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올해의 게임 “수작은 많은데 대작이 없다?”

2019년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9년 글로벌 게임 시장은 화려하게 부활한 속편들과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의 등장 그리고 포트나이트에서 시작된 플랫폼의 확장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시작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다양한 이슈를 낳았다.

이중에서도 세키로, 데빌메이크라이5, 바이오하자드2: RE와 데스스트랜딩까지 지난해부터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일본 게임사들의 대대적인 약진이 눈에 띄였고, 서구권 게임사들 역시 CO-OP 모드나 배틀로얄 등 멀티플레이 일색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다시 싱글 플레이에 집중하는 등 2019년은 게임 시장의 트렌트가 크게 변화한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이나 토탈워 삼국, 아우터 월드, 보더랜드3 등 이른바 '돈 값하는' 게임들이 다수 등장한 2019년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게임 중에서 "이 게임이 올해의 게임이다!"라고 선정할 만한 작품이 딱히 없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 수작은 여느 해보다 넘쳐나지만, 정작 압도적인 대작이라고 평가할 만한 작품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데스스트랜딩
데스스트랜딩

현재 2019년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 이하 GOTY)으로 가장 유력한 작품은 코지마 히데오의 복귀작인 데스스트랜딩이다. 영화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는 스타 개발자 코지마 히데오가 제작을 맡은 이 게임은 워킹데드의 '노먼 리더스', 한니발의 '매즈 미켈슨', 현재 가장 촉망받는 배우 중 하나로 손꼽히는 '레아 세두' 등 헐리우드 스타들을 총출동 시킨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무너져 버린 황량한 미국의 모습과 동부와 서부의 물자를 운반하는 독특한 설정, 그리고 헐리웃 영화 뺨치는 배우 캐스팅을 여과 없이 보여준 연출 등 데스스트랜딩은 게임을 넘어 영화 평론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명실공히 2019년 가장 이슈를 불러온 게임이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부분에서 이슈가 된 것에 비해 데스스트랜딩의 재미요소는 여전히 물음표가 존재한다. 게임 내에 전투가 등장하고, 보스전도 존재하지만, 이것이 게임의 핵심은 아니며, 엄청난 세계관과 스토리가 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적은 것이 그 이유로 지적된다.

데스 스트랜딩
데스 스트랜딩

여기에 독특한 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정작 스토리를 제외한 게임의 재미요소는 운송과 배달 이 두 가지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이 게임이 과연 올해의 게임에 걸맞는 콘텐츠를 지니고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욱이 평론가들과 전문가들에게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작 게임의 판매량이 AA급 타이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도 데스스트랜딩의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세키로 이미지
세키로 이미지

현재 유저 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세키로 역시 마찬가지다. 다크소울 시리즈로 유명한 프롬소프트의 신작인 세키로는 다크소울에서 시작된 높은 난이도의 적들을 오롯이 게이머의 실력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이른바 ‘소울 라이크’ 장르의 진수를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꿈도 희망도 없는 중세 일본을 배경으로 왼팔의 의수에 도끼, 수리검, 창 등의 무기를 장착하여 사용하며, 갈고리를 통해 건물과 건물을 이동하는 다이나믹한 와이어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등 그야말로 액션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게임이 바로 세키로다.

세키로
세키로

하지만, 초보자들과 손이 느린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는 입문 난이도가 높아 스트레스를 풀고자 게임을 했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소울 라이크’의 단점은 여전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이는 콘텐츠와 게임성 이외에도 흥행, 대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가가 진행되는 GOTY의 측면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으로, 하드코어 장르로 손꼽히는 ‘소울 라이크’ 장르가 가진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데빌메이크라이5, 바이오하자드 RE:2, 보더랜드3, 등 상당한 콘텐츠와 재미로 무장한 속편들. 스타워즈 게임의 새로운 장을 연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삼국지의 새로운 해석으로 인기를 얻은 ‘토탈워 삼국’, RPG 명가 옵시디안의 신작 ‘아우터 월드’, 시공간을 초월한 독창적인 액션으로 호평을 받은 ‘컨트롤’ 등 2019년에 등장한 수작은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러나 이들 작품 모두 최다 ‘GOTY’를 받기에는 각자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사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이미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이미지

이는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라스트오브어스와 게임의 모든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GTA5가 맞붙은 2011년, ‘드래곤에이지: 인쿼지션’이 대형 후속작들의 대폭망으로 최다 GOTY의 영예를 안았던 2014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라는 압도적인 대작이 등장했던 2017년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비록 명확한 GOTY 후보가 없다고는 하지만, 2019년은 액션, 호러, RPG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수작으로 가득했던 한해로 기억될 듯하다. 모두 상당한 재미를 가지고 있어 어느 게임이 최고라고 뽑히기 어렵다는 것은 그만큼 상당한 퀄리티의 수작들이 대중에게 저마다 사랑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사이버펑크 2077
사이버펑크 2077

이처럼 2019년은 수작은 많지만 압도적인 대작이 없었지만, 오는 2020년은 '사이버펑크 2077', 라스트오브어스2', '파이널판타지 7의 리마스터 버전' 등 이름만 들어도 게이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대작들이 연초부터 연달아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과연 1년 내내 게이머들을 마음은 풍족하게 지갑은 가난하게 만들었던 2019년을 넘어 2020년에는 어떤 게임이 GOTY 최다 수상의 영예를 얻게 될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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