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루 아카이브’의 김용하 PD “이용자들의 피드백 적극 반영할 것"

2021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한국 개발사의 작품을 꼽자면 단연 '블루 아카이브'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넷게임즈의 개발사 MX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11월 9일 출시 이후 양대 마켓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구글플레이 매출 TOP 5에 진입하는 등 엄청난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큐라레: 마법 도서관', '포커스 온 유' 등을 개발한 김용하 PD를 필두로, 서브컬처 장르에 조예가 깊은 이른바 '덕후'들이 모여 만든 게임답게 서브컬처 마니아들을 열광케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국내 서비스 2주가 지난 지금 '블루 아카이브'는 어떤 방향으로 서비스할 예정일까? 게임을 개발한 MX 스튜디오의 김용하 PD와 차민서 PD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블루아카이브 공동 인터뷰1
블루아카이브 공동 인터뷰1

Q: 일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김용하 PD: 사실 비결은 모르겠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전작인 ‘큐라레: 마법 도서관’은 굉장히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아쉬웠다. 그때 얻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조금 더 해볼 수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고,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시기가 잘 맞은 것도 있었다. 일본에서 먼저 출시했던 판단이 제대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차민서 PD: 넷게임즈가 일본 시장에서 노력했던 결과물이 ‘블루 아카이브’에서 잘 이어진 것 같다. 과거에 ‘히트’, ‘오버히트’ 등 이전부터 일본 시장에 도전했고, 이것이 ‘블루 아카이브’에 영향을 준 것 같다.

Q: 올해 초에 일본에 먼저 출시하고 국내에 출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김용하 PD -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2018년이었다. 박용현 대표가 오버히트 이후에 신작 프로젝트로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캐릭터 컬렉션 게임 제작을 제안해주셨는데, 일본에서 먼저 출시하고 한국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다행히 일본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한국에서도 좋은 기대감을 품을 수 있었다.

Q: ‘미래시’(타 국가에서 먼저 반영된 업데이트)가 깨진 느낌이다. 일본 버전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차민서 PD: ‘미래시’ 운영이라는 말 자체가 여러 의미가 있다. 예를 들면 “캐릭터 업데이트가 같아야지만 ‘미래시’인가?”등등 여러 가지로 나뉜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견들을 듣고 있고,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게 가져가려고 한다. 약간의 일정 변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권역별로 같은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용하 PD: ‘미래시’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견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들에 상처를 안 드리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일본 서비스 패턴을 지키면서 템포는 조정하고 싶다. 큰 틀에서 깨지 않으면서 서비스하겠다.

(좌)김용하 PD, (우)차민서 PD
(좌)김용하 PD, (우)차민서 PD

Q: 일본 시장에 출시된 지 9개월이 지났다. 일본 버전 업데이트를 따라갈 텐데 어떤 간격으로 진행할 예정인가?

김용하 PD: 9개월간 쌓인 콘텐츠를 단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지루한 느낌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금씩 주기를 당기는 방향으로 생각 중이다.

차민서 PD: 게임 피처의 경우 편의성 개선, 안정성 등은 조금 더 일찍 적용한 것들도 존재하기는 한다.

Q: ‘블루 아카이브’의 번역 이슈 등에 대해 이용자 간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에 대한 답변은?

김용하 PD: 인 게임의 경우 일본 버전을 손을 대지 않는 방향으로 작업했고, 현재 모든 리소스에 대해 로컬라이징을 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 게임 서비스되는 모든 지역에 걸쳐 같은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게임 리소스는 일본 원형을 유지하는 형태로 생각 중이다.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

Q: 한국 서비스 이후 버그나 불법 핵 등의 이슈가 발생했다. 해결 방안이 있는지?

김용하 PD: 한국 서비스의 경우 일본에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던 핵 같은 이슈가 충분하게 대응이 되지 않아서 문제가 된 사례가 있었다. 여기에 부정 사용(핵)은 일본과 한국의 양상이 다르기도 하고, 미처 못 챙겼던 부분이었다. 부정 사용자에 대한 제재를 위한 내부 정책을 세우고,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다음 주 패치부터 부정 사용자를 걸러낼 수 있는 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차민서 PD: 이 부분은 이용자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다. 철저하게 무관용 원칙을 지키면서 제재를 지속할 것이며, 별 탈 없이 라이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한 번에 해결하기는 어렵고, 일본 버전에서 문제와 한국에서 일어난 이슈의 양상이 다른 점 등이 있기에 어떻게든 노력해 개선할 방침이다.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

Q: 앞으로의 스토리 보강 계획이 궁금하다. 일본에서 진행한 캐릭터 콜라보를 한국 버전에도 진행할 것인지?

김용하 PD: 게임의 메인 시나리오 라이터인 양주영 팀장은 큐라레 때부터 같이 작업했던 분이다. 혼자 모든 걸 커버하기 어려워 시나리오 라이터에 대해 구인을 하고 있고, 현재 좋은 분들을 많이 뽑았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페이스로 스토리를 뽑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일본 버전에서는 스토리 업데이트가 늦었다는 피드백도 사실이다. 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당겨서 업데이트하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그 페이스가 늦어지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차민서 PD: 캐릭터 콜라보는 사업 쪽으로 협의할 부분이 많아 당장 말씀드리기 어렵다. 한국 서비스 버전까진 시간이 좀 남아있다고 본다. 한국과 글로벌도 똑같이 나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Q: 일본에서 서비스하면서 발견한 버그들이 한국에서도 확인이 됐다. QA 인원이 부족한 게 아닌지?

김용하 PD: 개발팀 인원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충분히 커버가 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죄송하게 생각하고, QA도 내부와 퍼블리셔 QA를 거쳤음에도 오류가 발생한 만큼 이용자들에게 부끄럽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고치고 있다. 한국과 글로벌 서비스는 이제 2주가 됐는데, 출시 초기에 서비스가 안정적이었기에 부끄럽기도 하고, 빨리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블루아카이브
블루아카이브

Q: 이미지 번역 이외에도 스토리 대사나 번역도 문제를 지적하는 이용자들이 있다

차민서 PD: 말씀 주신 의견들은 다 수렴하고 있다. 실제 작업이 돼 나가는 과정 자체는 잘 정리해서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 중이다. 천천히 나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용하 PD: 일본 서비스 번역도 오타가 있거나 하는 오류를 발견할 때마다 수정하고 있다. 태국, 대만 언어 등은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서 죄송하다. 제보해주시는 대로 수정을 하고, 더블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두려고 한다. 전체적인 리뷰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

Q: ‘몰루?’ 이모티콘이 인기가 많았다. 마케팅으로 활용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김용하 PD: 코코넛콘 작가가 국내 서비스 출시 전에 일본 서비스 버전을 해보신 것 같다. ‘몰루?’라는 아이콘을 내셨는데 반응이 좋았고, 넥슨 사업부서에서 “카카오 이모티콘으로 이벤트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의견을 주었다. 몰루콘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벤트성으로 끝나서 기간이 만료돼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2차 이모티콘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Q: 서브컬처 장르는 2차 창작과 뗄 수 없는 장르다. 저작권 가이드가 궁금하다

김용하 PD: 2차 창작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2차 창작 가이드 관련 공지나 네코제 같은 행사도 기획할 생각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 단계라 구체화 된 것은 없다.

Q: 29일 큰 업데이트가 있다. 총력전 난이도나 일본 버전과 달라지는 점이 있는지?

차민서 PD: 기본적으로는 일본 서비스와 같이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당시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조금 고친 부분은 있다.

김용하 PD
김용하 PD

Q: 출시 후에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한 것 같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김용하 PD: 매출 적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것 같다. 다만 매출보다는 신규 IP이기 때문에 더 오래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일본에서도 2차 창작이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용자들이 만족 하는 IP로 정착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차민서 PD: 예상외로 이용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최대한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한국 버전만의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 중인지?

김용하 PD: 내부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 기존 버전과 다른 콘텐츠 도입이 한국 이용자들의 게임 경험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게임이 일본과 다르게 가는 방향은 최소화하려 한다. 완전히 똑같이 가는 것도 새로움이 부족할 수 있어 운영이나 게임 연장 선상에 있는 부분들에서 게임 IP를 확장하는 준비들은 논의하고 있다. 아직은 이른 단계라서 내년쯤 전개될 것 같다.

Q: 최적화 계획 및 PC 버전을 지원할 계획은?

김용하 PD: 최적화 부분은 계속해서 신경 쓰고 있다. PC 버전은 당장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게헨나 학원 하루나
게헨나 학원 하루나

Q: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할 것인지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김용하 PD - 기본적으로는 ‘블루 아카이브’가 한국 및 글로벌에서 오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안정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으려는 고민은 계속해서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은 사업팀과 논의하고 있고,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기대를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게임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최대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

히후미 메모리얼 일러스트
히후미 메모리얼 일러스트

Q: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김용하 PD: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랑을 해주셔서 개발진 모두가 감사하고 있다. 이런 자리를 갖게 되어 너무 감사드린다. 개발팀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싶은 마음이 크다. 퍼블리셔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서비스를 이어가겠다.

차민서 PD: 개발 과정에서 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뜨거운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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