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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홀릭] “뭐 컵스가 우승을?” 눈시울이 붉어지는 감동적인 스포츠 게임광고

조영준

(해당 기사는 지난 10월 11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스포츠홀릭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만연한 가을입니다. 유난히 덥고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함을 넘어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죠. ‘가을을 탄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에는 남자들의 쓸쓸함이 짙어지는데요, 요즘 떨어지는 낙엽에도 “너도 가는 구나...”라며 감성이 폭발하고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한 남성분들이 유독 많은 것이 사실이죠.

이런 가을의 막강한 파워는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해외 외신에서는 가을에는 화끈한 액션보다는 서정적인 롤플레잉과 독특한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재미있는 조사가 공개되기도 했었죠.

또 가을은 스포츠 종목들의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달려온 야구 시즌의 마지막 챔피언을 가리는 결전의 장이 벌어지는 것과 동시에 농구와 배구가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하는 시기가 바로 가을입니다. 이 때문에 스포츠 게임들 역시 가을 시즌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스포츠홀릭에서는 이 가을 시즌을 맞아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기는 스포츠게임 광고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카고컵스
시카고 컵스 선수단 (유튜브 캡쳐)

이제는 남녀 모두 스포츠를 즐기는 시대가 되었지만, 남자들에게 스포츠란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의 존재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축구, 야구, 농구 등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가진 팬이라면 친구나 주변인들과 각자 응원하는 팀의 입장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일이 잦은데요, 눈떠보니 롯데 자이언츠 팬이 되어버린 본 기자 역시 신바람 야구의 희생자와 2009년 우승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친구와 함께 매년 팀 순위로 투닥거리는 것이 일상 중 하나지요. (네 그렇습니다 이 세 명은 그 이름도 유명한 엘롯기의 팬입니다.)

스포츠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 역시 이들 스포츠 팬들을 노린 감동적인 영상을 제작하거나 광고를 통해 큰 화제로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남자들의 심금을 울릴만한 감동코드를 담은 광고들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죠.

<시카고 컵스의 숨겨진 역사를 아는 이라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 ‘ MLB 12: 더쇼’>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야구 그 자체’로 불리며 현재 세계 야구 게임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MLB The Show’(이하 더쇼)의 시리즈 중 한 작품인 ‘MLB 12: 더쇼’의 프로모션 광고입니다.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이 광고는 경건한 신부님이 라디오를 들으며 기뻐하는 장면부터 오랜 시간 수염을 길러온 할아버지가 드디어 수염을 자르는 장면, 그리고 야구장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는 연인까지 팀의 우승을 기뻐하며 축제의 열기로 가득 휩싸인 도시의 풍경을 담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 팀이 다름 아닌 시카고 컵스라는 것입니다. 즉, 현실이 아닌 게임 속에서 벌어진 일인 것이죠.

아는 사람은 알 정도로 시카고 컵스는 정말 어마 무시하게 우승과 연이 없는 팀입니다. 시카고 컵스의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해는 무려 100년도 더 된 1908년으로, 이때 한국은 대한제국 순종 2년 즉 대한제국 시절이었습니다.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더욱 놀라운 사실은 1945년 이후로 시카고 컵스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챔피언을 가리는 월드시리즈에 진출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1945년은 바로 2차 대전이 끝난 해입니다.

제대로 감이 안 오신다면 시카고 컵스가 마지막 우승한 해부터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을 살펴보시죠. 컵스의 우승 이후 라디오가 상용화(1920년) 된 이후 스마트폰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인류가 달에 도착했고(1969년),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이 46회 진행됐고, 소련이 건국(1922년)되고, 붕괴되었으며(1991년), 명왕성이 발견되고(1930년), 행성에서 퇴출됐으며(2006년),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이 차례로 지나갔습니다.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심지어 마지막 우승했을 때 미국은 46개 주였지만, 지금은 51개 주로 늘어났습니다. 컵스의 우승 직전과 이후를 다룬 역사책도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근,현대사 교과서입니다. 이처럼 시카고 컵스의 지독스러운 우승과의 불운은 미국에서도 유명해 “컵스는 언제 우승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자 신이 "내 대에서는 불가능하다"라고 대답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시카고 컵스가 마지막으로 월드 시리즈에 나갔던 1945년에 경기장에 염소를 끌고 온 빌리 지아니스라는 팬을 입장시켜주지 않아 생겨난 염소의 저주(그가 경기장을 떠나면서 다시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 라고 저주를 퍼부었다네요) 때문이라는 설도 있긴 하지만, 염소의 저주 이전에도 오랜 기간 우승을 하지 못했으니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네요.

이러한 시카고 컵스의 상황을 아는 야구팬이라면 광고 속 게임 속에서나마 우승을 차지한 팀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팬의 기분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보지 못한 컵스의 우승을 게임으로나마 만끽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도 멀리 찾을 필요 없죠. 1992년 마지막 우승 이후 24년째 우승을 못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인기 구단 L모 팀이 존재하니까요.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MLB 12: 더쇼’ 광고 영상 유튜브 캡쳐

아 그리고 올해인 2016년은 시카고 컵스의 우승 가능성이 그 어떤 때 보다 높은 해이기도 합니다. 과연 100년이 넘는 악연을 끊고 시카고 컵스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두고 볼만한 일입니다.

<기억하고 있습니까? 위닝으로 불태우던 그때 그 시절-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오랜 시간 국내에서 축구 게임을 즐긴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쯤 위닝일레븐(해외명 ‘프로 에볼루션 사커’)으로 친구들과 밤을 새며 불태웠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200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플스방’에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위닝을 즐기며 “아 거 패스 더럽게 못하네”하며 투닥거린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국내에서 이 위닝의 인지도는 상상 이상인데요, 실제 군 부대 내에서 플스가 있는 곳 치고 위닝이 없는 곳이 없으며 이 위닝을 잘하는 후임은 생각보다 후한 점수를 받기도 했을 정도죠. 다만 2010년대 들어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피파의 급격한 게임성의 발전으로 크게 뒤쳐졌고, 계속된 라이선스의 부재 그리고 연이은 망작(대표적으로 위닝 2014)의 출시까지 여러 문제들이 발목을 잡으며 지금은 예전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20대 후반~ 30대 중반의 게이머라면 그 때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즐기던 위닝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러한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 광고 있으니 바로 작년에 공개된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프로모션 영상입니다.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이 영상은 일에 지쳐 택시를 탄 직장인이 깜빡 잠이 든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직장인이 택시에서 일어난 곳은 대학생 시절 자주 드나들었던 절친의 집으로, 어리둥절하게 발길을 옮긴 그를 친구들은 풋풋했던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바로 꿈으로 가득했던 16년 전인 1999년 그때처럼 말이죠.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처럼 함께 ‘위닝일레븐4’를 즐기게 되고, 게임 속에서는 왕년의 스타인 로베르트 바죠, 바티스투타가 현역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과거 세계 최고의 팀이었던 팀들의 유니폼이 걸려있는 방에서 말이죠.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이후 주인공은 다시 꿈에서 깨게 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만, “언제부터였을까? 게임을 하지 않게 된 것이”라는 질문과 함께 지금의 위닝일레븐을 다시 즐기게 됩니다. 그리고 광고는 다음날 게임을 함께 즐겼던 절친들에게 오랜만에 다시 전화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그 때의 추억을 현실로 가져오고 싶은 것처럼 말이죠.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풋풋했던 대학생 시절을 회상시키는 듯한 이 광고는 공개된 직후 굉장히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위닝의 인기가 강세였던 국내 게이머들의 반응이 뜨거워 아직까지도 회자될 정도였죠. 광고에 등장한 택시기사가 위닝의 해설을 도맡아 한 ‘존 카비라’라는 사실과 1999년 당시 일본 국가대표였던 "기타자와 츠요시”가 등장하는 등의 소소한 재미도 이러한 인기에 한 몫 했었죠. 한가지 옥의 티라고 한다면 이 감동적인 광고에 등장한 게임이 하필 라이선스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른 ‘위닝 2015’라는 것일까요?

다만 얼마 전 발매된 ‘위닝 2017’의 평가가 생각보다 좋다는 것은 위닝 팬들에게는 큰 호재입니다. 아직 그 시절 기억을 지닌 게이머라면 ‘위닝 2017’으로 다시 한번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PS4를 가진 친구 집으로 모여야 하겠지만 말이죠.

<에어 조던의 화려한 귀환 농구 게임계의 새로운 역사를 제시하다- ‘NBA 2K 12’>

야구, 축구 못지 않게 농구도 오랜 역사를 지닌 스포츠 종목이죠. 특히, 마이클 조던이 전성기를 보낸 대표되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미국 NBA는 그야말로 불세출의 스타들이 격돌한 황금기로 꼽힙니다. 이러한 NBA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높아서 지금과 달리 해외 경기를 볼 기회가 흔하지 않았던 90년대 당시에는 NBA 중계를 틀어주는 문방구, 슈퍼에서 동네 꼬마들과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켜보는 일도 흔히 있을 정도였습니다.

NBA 2K 12 표지
NBA 2K 12 표지

이러한 추억의 NBA 스타들이 총출동한 게임이 있죠. 바로 테이크투(이하 2K)에서 출시한 농구 게임 ‘NBA 2K’시리즈의 12번째 작품 2K 12가 그 주인공입니다. 다른 장르의 게임에서는 레전드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레전드 모드가 흔히 등장하지만, 농구에서는 유독 그 레전드 모드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요. 2K 12는 바로 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을 비롯해 전설의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워 농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NBA2K 인트로 영상 캡쳐
NBA2K 인트로 영상 캡쳐

사실 마이클 조던의 라이선스는 정말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요, 나이키의 유명 라인업인 조던에서 보듯 마이클 조던이라는 이름이 미국 대중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조던의 라이선스를 획득한 2K는 전작인 2K11 버전부터 조던을 전면에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선보였고, 이때부터 라이벌인 EA의 농구 게임 ‘NBA 라이브’를 급격하게 추월하기 시작합니다.

NBA2K 인트로 영상 캡쳐
NBA2K 인트로 영상 캡쳐

2K12는 게임의 인트로 영상을 통해 레전드들과 현역 스타들의 격돌을 그려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팀 던컨 등의 현역 스타들과 칼 말론, 줄리어스 어빙, 스코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카림 압둘 자바 등의 레전드 선수들이 실제로 맞붙는 듯한 연출을 통해 현재와 과거 NBA 스타들이 마치 한 곳에서 뛰는 듯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냈죠.

NBA2K 인트로 영상 캡쳐NBA2K 인트로 영상 캡쳐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에어 덩크를 선보이는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는 신은 이 영상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농구 선수들의 플레이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눈시울이 붉어질 만한 장면일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은 NBA 팬들에게도 농구 게임 팬들에게도 큰 인기였는데요, 위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계속 ‘삽질’을 계속하던 EA의 ‘NBA 라이브’는 이 2K 12를 기점으로 그야말로 완전히 시장에서 밀리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투브 캡쳐
위닝일레븐 20주년 기념 영상 유튜브 캡쳐

이처럼 농구, 야구, 축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포츠 게임에서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프로모션 영상 혹은 광고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영상 이외에도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본인의 마음을 찌릿하게 만든 ‘베스트 영상’ 한두 개는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과연 앞으로 어떤 게임들이 기막힌 영상들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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