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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엔씨의 새로운 시도..뮤지컬로 피어난 '블레이드앤소울'에 박수를 보내다

조학동

지스타2015 게임쇼가 4일 간의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폐막을 알렸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된 게임쇼, 일요일 오후 7시가 넘어가는 이즈음에는 '이제야 끝났구나..'라며 행사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올해 지스타 게임쇼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무엇일까. 지난해에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동영상과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혼' 동영상이 가장 큰 임팩트를 줬었다면, 올해는 단연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시도인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의 뮤지컬을 최고의 콘텐츠로 꼽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뮤지컬을 본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수긍할 것이라 생각한다.

블레이드앤소울151102

비를 맞으며 20분을 걸어가 어렵사리 보게 된 뮤지컬이라서가 아니다. 게임을 뮤지컬로 변환된 그 자체가 신기해서도 아니다. 뮤지컬이 진행된 1시간 여 동안 압도되었던 강렬한 연출과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시도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게임을 뮤지컬로 변화시키는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넥슨에서 서비스 했던 '바람의 나라'도 뮤지컬로 제작된 적이 있으며, 댄스 게임 '오디션'도 2007년도에 뮤지컬로 나와 직접 관련 리뷰(http://game.donga.com/35232/)를 적은 바 있다.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

하지만 지스타 행사에서 마주친 '블소' 뮤지컬은 기존의 뮤지컬과는 분명히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지킬 앤 하이드'와 '레베카'에서 열연했던 '리사'가 진서연 역을 맡았고, 뮤지컬 1세대 배우 남경주 교수가 최초로 디렉팅을 했다는 것에서도 이미 개인적인 기대치는 높았다. 아는 뮤지컬 배우로부터 3분 이상 탭댄스와 사물패가 혼합되어, 엄청나게 흥겨울 것이라는 사전 정보를 들었던 터라 이미 공연 전에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

그렇지만 그런 정보를 뒤로 하고도 '블소' 뮤지컬은 필자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의 전당' 무대 전체를 화면 삼아 나오는 거대한 뒷 배경은 엔간한 아이맥스 영화 이상의 웅장함을 연상케 했고, 게임 화면과 연출을 적절히 믹스한 쉴새없는 연출은 조금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부의 죽음, 그리고 막내의 결심 등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고 있음에도 1시간 여 넘는 시간 동안 계속 감탄사를 연발한 것은 오랜만이라고 스스로 회고하게 되었다. 사운드와 OST 역시 효과적으로 버무려져 있어 오감을 자극해왔고 배우들의 춤과 권법, 퍼포먼스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비가 세차게 오는 궂은 날씨, 짧은 준비 기간이었던 탓에 3-4번 정도 작은 오류가 있었지만 현장에 있는 3천 여명의 관객들은 아무도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랩의 등장, 사물놀이와 탭댄스와 마샬아츠 등 갖가지 장르의 혼합은 그 자체로 새로운 시도라 하기에 충분했다.

블레이드앤소울 뮤지컬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블소' 뮤지컬은 한 편의 만찬과도 같았다. '블소'를 좋아하는 3천여 명의 팬들을 초대해서 즐기도록 한 아주 비싼 만찬 말이다. 실제로 이정도 규모의 뮤지컬을 기획하려면 굉장히 돈이 많이 든다. 보통 뮤지컬을 만들면 1~3년 정도 공연을 하는데, '블소' 뮤지컬은 공연을 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일 극화로써 제법 돈을 들였을리라 생각한다. 대략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이 들었을 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엔씨소프트 신규 CI 이미지

개인적으로 여기에는 2가지 의미를 두고 싶다. 첫 번째는 엔씨소프트가 '게임의 영역'을 벗어나 대중 문화로 자사의 IP를 확장시키고 싶어한다는 것. 게임 OST를 비롯해 웹툰 작가들을 활용한 전략을 봐도 이 부분은 명확하다. '블소' 뮤지컬을 통하여 얼마나 엔씨소프트가 게임을 종합 예술로써의 대중문화로 전이시키고 싶어하는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고객에 대한 감사와 소통 부분이다. 엔씨소프트는 돈이 얼마나 들든 고객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구나,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부분 감동을 했다.

블소 뮤지컬

엔씨소프트는 사실 이것이 남경주 교수와의 첫 작업이 아니다. 둘은 꽤나 오래 인연을 이어왔다. 2005년쯤인가 엔씨소프트가 남경주 교수가 연출한 '비밀의 정원' 관람권을 '리니지' 고객들에게 배포하는 등 함께 협력한 사례도 기억이 난다. 필시 이와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오는데 둘 사이에 상당한 신뢰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콘텐츠 업계에서의 오랜 인연이 이어지고 이어져서, 이렇게 귀한 '묵화마녀 진서연'이라는 '블소' 뮤지컬을 즐기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귓가에 진서연 역을 맡은 '리사'의 노래와, OST가 선하다. 그리고 고백해본다. 그 공연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비가 너무 세차게 와서 공연을 보러 갈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만약 가지 않았다면 얼마나 후회를 했었을지 몰랐을 거라고.

: 뮤지컬 블래이드앤소울 진서연 묵화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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