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8]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전 세계 3개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 국내의 많은 게임사들이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시장 진입을 노리지만, 시장이 가진 특수성으로 인해 진출과 성공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고민을 가진 게임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연이 NDC 2018에서 진행됐다. 넥슨 일본 법인에서 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며 HIT, HIDE AND FIRE 등 다수의 모바일 타이틀을 런칭한 경험한 일본 시장 베테랑인 넥슨의 김기한 강연자가 발표를 진행하며 일본 시장에서의 경험을 나눈 것. 해당 발표는 김기한 강연자 본인의 개인적인 견해로 넥슨의 견해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는 강연을 시작하며, 레드오션인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의 현황을 꼬집었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져 중소 개발사들이 버티기 힘든 시장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해외 진출을 통해서 개발사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중 하나가 일본 시장이다. 일본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12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RPG 장르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일본 시장 진출은 말처럼 쉽지 않다. 갈라파고스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 특색이 강하며,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외산 게임의 성공이 쉽지 않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여전히 성장은 하고 있지만, 다운로드 수는 줄어들고 있다. 시장이 큰 만큼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 게이머 한 명을 모객하기 위한 단가도 높다. 국내의 2.5배 수준이다.
김기한 강연자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장에는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 근거로 일본 시장의 매출 순위의 수익을 예로 들었다. 시장이 큰 만큼 매출 순위 100위에 만 들어도 월 매출 25억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20위 권을 유지해야 거둘 수 있는 수익이다. 또한, 해외 게임들의 성공 빈도도 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물론 성공을 위해서는 그냥 진출해서는 안된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이용자 층 차이에 대한 설명을 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게이머의 경험 차이가 크다. 한국에서는 미드 코어급 게임으로 분류되는 모바일게임이 일본에서는 코어 게임으로 분류될 정도다. 특히, 일본에서 스마트 기기로 코어 게임 이용자 층은 560만 정도에 불과해 폭 넓은 이용자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요하다.
물론 현지화는 큰 비용과 인력이 투입된다. 현지화는 단순히, 번역만이 아니라, 이용자 층을 일본의 미드 코어 층까지 확대하기 위한 과정이다. CPI, 인스톨(Install), 리텐션(Retention), ARPU 등 4대 지표의 KPI를 개선하는 것이 현지화의 목표다. 김기한 강연자는 특히, 매출 개선을 통해 마케팅에 재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봤다.
강연에 따르면 일본에서 ARPU를 높이기 위해서는 확률형 뽑기 아이템을 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넥슨에서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모두 서비스 중인 게임의 경우 한국 게이머들은 확정형 상품을 일본은 확률형(뽑기) 아이템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의 게이머들은 상품의 성능은 물론 애착요소에도 많은 가치를 느끼기 때문에 무기나 방어구 등에 비해 캐릭터 상품이 더 비싼 가격에 잘 팔린다.
아트나 그래픽의 개선도 중요하다. 아트와 그래픽은 게임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게이머들이 애착을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아트와 그래픽은 CPI와 인스톨, 리텐션, ARPU 등 4대 지표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본 풍이나 익숙한 일본 애니메이션 등은 이미 일본에서 유행이 지난 경우가 많고, 애니메이션의 이용자 층과 게임의 이용자 층이 무조건 겹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급히 판단을 내려서도 안된다.
아트의 현지화 사례도 공개됐다. 히트의 경우 대화 장면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를 일본 유저에게 친숙한 2D 그래픽 형태로 만들어 냈으며, HIDE AND FIRE도 캐릭터의 외형을 일본 게이머들에게 더 친숙한 형태로 변경했다.
세계관과 시나리오 설정도 중요하다. 한국의 게이머들은 다른 게이머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여기서 희열을 느낀다. 반면 일본의 게이머는 콘솔 게임을 통해 게임을 접한 경험이 많아 게임의 세계관을 먼저 본다. 아울러 세계관 등도 애착 요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무조건 방대한 텍스를 준비하라는 것은 아니다.
히트의 사례를 살펴보면 국내 버전은 설명 없이 전투가 시작되는 튜토리얼이 진행된다. 챕터에 들어가면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 스토리가 진행된다. 해당 버전으로 일본에서 FGT를 진행한 결과 왜 싸우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에 일본 버전에는 인트로 영상을 제작해 추가했고, 인트로와 연결되는 튜토리얼을 더했다. 여기에 주인공 중심의 스토리를 재작성하, 유명 성우의 보이스 녹음 작업도 진행했다.
다른 콘텐츠 구조의 변경도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게임의 플레이 경험은 물론 일상 생활의 플레이 패턴도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회사 등에서 자동 플레이를 돌리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개인 시간 외에는 게임을 잘 하지 않는다. 대중 교통 등을 타고 이동하는 틈새 시간을 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2017년 톱 50 타이틀의 경우 세로화면 비중이 68% 정도다.
또한, 협력이 강조된 교육을 받은 14~31세의 유토리 세대에서는 경쟁보다는 협력이 중요시된다. 실제로 경쟁보다는 싱글플레이나 협력 멀티플레이를 선호한다. 멀티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은 더욱 싱글플레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과금을 높이기 위해서는 멀티플레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게이머들의 취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레이드, 길드 대결 등이 인기 콘텐츠이며, 최근에는 PvP 콘텐츠의 비중도 커졌다.
김기한 강연자는 발표를 마치며 “넥슨 일본 법인에는 10년 이상 PC와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 포진 되어 있으며, 한국의 우수한 여러 개발사와 함께 일본시장에서 새로운 성공신화를 써내려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