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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이대로 좋은가

조학동

지난 1월15일,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확률형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을 대외에 공개했습니다. 업계 자체적으로 자율규제를 하기로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게임들을 공개해 자율규제안을 지키도록 압박을 준다는 취지입니다.

그 자체는 좋습니다. 게임업계가 자율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 나간다면 그만큼 좋은 것은 없겠죠. 하지만 그런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자율규제 행보가, 실효성 없이 정치권의 개입을 막는 '면피성 수단' 정도로 보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율규제 업무 협약 현장(2017 7월에 있던 자율규제 본격화 발표 / 한국게임산업협회 제공)

요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회 이슈가 많지요. 그런 상황에서 자율 규제를 지키지 않는 업체들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자율 규제를 지키는 업체들에 대해서 먼저 따져야 하지 않나 생각 합니다. '자율 규제를 지키는 업체들은 문제가 없는가'를 봐야 자율 규제에 대한 실효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과연 문제는 없을까요? 아니요.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인터넷 포털도 좋고 몇몇 대표적인 게임 커뮤니티에 들어가봐도 좋습니다. 보면 낯 뜨거울 정도입니다. 단순히 욕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고, '게임이 아니라 사행성 도박'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까지 있는 등 수많은 질타가 쏟아집니다.

'한국 게임은 믿고 거른다'는 식의 표현들.. 이런 것들이야 말로 우리 한국 게임의, 특히 자율 규제를 지키는 기업들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유저가 원하니까', '돈을 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라고 주장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아닌 건 아닌 거죠.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슬슬 '바다이야기'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도 게임업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요소입니다. 지금 당장은 '비트코인' 등의 사회적인 이슈가 워낙 커서 묻히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잠잠해지고 정치권의 굵직한 이슈가 잠잠해졌을때 정치권이 가만히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국내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의 폐해에 대해 응징하는 시간이 반드시 올 겁니다.

때문에 게임업계, 줄여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아직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을 때, 지금부터라도 대형업체들 스스로가 자중하면서 문제가 안되도록 자율 규제안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확률을 공개하는 게 아니라 일정 확률 이상은 하지 않도록 하고 아예 게임 아이템 내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을 제한하는 등 구체적으로 줄여나갈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근 10년 가까이 게임업계는 '바다이야기' 사건과 관련되어 '사행성 도박' 이라는 굴레에 씌여 문제 콘텐츠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규제를 받는 콘텐츠가 되었죠. 그런 규제의 움직임이 조금씩 개선되어 풀리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확률형 아이템으로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니, 정신이 참 아득해집니다.

정신차려야 합니다. 또 다시 게임업계의 암흑기가 올 수 있습니다. 돈 버는 건 좋지만, 사행성을 강화해서 돈 벌면 안됩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전에 발표했던 미준수 업체들의 제재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자율 규제안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각 게임회사 대표님들이 국정감사에 줄줄이 끌려나가는 것을, 국회에서 다양한 게임 규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취재하게 될 그날이, 모쪼록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템 게임산업협회 확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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