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2 서비스 종료 선언한 넥슨,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넥슨GT에서 개발한 FPS 온라인게임 서든어택2의 서비스가 오는 9월 29일 종료된다. 정식 서비스를 진행한 지 23일 만이다.

서든어택2
서든어택2

넥슨GT는 금일(29일) 서든어택2와 관련해 넥슨코리아와 맺은 공동 사업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단일 판매 및 공급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해지 사유는 '사업 타당성 재검토에 따른 양사 합의 해지'로 전했다.

이번 공동 사업 계약 해지로 넥슨GT는 넥슨으로부터 계약금 100억 원과 미니엄개런티(게임 상용 서비스 이후 퍼블리셔로부터 받게 되는 런닝 로열티의 최소 보장액 / 이하 선수금) 정산액 11억 7천 8천 만원을 받게 된다.

서든어택2 서비스 종료
서든어택2 서비스 종료

23일 간 서비스를 진행한 뒤 종료되는 것은 온라인게임의 서비스 종료 사례 중에서도 극히 드문 케이스다. 그것도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 다수의 장수 온라인게임을 거느리고 있는 넥슨에서 벌어진 일이다.

‘서든어택2’는 4년의 개발 기간과 약 300억원에 이르는 개발비가 투자된 온라인게임으로, PC방 점유율 순위 106주 연속 1위, 최고 동시 접속자 35만 명(국내 기준) 등 현재 국내 FP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서든어택의 후속작이다.

실제로 출시 이전부터 ‘서든어택2’는 전작인 서든어택과 함께 국내 FPS 시장의 활력을 다시 불어넣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서든어택2’는 출시 일주일 만에 여성 캐릭터의 사망 모션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며 캐릭터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게임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약 90여 종에 이르는 사망 모션을 도입한 결과였다. 그러나 여성 캐릭터들의 사망 모션은 스크린샷과 영상 등으로 연일 화제 되었고, 넥슨은 '미야', '김지윤' 등 여성 캐릭터 2종을 모두 삭제하며 이 같은 논란을 불식 시키고자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서든어택2 이미지
서든어택2 이미지

국내 시장에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오버워치와의 경쟁도 문제였다. 넥슨GT에서는 스킬과 전용 무기 그리고 SF배경의 오버워치와 정통 밀리터리 FPS를 표방한 ‘서든어택2’를 다른 장르의 게임으로 인식했지만, 게이머들은 이를 같은 장르의 게임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서든어택2’는 서비스 시작부터 오버워치라는 큰 산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평가 절하 당했다,

차세대 FPS 게임으로써 미치지 못하는 그래픽과 시스템도 서든어택2의 서비스 종료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에 출시된 서든어택2는 다이렉트X 12를 통해 최신 그래픽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오늘날의 게임과 달리, 구형 버전인 다이렉트X 9을 지원해 그래픽 효과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이는 그동안 수준 높은 그래픽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에게 기대 이하로 받아들여졌으며, 기간제 아이템, 현실 고증과 다소 거리가 먼 총기 커스터 마이징 등 역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서든어택2는 한창 게임의 콘텐츠를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야 할 시작부터 온갖 논란에 휩싸이며 삐걱거렸다. 여기에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넥슨 내부의 상황도 서든어택2의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쳤다.

서든어택2 이미지
서든어택2 이미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넥슨은 결국 23일 간 진행된 서든어택2의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는 결단을 내렸다.

자신들의 품에 안겨 국내 FPS 시장을 점령할 정도로 성장한 '서든어택'의 정식 후속작으로써 많은 것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다. 300억이라는 개발비가 소모 됐지만, 결국 넥슨은 게이머와 회사 모두를 위해 서비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9일 서비스 종료를 선언해야 했다.

또한, 서비스 종료 이후 리메이크 혹은 다른 플랫폼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서든어택2’의 리메이크는 없을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서든어택 2'의 최종 서비스 종료는 오는 9월 29일에 진행된다. 아울러 넥슨 캐시로 구매한 상품은 사용 여부나 남은 기간과 관계없이 구매금액 전액은 넥슨 캐시로 환불된다. 환불 절차는 오는 9월 1일 자동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작부터 삐걱거린 게임을 끝까지 끌고 가기에는 현재 넥슨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라며,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었고, 장기적인 사업 계획까지 있었던 작품인 서든어택2을 과감히 정리한 것에 이어 리메이크가 절대 없음을 못박기까지 한 넥슨의 모습은 마치 제갈량이 눈물을 흘리며 마속을 참했던 ‘읍참마속’의 고사에 비견될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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