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워에서 마인크래프트까지. 만화로 보는 비디오게임의 역사

동전 넣고 즐기는 오락실의 시절을 지나 집에서 4K 해상도로 게임을 즐기고, HMD를 쓰고 실제 게임 안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레트로 게임을 수집하는 것이 키덜트라 불리며 당당한 문화로 인정받고 있으며, 장래 희망이 프로게이머나 유명 스트리머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게임이 우리 사회의 깊숙이 파고들었다. 최근 WHO에서 게임 중독 문제를 논하는 등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긴 하나, 이제는 게임을 제외하고는 놀이 문화를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만화로보는비디오게임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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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렇게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게임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발전하게 됐는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 아이들은 PS4나 닌텐도 스위치, XBOX ONE X 같은 최신 게임기들이 익숙하겠지만, 이전 세대로 가면 본격적인 가정용 게임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패미콤이나 메가드라이브 같은 게임기를 말할 것이고, 그 보다 이전으로 돌아가 부모님 세대까지 올라간다면 스페이스 인베이더, 갤러그, 팩맨 같은 게임들이 나올 것이다.

만화로보는비디오게임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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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사 계단에서 출판한 ‘만화로 보는 비디오 게임의 역사’는 게임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게임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마인크래프트, 포켓몬고,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최신 게임들까지 어떻게 비디오 게임이 발전해왔고, 비디오 게임의 발전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활약했는지를 만화로 보여주는 책이다.

만화로보는비디오게임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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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작가 조너선 헤네시가 글을 쓰고, 잭 맥고언이 그림을 맡아 THE COMIC BOOK STORY OF VIDEO GAMES 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출간됐으며, 한국판 번역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등으로 잘 알려진 전문 번역가 박중서가 맡았다.

이미 출간된 해외에서는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퐁에서 포켓몬 고까지 지난 50년간 비디오 게임의 역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정말 훌륭한 가이드다”라고 평가를 하고, 북리스트에서 “대중문화의 역사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꼼꼼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림으로 보여준다”라고 평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만화로보는비디오게임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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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다룬 책이기 때문에 그동안 어떤 게임들이 나왔는지를 소개하는데 주력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쉽지만, 이 책은 어떤 시대적 배경을 통해 컴퓨터가 만들어지고, 어떻게 게임으로 발전하게 됐는지를 아주 초기부터 다루고 있다. 잘 알려진 스페이스 인베이더, 팩맨 등을 넘어서 그 이전에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이스 워, 그리고 그 이전에 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음극선관 놀이기구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의 초창기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만화로보는비디오게임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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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잘 알려진 컴퓨터의 아버지 앨런 튜닝부터, 아타리를 설립한 놀란 부쉬넬, 아이폰 제국을 설립하기 이전에 게임업계에서 활약했던 스티브 잡스, 천재 개발자 존 카맥,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슈퍼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 등 게임의 발전에 기여한 천재들의 업적도 상세히 다루고 있으며, 게임업계의 위기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타리 쇼크 사건, 카트리지를 고수한 닌텐도64와 CD로 빠르게 갈아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엇갈린 명암 등의 사건들도 독자들을 흥미롭게 만들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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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게임의 재미보다는 역사적인 발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보니 내용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잭 맥고언이 상세히 묘사한 천재들의 모습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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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세히 묘사되고 있는 초반부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 최근 시대는 다소 간략하게 넘어가고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빠르고, 흥미진진하게 변하고 있는 현재 게임 시장의 이야기를 앵그리버드, 마인크래프트 등 몇몇 게임만으로 축약한 것은 거창했던 초반부에 비해 결말을 다소 심심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게임을 다 다루자면 지금 출간된 책의 몇배 되는 페이지가 됐을 테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좀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만든 투정이다. 소재의 특성상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기는 쉽지 않아보이지만, 평소 게임 역사에 관심이 있었거나,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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