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게임 영토전쟁] 3N만 있나? 중견 게임사들 활동 활발

[게임업계의 글로벌 영토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게임 시장의 국경이 옅어지고 모든 글로벌 국가의 마켓이 하나의 시장처럼 통합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 게임사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경쟁 속에서 국내의 게임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창간 14주년을 맞이하여 본지에서도 이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국내 게임 시장의 쏠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초창기 온라인게임 시장에 진입해 명맥을 이어가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선보이던 온라인게임사들이 더러 존재했으나 모바일게임으로 게임 시장이 재편되면서 거대 규모의 게임사들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순위를 찾아보더라도, 리니지M의 NC 소프트, 리니지2 레볼루션 및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을 서비스 중인 넷마블, 오버히트 등의 모바일게임과 15종 이상의 막강한 온라인 라인업을 보유한 넥슨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3N'의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 세 회사는 2017년 한 해 동안 무려 6조 4,822억 원이라는 수익을 거뒀으며, 이는 2016년에 기록한 4조 4,194억원에서 무려 47% 증가한 금액이자 11조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 규모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러한 거대 게임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견 게임사들 역시 글로벌 진출 혹은 신규 IP 확보 및 서비스 다양화 등의 다양한 전략을 바탕으로 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검은사막모바일
검은사막모바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검은사막 IP를 글로벌 규모로 확장하고 있는 펄어비스다. 검은사막을 통해 한 동안 침체된 온라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콘텐츠를 그대로 담은 것은 물론, 현시대 모바일 MMORPG 중 가장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인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해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직후 오랜 시간 이어졌던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이어지는 '리니지 형제'의 구도를 깨고 매출 2위에 올라, 대형 퍼블리셔인 넷마블과 넥슨을 제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더욱이 이 검은사막 모바일의 엄청난 흥행을 바탕으로 펄어비스는 지난 3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게임 퍼블리셔 중 1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두 번째로 매출을 많이 올린 회사로 올라서며, 시장에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검은사막 모바일
검은사막 모바일

펄어비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지난 7월 검은사막 모바일의 대만 서비스 발표에 이어 진행된 사전예약 첫날에만 무려 56만 명이 몰리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펄어비스는 대만 시장의 출시를 시작으로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온라인에 이어 두 번째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 게임즈 역시 다수의 게임 라인업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게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과거 모바일게임 시장을 지배했던 카카오 게임의 위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카카오게임즈는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함과 동시에 조직 개편 및 신규 개발사들의 다양한 신작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라인업들 역시 화려해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KOG와 손잡고 준비한 그랜드체이스 액토즈소프트와 함께 준비 중인 드래곤네스트M, 액션스퀘어가 만든 블레이드2, 와이디온라인이 만든 외모지상주의, 프렌즈게임즈가 만든 프렌즈골프, 프렌즈타운 등의 게임이 출시 혹은 출격 준비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개발 초기 단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카카오VX가 준비 중인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가상 체험 서비스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카카오게임즈 2018 프리뷰 현장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2018 프리뷰 현장 이미지

여기에 블루홀, 넵튠, 와이디온라인, 액션스퀘어 등 여러 회사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화려한 라인업도 갖췄으며, 올해초 텐센트, 넷마블, 액토즈소프트, 블루홀,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사모투자 합자회사에서 14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실속과 실리를 모두 키우며 급격하게 세를 늘리고 있어 3N을 위협하는 거대 게임사의 출범을 예고하기도 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이미지
캐리비안의 해적 이미지

조이시티 역시 신규 IP 장착과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조이시티는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캐리비안의 해적 IP를 통해 개발한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을 지난해 5월 전세계 154개국에 출시하여 글로벌 다운로드 600만을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주사위의 신을 통해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게임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임진록', '아틀란티카', '영웅의 군단' 등 PC 패키지시절부터 온라인,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플랫폼 마다 흥행을 이끈 스타 개발자 '김태곤 사단'이 개발 중인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엔드림 김태곤 본부장
엔드림 김태곤 본부장

창세기전과 김태곤 사단의 만남으로 큰 화재가 된 이 작품은 영웅의 속성과 스킬, 마장기 시스템으로 수준 높은 전략성을 구사할 수 있으며, 메인스토리 외에도 게이머가 직접 창세기전의 이야기를 만드는 커스텀 스토리 기능의 지원 등 그 동안 많은 실망을 안겨준 창세기전 IP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조이시티의 최대 주주 엔드림이 8개 투자 기업을 통해 515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보하는 등 경쟁력 역시 갖춘 상태며, 국내 유력 IP 및 자체 개발 게임을 강화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라인게임즈 김민규
라인게임즈 김민규

넥스트플로어에서 라인게임즈로 새로운 출발을 알린 라인게임즈도 2018년 주목할 만한 회사다. 드래곤플라이트로 애니팡과 함께 대표적인 카카오 키즈로 이름을 알린 넥스트플로어는 시프트업과 공동 개발한 데스티니 차일드 등 다수의 히트작을 선보이며 카카오 키즈 중 가장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기업으로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라인게임즈와 합병을 통해 글로벌 퍼블리셔로 나설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다수의 개발 스튜디오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출시 라인업의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일본 라인과 연계를 통해 국내의 우수한 게임을 일본에 출시하는 것은 물론,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모바일게임의 서비스를 진행하는 퍼블리셔로 입지를 다진다는 것이 라인게임즈의 각오다.

특히, ESA(전 소프트맥스)를 통해 창세기전 IP의 인수한 것을 비롯해 고전 명작으로 남아있는 창세기전 원작을 리메이크 하여 새롭게 출시하는 것은 물론, 창세기전 IP를 한계를 넘어 모바일, 콘솔 등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글로벌 진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중견 게임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 넥슨, 넷마블 이 3N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중견 게임사들 역시 체질 계선 및 콘텐츠 강화 등으로 새로운 동력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 중견 게임사들이 게임 산업의 탄탄한 허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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