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동아 조조전] 스트리트파이터5. 재미있으면 장땡 vs 이럴거면 나오지 말지

[게임 조조전]은 같은 하나의 게임을 두고도 게이머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처럼 조영준 기자와 조광민 기자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설전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조영준, 조광민 기자] 격투 게임의 전설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의 최신작 '스트리트파이터5(이하 스파5)'가 지난 2월 16일 PC와 PS4(플레이스테이션4)로 정식 출시됐다. 스파5는 언리얼 엔진4 기반의 그래픽과 현세대기로 처음 등장한 시리즈의 첫 작품에 어울리는 연출, 신선한 V 시스템, 초보와 고수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한 조작 체계 등으로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막상 출시 이후에는 빈약한 게임 콘텐츠로 게이머들의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트리트파이터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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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 오늘의 조조전에서 다룰 게임은 고민을 거친 결과 스파5로 결정했어. 요즘 오버워치나 로스트킹덤처럼 화제가 되는 게임이 많아서 고민이 많았지만 스파5를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겠더라고.

조영준 : 이야 이거 정말 좋은 먹잇감이 입속으로 그냥 걸어 들어 오는구만, 스파5라니. 광민 씨가 이거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댁도 이거 스팀에서 샀다가 환불 했다며? 오늘은 누가 봐도 그냥 내가 먹고 가는 거야.

조광민 : 비밀로 하자니깐… 아오! 아무튼, 그게 환불한 그날 자려고 하니까 자꾸 생각나더라고. 침대에 누웠더니 천장에 춘리랑 캐미가 막 아른거려서 잠이 안 오는 거야. 그래서 며칠 있다가 다시 샀어. 물론 이번에는 모 사이트에 좀 더 저렴하게 구입했지만…

조영준 : 이야 나도 그거 당구 처음 배울 때 아저씨들이 "너 자려고 누우면 천장에 당구대가 보인다"고 하길래 이해를 못 했는데 그날 밤에 정말 그러더라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네.

조광민 : 응. 그게 당구 처음 배울 때도 안 왔는데 이번에 스파5에서 오더라고. 천장을 보면서 캐미가 맞고 있는 걸 상상하니 다시 안 살 수가 없더라. 아! "X혜야 미안하다 돌아와 내가 다 이해할께" 나도 천장에 캐미가 보이더라~ 돌아와…

조영준 : 뭔소리임? 몸살로 며칠 앓더니 미쳤나 봄?

조광민 : 아니 전에… 좀 오래 전이지 여자친구한테 서든어택 알려줬더니 밤에 "천장에 서든어택이 천장에 아른거려서 잠을 못 자겠어"라며 밤에 PC방에 가자고 전화가 왔던 적이 있었어. 그때 난 이게 "말이야 방구야"하면서 잠이나 자라고 했고, 그때는 서든어택이 천장에 왜 그려지는지 이해를 못했어 근데 이제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됐네. 너무 늦었나?.

조영준 : 혼자 신파극 찍고 앉았네. 근데 그분이 갈빗집 딸임? 댁 이상형이 갈빗집 셋째 딸이잖아.

조광민 : 아 그러네. 그럼 앞에 얘기 취소. 아 그리고 그냥 갈빗집 아님. 숯불 갈빗집이여야 해.

조영준 : 본인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게임 얘기나 하세요! 쫌.

스트리트파이터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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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 그럼 그래픽부터. 사실 스파5의 그래픽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 언리얼 엔진4로 개발한 만큼 퀄리티도 보장됐고, 류의 꼬질꼬질한 도복까지 화면에서 제대로 보여준단 말이지.

조영준 : 뭐 그래픽이 좋다는 것은 일부 동의하는데 PC판에서는 옵션 조정이 가능하지만, PS4에선 그게 안 돼서 나는 눈이 좀 아플 때도 있더라고. 그리고 PS4판은 그림자가 자글자글해 뭐 대전 격투 게임 특성상 그림자만 쳐다보고 있을 일은 없겠지만, 눈에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야.

조광민 : 그럼 PC판으로 사시던가? 왜 PS4로 해놓고 게임 전체를 문제로 삼는가? 그리고 PS4도 충분히 훌륭한 그래픽인데? 사실 PC랑 큰 차이도 없고.

조영준 : PC판? 얘기 잘했네. PC판은 문제가 더 하다고. 사양에 문제는 없는데 구동이 안 되거나 많은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기본이고 그리고 이게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어쩌면 운에 달렸구나 싶기도 해. 일본 게임들이 특히 PC로 게임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는데 스파5는 동시발매인데도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야.

조광민 : 아니 근데 그 PC 문제도 대부분 PC 설정을 통해서 해결된다니까? 괜히 그래픽으로 건드릴 부분이 많지 않으니까? 걸고 넘어가는 거 아니야?

조영준 : 아니 그건 아니고 뭐 시리즈 특유의 정통성을 살리면서 이 정도 그래픽을 뽑아내 주는 것은 인정해. 그리고 격투 게임은 꾸준히 60프레임을 유지해주는 것이 큰 관건이니까. 그런데 이걸 핑계로 게이머들이 불편하다면 그건 게임사가 직무 유기한 거라고 게임 설정은 게임 내 설정에서 다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왜 윈도우 제어판을 건드려가면서까지 내가 이 게임을 해야 하느냐고. 난 게이머가 PC를 기가 막히게 만지는 사람이 아닌데.

조광민 : 알겠어. 그런데 그건 스파5만의 문제는 아니고 요즘 게임들 보면 PC에 대한 기본 지식이 어느정도 받쳐주지 않으면 즐기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야. 그 부분은 나도 전반적으로 아쉽긴 하네.

스트리트파이터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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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 아 그렇고 그래픽 얘기 하다보니까 여기서 얘기 안 하면 못할 것 같아서 하는데. 미카랑 캐미의 특정 연출이 삭제됐다니까! 게이머의 동의도 없이! 아오! 안 보여줄꺼면 뭐하러 그렇게 잘 만든 거야!

조광민 : 아! 왜 '궁디팡팡'이라고 말을 못해! 정확히는 카메라 각도가 좀 변경된 정도지. 아 그것도 PC판으로 오면 개인이 만든 패치로 해결되니까 PS4는 잠시 두고 PC로 와. 어차피 멀티도 PS4랑 다 같이 되니까.

조영준 : 드디어 꺼냈구나! 지금까지 계속 이 단어를 기다렸다. 멀티.

조광민 : 앗! 쳇. 넘어갈 수가 없겠구먼.

조영준 : 멀티! 스파5 이거 멀티 전용 게임임? 왜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일명 '컴까기'라고 불리는 아케이드 모드는 아예 없고, VS 모드도 "2P 패드를 연결하세요"라고 나와 A.I랑 대전할 수 있는 것이 기껏해야 캐릭터마다 5분 정도인 스토리 모드랑, 1회 라운드로 제한된 싸움을 이어가는 서바이벌 모드, 트레이닝 모드 정도 이거는 진짜 너무 하잖아?

조광민 : 사실 출시 전부터 콘텐츠가 빈약할 거라고는 캡콤이 어느정도 밑밥을 뿌려 놨는데 이 정도 수준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사실 나도 VS 모드에서 A.I와의 대전이 아예 없길래 처음에 거기서 환불을 결정했지, 멀티도 좋은 처음에는 컴퓨터랑 하면서 좀 배워야 하잖아. 이런 기본적인 콘텐츠가 빠져서 나온 것은 사실 좀 아쉽긴 하지.

조영준 : 아쉬운 수준이 아니지. 이거 진짜 게이머 기만이라니까? 격투 게임 대회 EVO 2016 일정에 맞춰야 하니까 게임의 핵심인 대전만 들어내서 일단 출시하고 나중에 붙여 나가자 이걸로 보여. 내가 6만 원에 가까운 돈 내고 얼리 액세스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베타 게임을 산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예를 들어 내가 스마트TV를 샀어, 근데 스마트TV가 정말 TV만 나오고 외부입력 기능부터 USB 재생, 3D기능, 스마트TV의 각종 기능이 없다고 생각해봐. 근데 나중에 AS로 추가해준 데. 이게 요즘 생각하는 스마트TV야? 그 스마트TV를 어디 가전 전시회에서 보여주려고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출시하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

스트리트파이터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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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민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반박하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결정적으로 게임이 재미있다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게이머들의 불만을 완화할 수 있다고 봐. 요즘 격투 게임 봐봐 프레임 단위로 노는 고수들이 즐비해서 게임에 입문하는 것조차 힘들어. 근데 스파5는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대폭 개선했어. 진짜 파동권, 승룡권 커맨드만 알아도 즐기는 데 큰 문제가 없다니까? 그리고 이 부분은 멀티에 늘어나는 신규 이용자들로 증명되고 있지. 고급 기술은 하면서 배우면 돼. 멀티에서 신나게 맞다 보면 어느 정도 실력이 늘게 돼 있어. 아 그리고 고수들을 위한 고급 기술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라서 초보자와 고수들 모두가 만족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스파5의 최대 장점이라고 봐.

조영준 : 뭐 V 트리거 시스템이나 입력 커맨드의 간소화 등은 마음에 들어, 물론 처음에는 멀티가 안 돼서 요란했지만 PS4와 PC 기종 간 크로스 멀티 플레이도 지원하는 것도 칭찬할 만해. 게임이 쉽고 재미있어졌다는 부분도 인정해 마치 버추얼 파이터처럼 심리전 요소가 강화됐어. 근데 어찌 됐든 지금 스파5는 멀티가 중심인 게임이고 앞으로도 그럴 꺼야. 하지만 일단 캐릭터가 너무 적어 겨우 16개. 앞으로 6개를 추가한다고 하는데 이거 구매하기가 만만치 않아. 그나마 게임 내 파이트 머니로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에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게임도 완성판으로 안 내놓은 주제에 캐릭터도 따로 사라고? 이거 큰 곤욕이 아닐 수가 없지. 그냥 줘도 욕먹을 판인데 말이야.

조광민 : 사실 스파4도 처음에는 캐릭터가 적었는데..

조영준 : 쉿 거기까지. 그러니까 이번에 사지 말고 울트라 스파5이나 슈퍼 스파5나오면 사는게 게이머들에게 이득일거란 얘기야. 물론 나올지 나오지 않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게임 엔딩까지 돈 받고 팔아먹었던 캡콤이 캐릭터 추가된 버전인 울트라나 슈퍼 버전 안 낼것 같아? 난 99% 나온다고 봐.

조광민 : 근데 격투 게임의 캐릭터 DLC 문제는 스파5만의 문제는 아니잖아? 오히려 난 이번에 게임 내 파이트 머니로 사게 해준다고? 얘네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 어떤 게임은 게임 본편보다 캐릭터 옷 사주는 게 훨씬 비싸. 이런 게임들보다는 나은 거 아니야?

스트리트파이터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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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 스킨이나 코스튬은 게이머들 본인이 만족하기 위해 사는 거고, 캐릭터 추가는 좀 다른 얘기잖아. 그리고 스파5가 지금 상당히 잘 팔리는 것으로 보여. 이러면 게임의 기본이 재미있다는 이유 하나로 앞으로도 게임을 다 안 만들고 출시해서 "우리가 패치로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나갈거에요"라는 회사들이 안 생길거 같아? DLC 처음 등장하고 나서 게임사들이 이거다 하고 골수 게이머들 등골까지 빨아 먹을라고 DLC 만드는 것 좀 봐. 이 정도 수준의 완성도였으면 기본 격투 자체가 재미있건 없건 대회를 포기해서라도 발매일을 조정해야 했어. 그래야 그게 스파5든 나중에 나올 게임이든 더 좋은 선택일 꺼야.

조광민 : 스파5의 미완성 출시가 앞으로의 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좀 많이 간 것 같고, 스파5가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니까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다고 봐. 콘텐츠 부족은 캡콤이 꼭 지켜야할 약속이고, 정말 이거 지키지 않으면 사단날 분위기야.

조영준 : 많이 양보해서 콘텐츠 부족을 넘어간다고 쳐도 스파5에는 문제가 너무 많아.

조광민 : 또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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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 아까 위에서도 슬쩍 얘기했지만, PS4와 PC간의 크로스 멀티를 지원하면서 서비스 초반에는 게임 한번 하기가 너무 힘들었어. 물론 새롭게 도입해서 문제가 생긴 것은 알겠는데 콘텐츠도 없는 베타판 즐기는 게이머한데 베타판에서 가장 핵심인 멀티 플레이에서도 베타 테스트를 또 시킨 거야. 이럴거면 뭐하러 그렇게 베타를 길게 했어.

조광민 : 뭐 이건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뭐. 지금은 제법 멀티가 수월하게 잡히고 있어. 혹시 문제가 있는 게이머라도 IP공유기로 네트워크가 구성된 국내 특성상 DMZ 설정만 해주면 멀티에 큰 문제 없고.

조영준 : 이것도 문제야! 왜 내가 일일이 공유기 설정 가서 포트 포워딩을 설정하고 포트를 열어주고 해야 하느냐고 아까도 얘기했지만 난 게이머지 컴퓨터 전문가가 아니라고. 멀티 한번 하려고 내가 PC를 몇 번이나 껐다 키면서 PS4 사이를 왔다 갔다 했는지 알아?

조광민 : 왜 아까 했던 얘기를 또 하는 것처럼 보이지? 결론은 님도 지금 재미있게 하고 있는데 이런 저런 불만이 있는거 아님?

조영준 : 그건 그렇다 쳐도 지금의 스파5는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고 봐. 이건 그리고 게임사가 자처한거고, 게임이 재미있다고 게임사의 직무유기를 모두 용서 해주는 것은 절대 앞으로도 게임 업계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봐. 아! 난 해당 사항 없지만왜 키보드 이용자는 키보드 세팅도 안돼?

조광민 : 이거 이렇게 얘기 하다간 흠 만드느라 끝도 없겠네. 이쯤에서 멋진 남자답게 마무리 하시죠.

스트리트파이터5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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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 연출이나 커맨드 구성 등 격투 게임의 격투 부분만 들어내서 보면 뛰어나다. 특히, 사양길로 접어든 대전 격투 게임에 새로운 시도를 더해 초보부터 고수까지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은 장점. 다만 게임 전체를 완성하지 않고 출시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함.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DLC 여정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이럴거면 뭐하러 지금 출시했나"라는 느낌이다.

조광민 : 6년 만에 돌아온 격투 게임 전설의 정식 후속작. 초보자를 배려해 원점으로 희귀해 다시 돌아온 만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 론칭 초반 부족한 오프라인 콘텐츠로 비난 받고 있지만, 격투 게임의 본질인 기본이 재미있고 충실하다. 앞으로 충분히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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