입은 부스 직원들이 게이머들에게 무료 커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위의 소규모 부스와 차별화된 모습에 주변을 지나가던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추곤 했다.
"저희가 개발한 카드배틀 모바일게임 '세계의 파편'은 온라인 환경에서 오프라인 카드배틀 게임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부스 디자인도 트레이딩카드게임(이하 TCG) 카페와 유사하게 꾸렸고요. 부스 내에 시연용 휴대폰을 비치하고, 게임 관련 상품 및 상금 100만 원이 걸린 대전 이벤트를 연 것도 TCG 카페 콘셉트의 연장 선상에서 마련했습니다"
란시드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세계의 파편'은 '하스스톤', '마비노기 듀얼'처럼 게이머 자신이 보유한 카드로 덱(카드뭉치)를 구성한 뒤 인공지능 혹은 다른 게이머와 1:1 대전을 즐길 수 있는 카드배틀 모바일게임이다. 게이머가 사용하는 카드는 전장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수호령'과 게임 플레이 중 직접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비전' 카드로 나뉘며, 턴을 주고받는 게이머 중 140여 종의 일러스트가 삽입된 '수호령' 카드와 '비전' 카드를 활용해 상대의 생명점을 전부 소진시키는 쪽이 승리한다.
'비전' 카드는 다른 카드배틀 모바일게임과 차별화되는 요소 중 하나다. 한 게이머가 자신의 턴에 '비전'카드를 사용한 순간 방어자 역시 '비전' 카드를 발동할 수 있고, 나중에 발동된 '비전'카드의 효과부터 발생한다. 만약 공격자가 먼저 '비전' 카드를 쓰지 않는 한 방어자도 '비전'카드로 먼저 대응할 수 없다. 즉, 공격자는 '비전' 카드를 사용하기 전 방어자의 대응 수단에 대해 예상하고, 방어자는 공격자 측의 전장을 통해 '비전'카드가 발동될 가능성을 예측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진다는 것이 김수홍 대표의 설명이었다.
"카드배틀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는 중 방어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어 지루해지는 부분이 싫었어요. 그래서 방어턴 중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도록 하고자 '비전' 시스템을 준비했습니다. TCG '매직 더 개더링'에서 방어자가 공격자의 턴에 발동시키는 '순간마법' 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비록 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안정성 부분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차별성은 있어야 어디 가서 우리 게임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김수홍 대표는 '비전'카드와 함께 '세계의 파편'에 수록된 스토리 모드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대전 콘텐츠에서 카드배틀 모바일게임 본연의 재미를 살리고자 했다면, 스토리 모드에서는 이야기를 읽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대전이 강제될 경우 스토리를 즐기는 흐름이 끊어지기 때문에 스토리 모드와 인공지능 및 PvP 대전을 분리하고, 이를 통해 카드 대전보다 스토리 모드에 흥미를 가지는 게이머도 '세계의 파편'을 즐기도록 콘텐츠를 구성했단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모든 게이머가 스토리를 확인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스토리 모드를 읽은 게이머에게 다음 내용을 궁금케 하는 흡입력을 재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게임 출시와 동시에 공개된 동양설화의 세계관 '검은 별의 사수' 외에도 서양, SF, 근대, 현대 등 다양한 콘셉트의 세계관 및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은 별의 사수' 등장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를 묘사한 외전도 조만간 선보일 겁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
아울러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16일까지 란시드에서 진행한 '세계의 파편'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총 모금액 3백만 원을 목표로 시작된 '세계의 파편' 크라우드 펀딩은 후원자 55명이 약 5백만 원을 모금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게임 개발 중 투자사를 찾을 수 없어 게임에 대한 퀄리티를 게이머들에게 직접 검증받고자 시작한 '세계의 파편' 크라우드 펀딩의 결과에 대해 김수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확보한 금액도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이를 통해 만나게 된 열성 게이머들이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월 20일부터 8월 29일까지 실시한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알게 된 게이머들은 하나같이 저희 게임에게 깊은 애정을 나타냈고, 지난 11월 12일 게임 출시 후에도 자발적으로 단체 카톡방을 개설해 게임 내 오류를 찾아 저에게 알려주고 있으세요. 크라우드 펀딩이 없었다면 이 분들을 만나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 무료 커피 서비스 제공, 미스맥심의 모델 정주희, 강하빈이 '세계의 파편' 캐릭터인 '사화'와 '미르가람'으로 분장한 코스프레 쇼 및 포토타임 등 인디게임 개발사로서 도전하기 어려웠을 시도에 대해 김수홍 대표는 "이왕 하는 거면 제대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지스타라 하면 부스걸은 기본이잖아요? 금전 부담은 많이 들었지만 이제 첫발을 내디딘 란시드의 뿌리를 확실하게 내리려 합니다"라고 답했다. 콘텐츠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게이머의 시선을 끌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란시드의 김수홍 대표는 "게이머의 실력으로 승리할 수 있어야만 게임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익 모델도 게이머로부터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계의 파편'은 이 가치관을 그대로 녹인 란시드의 첫 작품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남아있지만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금도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편, 오류 수정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부디 '세계의 파편'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