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에임핵 성행..제재율 0%라며 '블리자드 조롱'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블리자드의 신작 '오버워치'에 에임핵 등 불법 프로그램이 성행이다. 특히 특정 프로그램을 판매 중인 업체는 판매 이후 현재까지 제재율이 0%라는 홍보 문구까지 내걸고 있는 상황이다.

오버워치 에임핵 판매 사이트
캡쳐
오버워치 에임핵 판매 사이트 캡쳐

'오버워치'는 출시되자마자 국내 PC방 순위 1위를 탈환하며 특유의 밸런스와 감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FPS 게임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도 약 두 달여 만에 1천5백만 명의 이용자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같은 인기 때문일까? 오버워치가 불법 프로그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관련 오버워치 게임 관련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에임핵과 관련된 제보와 영상이 끊임 없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점수 경쟁이 치열한 경쟁전에서 더욱 빈번히 핵 이용자를 만났다는 제보가 그칠 줄 모른다.

에임핵은 일반적으로 FPS게임에서 게이머들의 조준을 도와주는 불법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되면 다른 곳을 보고 있어도 순식간에 자동으로 상대 캐릭터의 머리를 조준해 한 방에 사망케 하거나 반동 없이 한 곳을 쏠 수도 있다. 이처럼 강력한 핵의 기능으로 ‘발컨’이라 불리는 게이머라도 프로게이머 못지않은 '샷발'을 갖추게 된다.

'오버워치'는 팀 단위의 게임이지만 기본적으로 '샷발'이 중요한 FPS 게임인만큼 에임핵의 효과는 여타 FPS 게임과 다르지 않다. 핵 이용자가 한 명만 있는 상대팀을 만나도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 ‘오버워치’와 같은 팀 단위 대전 게임은 공정하게 승리를 겨루는 것이 핵심인데, 에임핵의 사용이 보편화될 수록 게이머들의 불만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핵 이용자는 이기기 힘들고, 핵 이용자에게 당한 게이머는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없다. 핵 사용자가 점점 늘고 악순환이 반복되면 이용자는 게임에 등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블리자드가 이 핵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오버워치의 인기는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핵 이용자 때문에 피해를 본 게임도 이미 수두룩하다.

물론 오버워치를 서비스 중인 블리자드는 핵 이용자에 대해 강경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에서 1천5백72명의 불량 사용자를 제재했고, 국내에서도 61명의 불량 사용자 제재에 나선 바 있다. 아울러 게이머들이 보내는 이메일과 제보 등에 대해서도 엔지니어와 애널리스트들로 구성된 팀이 검토해 부정 행위를 한 게이머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핵을 사용해 방송을 진행하던 BJ의 경우 실시간으로 계정이 정지되는 모습이 그대로 방영돼 게이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블리자드가 보여준 초강수에 게이머들은 "역시 블리자드"라며 두 손 들고 환영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게임 시스템을 교묘히 피해 더욱 발전된 형태의 에임핵이 등장 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에임핵은 누가 봐도 핵 이용자임이 드러났으나, 최근 등장한 에임핵은 핵 이용의 판별 유무가 어렵다. 마치 FPS 게임을 콘솔로 즐길 때 에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 핵 이용자가 완급만 조절하면 당하는 입장에서는 핵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해당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한 술 더 뜬다. 본인들이 판매 중인 프로그램은 해킹을 통해 메모리를 변조로 만든 프로그램과 달라 핵이 아니며, 핵을 찾는 이용자가 있다면 다른 곳을 찾아보라고 너스레를 떨고 있다.

오버워치 핵
판매사이트
오버워치 핵 판매사이트

아울러 본인들이 판매 중인 프로그램은 핵과 다른 방식으로 게이머의 조준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로그 기록도 남지 않으며, 현재까지 판매하면서 정지당한 건이 0%라고 자신 있게 홍보성 멘트도 올리며 블리자드를 조롱하고 있다. 거래의 경우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통해 은밀하게 진행 중이며, 프로그램의 가격도 한달 이용 기준으로 5만 5천 원에 달한다. 실제로 4만 5천 원인 오버워치 패키지 가격보다 고가임에도 현재 구매를 위한 신청 게시판에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핵을 사용해 게임 이용에 제재를 받은 이용자들이 버젓이 다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버워치 이용에 제재를 당했더라도 국내 배틀넷에 비해 가입이 수월한 해외 배틀넷 계정을 이용하면 된다. 국내 배틀넷 경우 개인정보 입력 등이 가입이 까다롭지만, 해외의 경우 별다른 입력 요구사항이 없다. VPN을 활용해 우회접속해서 해외 계정만 생성하면 기존과 같은 환경에서 다시 오버워치를 즐길 수 있다.

4만 5천원에 달하는 게임 구매 가격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국내 PC방에서는 오버워치의 플레이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무한정 만들 수 있는 해외 계정과 PC방 무료 플레이로 인해 영구 정지에 대한 부담없이 핵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 대다수 핵 사용자가 이런 방식으로 핵을 사용한 플레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법 프로그램의 성행에 대해 블리자드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FPS 게임의 에임핵이나 불법 프로그램은 작은 이슈가 아니며, 게임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큰 문제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불법 프로그램의 판매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과거 인기 FPS 게임 서든어택의 경우도 월핵, 무반동, 에임 고정 등의 핵이 유행한 바 있으며, 서비스 사인 넥슨은 핵과의 전쟁을 선포해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쳐왔다. 지난 2015년에는 '서든어택'의 불법 프로그램을 위·변조해 판매해온 일당 20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에임핵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은 게임을 위해서도 법적으로도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는 얘기다.

오버워치 핵 판매사이트
오버워치 핵 판매사이트

이에 대해 블리자드의 한 관계자는 "핵 판매자들은 자신들의 프로그램 제재율이 0%라고 광고할 수 밖에 없고, 블리자드는 핵 이용 적발 시 영구 정지 등 금전적인 손해를 입는 수준의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어, 절대로 핵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통해서도 핵 판매자 관련 제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블리자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핵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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