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함께 꽃길을 걸어요! '피크민 블룸’
AR(증강현실)과 LBS(위치 기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포켓몬고’로 돌풍을 일으킨 나이언틱이 신작 ‘Pikmin Bloom(피크민 블룸)’을 지난 11월 2일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은 ‘포켓몬고’와 유사하지만, 조금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피크민 블룸’만의 재미로 무장했다. ‘포켓몬고’가 일종의 수집형 RPG(역할 수행 게임)라면, ‘피크민 블룸’은 방치형 게임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큰 부담 없이 즐기고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전해주는 것이 장점으로 다가왔다.
‘피크민 블룸’은 나이언틱과 닌텐도의 두 번째 협업 작품이다. 아무래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매일 약 40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포켓몬고’의 성공이 새로운 협업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본다. 또 나이언틱 입장에서는 2022년 1월 31일 서비스 종료에 돌입하는 ‘해리포터 마법사연합’을 부진을 메워줄 게임도 필요했을 테고 말이다.
‘피크민 블룸’에 등장하는 ‘피크민’은 ‘젤다의전설’, ‘동키콩’, ‘위핏’ 등 유수 명작 게임을 만들어낸 전설적인 인물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든 게임이자 가상의 생명체다. 닌텐도의 IP(지식 재산)임에도 1편과 2편이 ‘게임큐브’, 3편이 ‘위유’로 선보여졌기에 아무래도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다.
‘피크민’ 시리즈는 다양한 특징을 가진 ‘피크민’을 활용해 앞길을 막는 장애물을 해결하거나 퍼즐을 풀고, 거대 벌레를 물리치며 진행하는 게임이다. 일종의 퍼즐 게임에 가깝다.
증강현실과 위치 기반 서비스 게임으로 돌아온 ‘피크민 블룸’은 원작에 등장하는 다양한 ‘피크민’들과 함께 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게임의 포인트는 ‘포켓몬고’와 마찬가지로 걷기다. 이용자가 걸을 때마다 ‘피크민’이 태어나는 모종을 탐색으로 발견할 수 있고, 일종의 화분인 슬롯에 넣고 걸어 다니면 새로운 ‘피크민’이 피어난다. 모종은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흰색, 회색 등으로 준비됐고, 모종마다 ‘피크민’을 피우기 위한 걸음 수는 다르다.
한 마리로 시작한 ‘피크민’ 대열도 며칠 플레이하다 보면 수십 마리의 ‘피크민’ 대열로 성장한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대열에 함께하는 ‘피크민’의 수도 늘어난다. 어느새 화면을 채우고 귀여운 동작을 하는 ‘피크민’을 지켜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또 이용자는 걷기를 통해 ‘피크민’ 모종 외에도 과일도 얻을 수 있다. 과일에서는 정수를 추출해 ‘피크민’에게 먹일 수 있으며, 정수를 먹은 ‘피크민’의 머리에서는 꽃이 피어난다. 꽃을 획득하면 ‘피크민 블룸’의 진면목을 만나게 된다.
꽃 심기 모드를 켜고 걸어 다니면 획득한 꽃이 이용자가 걸어간 길에 그대로 남는다. 화면을 통해서는 자신이 심은 꽃 외에도 다른 이용자가 심은 꽃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에 꽃이 한가득 피어있다. 또 주변에 일정량의 꽃을 심으면 피어나는 거대한 꽃도 있으며, 거대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거대한 꽃을 피우면 많은 정수를 얻을 수 있는 큰 과일을 얻을 수 있다. 꽃을 자신이 피우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기여만 해도 큰 과일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경쟁보다는 협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게임에는 획득한 ‘피크민’을 활용하는 콘텐츠도 준비됐다. 현재는 맵 곳곳에 자리한 버섯을 제거하는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버섯과 같은 색의 ‘피크민’을 보내면 버섯을 더 빠르게 격파하고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언젠가는 원작처럼 거대한 벌레를 물리치는 레이드 모드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버섯을 격파하면 작은 과일이나 친구 등 다른 이용자에게 보낼 수 있는 엽서를 얻는다. 엽서는 게임 내 친구와 주고받을 수 있으며, 엽서를 통해 우리 동네가 아닌 곳의 다양한 예술품과 명소를 만나볼 수 있어 소소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또 ‘피크민 블룸’이 재미있는 부분은 ‘피크민’과의 밀접도를 올려 ‘피크민’을 꾸밀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밀접도는 ‘피크민’의 머리에서 꽃을 획득하거나 버섯 제거 등 게임 내 대부분의 행동을 통해 오른다. 밀접도가 하트 4개를 채우면 ‘피크민’은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자신을 꾸미는 무언인가를 찾아온다.
‘피크민’을 메뉴에서 잘 살펴보면 슈퍼마켓, 미용실, 식당, 카페, 제과점, 거리 등 자신이 태어난 장소가 표시되어 있다. 미용실에서 태어난 피크민은 가위와 빗, 제과점에서 태어난 피크민은 빵, 식당에서 태어난 피크민은 셰프 모자 등 다양한 꾸미기 아이템을 착용한다. 거리에서 태어난 ‘피크민’ 경우 거리의 맨 앞 글자가 쓰여있는 배지를 착용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자신의 하루를 기록할 수 있다. 날이 저물 때쯤 게임을 켜면, 그날 자신이 이동한 장소와 걸음 등이 표시된다. 이어 간단한 이모티콘 일기처럼 세 가지 기분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하루를 표현하고, 자신이 촬영한 사진 중 몇 가지가 함께 등장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피크민 블룸’이 가진 강점은 이러한 게임 내 요소를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하루 2~3번 게임에 접속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방치형 게임처럼 가끔 생각나면 접속해 화면을 몇 번 터치하고, 탐색, 꽃 심기 모드를 등을 켜면 끝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쉽지 않지만, 등교, 출근 등 일상 생활을 위해서는 걷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걸어야 하는 길이라면 '피크민'과 함께 걷는 꽃길을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아니라면 게임을 그냥 만보계처럼 사용해도 좋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