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 끝판왕? 스팀 덱에 쏠리는 관심
닌텐도 스위치가 완벽히 장악한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또 다른 강자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스팀으로 전세계 다운로드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밸브가 깜짝 발표한 신형 기기 스팀 덱이 그 주인공이다.
스팀 덱은 자신의 스팀 라이브러리 게임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다. 1280*800 해상도를 지원하는 7인치 터치스크린과 아날로그 스틱 2개, 정사각형 트랙패드 등으로 구성됐으며, 크기는 298㎜×117㎜×49㎜, 무게는 약 669g, 배터리 용량은 40Wh다.
CPU는 ZEN2 4코어/8쓰레드 2.4~3.5GHz, GPU는 8 RDNA 2Cus, 1.0~1.6Ghz, 램 16GB로 최근 AAA급 게임도 충분히 돌릴 수 있으며, HD햅틱, 블루투스 5.0도 지원한다.
오는 10월 출시되는 신형기기인 닌텐도 스위치 OLED 버전과 비교하면 스크린 크기는 같고, 무게는 좀 더 무겁다. 배터리 용량은 비슷한 수준이나, 기기 성능이 높기 때문에 닌텐도 스위치보다는 좀 더 사용시간이 짧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밸브 측은 대부분의 게임에서 적당한 플레이 시간을 제공하며, 게임 스트리밍, 소규모 2D 게임 또는 웹 브라우징과 같은 가벼운 사용 사례의 경우 최대 7-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격은 64GB 모델(399달러), 256GB NVMe SSD 모델(529달러), 512GB NVMe SSD 모델(649달러)이니, 기본 64GB 메모리가 탑재된 닌텐도 스위치 OLED 버전(349.5달러) 보다 약간 비싸게 책정됐다. 당연히 마이크로SD 카드로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미 닌텐도 스위치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팀 덱이 전세계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닌텐도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게임기 성격이 강한 닌텐도 스위치와 달리 휴대용 PC에 더 가까운 모델이기 때문이다.
스팀 OS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스팀 라이브러리 게임을 모두 즐길 수 있으며, 닌텐도 스위치와 마찬가지로 전용 독을 지원하기 때문에 독에 장착하면 완벽한 PC로도 활용할 수 있다.
스팀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각종 모드나 언어 패치가 자유롭기 때문인데, 스팀 덱도 기본적으로 PC환경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모드를 설치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PC 소프트웨어는 물론, 심지어 다른 게임 스토어도 설치할 수 있다. 덕분에 MS, 에픽도 스팀 덱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일부 마니아들에게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그 어떤 기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강의 에뮬레이터 머신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게임기의 경우 스틱, 게임패드 등 주변기기를 전용으로 따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스팀 덱은 키보드, 마우스는 물론, 게임스틱 같은 주변기기를 별도 구입할 필요없이, PC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현재 닌텐도 스위치를 구입한 사람 중에는 닌텐도 게임 뿐만 아니라, 타 콘솔에도 발매된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즐기고 싶어서 중복 구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스팀 덱이 있다면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별도 구입할 필요없이, PC버전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기존에도 스팀 링크라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리모트 플레이를 제공하긴 했으나, 스팀 링크는 PC와 스마트폰이 동일한 네트워크에 있을 때만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던 만큼, 별도의 기기로 발매되는 스팀 덱이 더 활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은 이용자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게도 희소식이 된다. 닌텐도 스위치의 경우 별도의 개발툴을 활용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다면 개발이 쉽지 않으나, 스팀 덱이 시장에 퍼지게 되면 그냥 PC 버전만 출시해도 휴대용 게임기 이용자들까지 시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스팀에 힘을 쏟고 있는 국내 개발사들이 많아진 만큼, 스팀 덱이 국내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수도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스팀 덱은 아직 국내 발매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밸브 측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2월 미국, 캐나다, 유럽 연합 및 영국으로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며, 2022년에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물론, 한국도 아직 가능성이 열려있기는 하지만, 스팀링크 , 밸브 인덱스, 스팀 컨트롤러 등 기존에 밸브가 선보였던 기기들이 국내에는 발매된 적이 없기 때문에, 밸브에서 한국 시장의 규모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