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콘솔 게임의 부활인가! 2022년 출시를 예고한 기대작들
2022년 새해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차세대 게임기의 출시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존재감 없던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가 드디어 1조 원을 돌파했으며,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대형 콘솔 신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콘솔 시장을 외면하고 있었으나,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서구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콘솔 게임 시장을 해외 진출의 새로운 돌파구로 선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출시일이 밀린 게임들이 많다 보니, 올해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을 연이어 만나볼 수 있게 돼 국내 콘솔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월에는 스마일게이트의 야심작 ‘크로스파이어X’가 XBOX로 출시될 예정이다. ‘크로스파이어X’는 스마일게이트를 대표하는 ‘크로스파이어’ IP(지식 재산)를 활용한 게임으로, 기존의 국내 FPS(1인칭 슈팅) 게임들과 달리 싱글 플레이까지 담은 것이 특징이다. ‘크로스파이어X’의 싱글 플레이는 ‘맥스페인’ ‘앨런웨이크’ 등으로 유명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개발을 맡았으며, 멀티플레이는 스마일게이트가 직접 개발했다.
아직 정확한 출시 시기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의 PC, 콘솔 플랫폼 신작 ‘붉은사막’도 올해 출시가 유력하다. 김대일 의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개발 중인 ‘붉은사막’은 광대한 파이웰 대륙의 용병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사실적인 캐릭터와 컷신으로 그려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깊이 있는 싱글 플레이를 즐기다가, 자신이 원할 때 다른 이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싱글 플레이와 멀티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로 만들어지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2020년 게임어워드에서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넥슨에서는 대표작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한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PC,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으로 원작의 재미 요소를 똑같이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3차 클로벌 테스트까지 진행한 만큼 곧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형 호러 게임의 대명사 화이트데이도 콘솔 게임으로 부활한다. 우리게임즈가 손노리 정식 라이선스를 인수해 개발 중인 ‘화이트데이2:거짓말하는 꽃(가제)’는 원 개발사인 손노리가 개발노하우 공유를 통해 적극적인 기술지원을 하고 있고, 전편의 엔딩 콘티를 담당했던 슈퍼코믹스스튜디오 소속의 윤태호작가가 시나리오 감수에 참여하고 있다. 정식 후속작답게 퍼즐, 멀티엔딩 등의 주요 특징을 계승하고 전작의 2배 이상의 다양한 등장인물을 투입하여 전작을 능가하는 스토리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전에 ‘건그레이브VR’로 주목받았던 이기몹은 ‘건그레이브 고어’를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은 일본 인기 게임 시리즈인 ‘건그레이브’ IP를 이기몹이 인수해 개발 중인 정식 후속작으로, 캐릭터 원안을 담당했던 나이토 야스히로와 아티스트 나카무라 이쿠미 등이 참여했으며, 시리즈 특유의 화끈한 액션이 기대되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야심작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을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은 과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와 더불어 국산 패키지 게임의 전설로 불리는 '창세기전' 및 '창세기전 2'를 현대 기술로 되살린 것이다. 원작 특유의 깊이 있는 감동과 더불어 원작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과 전개상 오류가 있었던 내용을 개선해 ‘완전판’으로 개발되고 있다.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아름다운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의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투, 그리고 자유로운 탐험 플레이를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출시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네오위즈에서 새롭게 발표한 P의 거짓도 기대받는 신작이다.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4로 개발 중인 본격적인 소울라이크 액션 대작으로, 고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해 주인공이 인간의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울라이크에 충실한 액션에 더해 각 무기를 부위별로 조합하는 시스템과 팔 부위를 개조하여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독특한 액션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개발은 아니지만, 국산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도 출시될 예정이다. 넥슨에서 준비 중인 ‘DNF 듀얼’과 크래프톤의 자회사 스트라이킹디스턴스가 개발 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그 주인공이다.
‘DNF 듀얼’는 넥슨을 대표하는 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대전 격투 게임으로, 2D 격투 게임의 명가로 인정받는 아크시스템웍스와 에이팅이 개발에 참여했다. ‘데드 스페이스’ 등으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가 설립한 스트라이킹디스턴스에서 개발 중인 ‘칼리스트 프로토콜’은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든 호러 게임으로, 2320년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에서 주인공이 교도소 블랙 아이언 프리즌에서 탈출하면서 해당 장소에 얽힌 끔찍한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외에도 넷마블의 지분 투자로 관심을 모았지만, 계속된 출시 연기로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는 니오스트림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리틀 데빌 인사이드’도 올해는 출시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콘솔 신작을 선보이는 국내 게임사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포화 상태인 모바일 게임 시장을 벗어나, 서구권 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함이다. 2021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58억 2600만 달러(한화 약 67조)이며, 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유럽권은 콘솔 시장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세계 최대 규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이 최근 대대적인 모바일, 온라인 게임 미성년자 규제에 돌입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중국 콘솔 시장이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가상화폐로 인한 그래픽 카드 가격 급등도 콘솔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소다. RTX 3080이 정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될 정도로 그래픽 카드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콘솔이 차세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장 가성비 좋은 기기가 됐기 때문이다.
4K 해상도, 60프레임을 지원하는 최신 게임을 PC로 즐기기 위해서는 몇 백만 원의 고사양 PC를 갖춰야 하지만, 차세대 게임기인 PS5, XBOX 시리즈 X는 60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게임기 물량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그래픽 카드 가격 부담으로 인해 차세대 게임기 구입을 원하는 이들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과 달리 PC로 개발한 게임을 콘솔로 옮기는 것이 쉬워졌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도 멀티플랫폼 출시가 당연한 선택이 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국내 콘솔 게임이라고 하면 해외 대형 게임사에 비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대형 게임사들의 도전하는 올해에는 연말 GOTY(올해의 게임) 경쟁에서 국산 게임의 이름이 언급될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