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시장이 없다고 누가 말했나..'고퀄리티 게임 콘텐츠'에 매출 몰려

"VR 콘텐츠 시장이 없다고요? 잘만 만들면 대박 납니다. 연매출 100억 원 이상 되는 회사들이 꽤 될 걸요."

새해가 되어 방문한 한 VR 게임 콘텐츠 회사. 이 회사의 대표는 VR 게임 시장에 거품이 꺼진 것 아니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VR장비를 갖추기 위해 300만 원 이상의 지출을 쓴 사람이 글로벌로 수십만 명에 이르고 PS VR도 200만 대 이상 판매된 현재, 게이머들이 '좋은 게임'에 굶주려 있기 때문에 글로벌로 고퀄리티 콘텐츠를 만들어 도전하면 상상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차이나조이 2017 VR 게임
차이나조이 2017 VR 게임

< 대박 난 폴아웃4 VR.. 시장 가능성 '활짝'>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 삼성 기어VR의 판매량은 450만 대를 돌파했다. HTC바이브는 45만 여대, 오큘러스 리프트는 25만 여대가 판매되었으며, 여기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지난해 12월8일에 PS VR 누적 판매대수가 2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보급 대수를 바탕으로 지난 12월11일에 베데스다가 스팀으로 출시한 '폴아웃4 VR'는 출시 첫 주만에 5만 다운로드를 달성해 35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59.99달러(한국 6만9천원)의 높은 가격임에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 '폴아웃4 VR'은 각종 VR 게임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단독 1위로 우뚝 섰다.

폴아웃4VR
폴아웃4VR

'폴아웃4 VR'의 기세는 계속되어, 3주째에 이르러서는 12만6770명이 다운로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어 8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전문가들은 한 달 안에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의 한 VR 콘텐츠 전문가는 "유명IP를 쓴 게임이나 혹은 정말 잘 만들어진 VR 게임이라면 첫 달에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게 가능해졌다는 걸 입증한 사례."라며 "'폴아웃4 VR'은 '폴아웃4'의 단순 리메이크 작이긴 하지만 퀄리티가 높아 VR 게이머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 고퀄리티 게임이라면 승산 있어..국내에도 '오버턴' 등 사례 나와>

이처럼 '폴아웃4 VR'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와이제이엠게임즈에서 출시한 '오버턴'도 주목받고 있다. '오버턴'은 1인 개발자 한동훈 대표가 만든 VR 어드벤처 게임으로 신비로운 소녀 '마기'를 둘러싼 감성적인 스토리, 몰입감을 높인 전투 액션 등 VR의 장점을 극대화한 국산 게임이다.

오버턴
오버턴

'오버턴'은 지난 2017년 10월17일에 출시된 이후 한 시간 만에 스팀 VR 차트 톱 셀러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스팀의 매출을 추적하는 지표 사이트 중 하나인 '스팀스파이'에 따르면 첫 주에 8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시킨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지난 2016년에 스팀 얼리억세스 서비스를 시작한 서비오스의 '로우 데이터'(RAW DATA)도 지난 해 10월6일 정식 서비스 전에 이미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고퀄리티 VR 게임에 시장이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겜블VR
겜블VR

특히 전문가들은 VR 콘텐츠 시장에서 주목해야할 시장으로 카지노와 같은 겜블 류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다른 VR 게임들이 발매 한 달 이후 급격하게 다운로드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 감소를 겪지만, 겜블 류 게임들은 서서히 지표가 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는 것.

업계의 한 VR 전문가는 "레이싱 게임이나 FPS 게임처럼 빠르게 움직이면서 생동감을 느끼는 VR 게임들이 현재까지 주류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비교적 오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낚시나 겜블류 처럼 정적인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 삼성 오디세이와 오큘러스 고 등 다음세대 VR 하드웨어도 관건>

새로운 VR 주변기기들이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가 내놓는 오큘러스 고와 삼성의 프리미엄 VR HMD '오디세이'의 출시도 VR 콘텐츠 시장을 확장시켜줄 변수로 꼽힌다.

삼성 오디세이
삼성 오디세이

먼저 삼성전자는 기존의 기어VR과 '오디세이'로 투트랙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기어VR에는 닉스 프로페셔널 메이크업과 협력해 진행하는 가상 화장 서비스나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후 '기어VR'을 착용해 레고 캐릭터들과 레이스를 펼치는 '그레이드 레고 레이스' 등의 연계 콘텐츠 서비스에 한창이다.

또 지난 해 말 마이크로 소프트와 함께 출시한 삼성 '오디세이'는 3.5인치 AMOLED(아몰레드) 디스플레이 2개와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AKG 헤드폰을 적용해 기존의 VR 콘텐츠에 대한 체감 만족도를 한층 끌어 올려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큘러스 고
오큘러스 고

오큘러스 고는 PC와 스마트폰 같은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지 않은 독립형 헤드셋으로 199달러(약 22만원)의 싼 가격이 최대 강점이다. 샤오미가 내부 OS 개발을 담당했으며 출시는 2018년 1분기 안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기존의 VR 하드웨어의 단점을 보강한 차세대 VR 기기가 보급대수를 늘려갈수록 콘텐츠 쪽에 더 강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보급률이 높은 모바일 VR 시장에 고퀄리티 게임을 내는 쪽이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어 VR용 오큘러스 스토어에 'Colony Avengers'를 등록해 1만 다운로드를 넘긴 페이크 아이즈의 김석중 대표는 "PC시장은 이미 열려있다고 본다."고 운을 뗀 뒤 "그동안 모바일 디바이스는 VR 게임을 구동하기엔 무리가 있던 것이 사실이지만, 하드웨어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시장이 크기 때문에 누가 선점할 것인가가 주목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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