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토리코 말 좀 들어라 쫌!" 애견인 강추 게임 '라스트 가디언'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2009년 E3에서 공개되어 무려 7년이라는 세월 동안 '발매일 확정-> 연장'을 거듭하며 전세계 게이머들의 애간장을 타게 만든 전설의 게임 라스트 가디언이 드디어 발매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주와 손을 잡고 함께 모험을 펼쳐 나가는 '이코', 화면에 담기지도 않을 정도로 거대한 거상들이 등장하는 '완다와 거상' 등 감성적인 그래픽과 기존 게임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게임성으로 무장한 작품을 선보인 '우에다 후미토'가 개발 총괄을 맡은 이 게임은 거대한 식인 독수리 '토리코'와 소년이 함께 모험을 펼친다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특히, 단순히 짐승과 사람이라는 관계를 넘어 식인 독수리라 불리며 모든 사람들의 두려움을 사는 짐승 '토리코'와 이름도 신원도 알 수 없는 소년이 함께 사람의 힘으로 오를 수 없는 절벽을 함께 오르고, 퍼즐을 풀어나가는 등 소년과 괴수가 교류를 쌓아 나가며 역경을 해쳐나가는 컨셉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2016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라스트 가디언'의 시연회가 이번 지스타 2016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지스타2016의 데모 버전은 지난 10월 진행된 동경게임쇼 2016에서 공개된 데모 보다 한단계 나아간 스테이지를 만나볼 수 있었으며, 아슬아슬한 고대의 탑에서 토리코와 소년의 모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시연회를 통해 직접 만나본 '라스트 가디언'은 난해한 퍼즐로 가득한 고전 어드벤처 게임의 향수를 그대로 담은 게임이었다. 거대한 몸집의 토리코가 입장하지 못하는 문을 열기위해 소년이 건물 사이를 다니며 문제를 푸는 그야말로 '앞을 나아가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게임 곳곳에 다양하게 등장했다.
특히, 퍼즐에 관련된 물건이 따로 표시가 되거나, 이동시킬 수 있는 물건에 대한 액션 표시가 등장하는 최근 게임과 달리 오롯이 게이머가 작동법을 확인하고, 이동할 수 있는 물건임을 확인하는 2000년대 초반 어드벤처 모습 그대로를 담고 있어 조작법에 다소 애를 먹기도 했으며, 게이머의 행동에 따라 다르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점프, 잡기, 떨어지기 등 몇가지 행동 이외에 모션이 자동으로 변환되기 때문에 외딴 절벽을 오르거나 할 때 조작을 잘못해 소년이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30분 시연 시간 동안 약 20번을 넘게 사망 화면을 봤을 정도로 말이다.
처음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시연 장소에 상주해 있는 일본 개발자가 “많은 분들이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사망한다”라고 설명할 정도로, 잘못된 시점변환, 잘못된 착지 등 잘못하는 순간 바로 사망하는 그때 그 시절 게임들이 불현듯이 떠오를 정도였다.
토리코를 불러 몸을 기어올라 올라갈 수 없는 높은 절벽에 오르고, 물건을 잡아당겨 길을 여는 등의 다양한 협력 콘텐츠와 길이 끊긴 절벽에서 오롯이 토리코 만을 믿고 몸을 던져 부서지는 탑을 탈출하는 장면이 연출되는 등 토리코와 소년의 끈끈한 캐미도 매우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이 둘의 캐미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오롯이 소년뿐이고, 높은 담이나 계단을 오르려면 토리코를 불러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움직이는 곳을 지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년이 바라보고 있는 곳으로 '움직여!'라고 부르는 것이 전부다.
문제는 이 토리코가 말을 정말 안 듣는다는 것. 토리코를 계속 부르는데, 정작 다른 곳을 보고 있던가, 엄한 곳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했으며, 토리코가 사슬을 당겨 문을 열어야 하는 퍼즐의 경우 토리코가 사슬을 가지고 놀기만 할 뿐 제대로 줄을 당기지 않아 진행이 지연되는 곳도 있었다.
기자의 상황을 지켜본 일본 개발자마저 머리를 갸우뚱하며 "왜 안 오지 않는 거지?”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말이다. 심지어 토리코를 믿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토리코가 물끄러미 처다 만 볼 뿐 소년을 구해주지 않아 그대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말도 지독히 안 듣는 녀석이지만 게임 속 토리코는 정말 귀여웠다. 거대한 눈 모양이 새겨진 유리를 보면 눈동자 색이 변할 정도로 무서워하거나, 게이머가 줄을 타고 있을 때 발로 툭툭 건드리거나, 극적인 순간에 소년의 옷을 물어 간신히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같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집안의 온갖 물건을 다 부수어 놓지만, 주인이 오면 해맑게 다가오는 견공이 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소년과 토리코가 서로를 알아가며 공감하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는 개발자의 설명처럼 소년과 토리코가 알아가는 과정을 게이머가 그대로 느끼는 과정을 그대로 보는 듯 했다.
짧은 시연회였지만, '라스트 가디언'은 몰락한 고대의 도시라는 환상적인 배경과 토리코, 소년을 통한 다양한 퍼즐 플레이 그리고 마지막 시연버전에서 또 다른 토리코가 등장하는 반전 아닌 반전까지 게임이 기대감을 높이에 충분했다.
오는 12월 정식 발매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찾아올 '라스트 가디언'. 과연 이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