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시간 피드백 수용한 '대항해시대 오리진', "이제 할만한 게임이 됐다"
모티프가 개발하고 라인게임즈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2차 비공개 테스트(이하 CBT)가 지난 7일 종료됐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80~90년대 세계 지리 하니만큼은 만점을 받게 해준 게임 코에이의 ‘대항해시대1~2’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워낙 만만치 않은 팬을 보유한 대항해시대의 IP(지식 재산권)를 사용한 작품인 만큼, 이 게임은 16세기 중세시대의 복장 및 건축 등 다양한 문화를 비롯해 항구와 함선 등을 세밀하게 구현한 것은 물론, 세계 전도와 맞먹는 방대한 지역을 구축하여 대항해시대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린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지난해 1월 진행된 1차 CBT의 경우 그래픽과 연출 부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게임의 핵심인 무역 시스템의 불편함과 완성되지 않은 시스템 등이 문제로 떠올라 게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2차 CBT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테스트에서 접수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게임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변경했으며, 테스트 중간에도 실시간으로 받은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용하는 등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와 호평을 끌어낸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교역 시스템의 변화다. 지난 1차 CBT에서 교역 시스템은 거리와 상관없이 수입이 같아 먼 도시를 항해해도 적자를 보거나, 물가가 너무 빠르게 변해 시세를 예측하기 힘들어 교역할수록 돈이 새어 나가는 등 온갖 문제가 발생했었다.
이번 2차 CBT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대거 수정되어 교역 거리가 멀수록 수익이 늘어나 교역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역별 특산물 시세 역시 일정 시간을 두고 변화해 교역 루트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초반 교역으로 돈을 착실히 모아 선단을 꾸리고, 더욱 먼 지역으로 나가는 플레이가 원활해지는 효과를 불러와 게임이 더욱 쾌적해진 모습이었다.
교역과 함께 탐험과 전투 등의 콘텐츠도 큰 변화가 이뤄졌다. 먼저 노력에 비해 별다른 보상을 주지 않아 매력이 떨어졌던 탐험의 경우 캐릭터 및 선박 장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퀘스트 및 다양한 요소에 필요한 유물을 획득할 수 있어 교역 작업과 차별화를 두었다.
특히, 지역별로 등장하는 자연경관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으며, 실제로 어느 정도 교역을 하여 선박과 항해사 등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모험을 떠날 정도였다.
전투 역시 배의 상성에 따라 전투의 전황이 크게 달라지는 등의 변화를 겪었는데, 전투 시스템은 큰 변화는 없었으나, 지연이 생겨 커맨드 입력이 늦어지는 등의 버그가 늘어난 것은 향후 수정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BM(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와 함께 대대적으로 변경된 선박 시스템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번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2차 CBT에서는 랜덤 뽑기 요소가 전면 삭제됐다. 이 여파로 선박 제작 및 설계도 시스템이 완전히 새롭게 변경되어 '운'과 '돈'이 중요하던 이전과 달리 '시간'과 '노력'이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도록 변경되었다.
먼저 무작위로 얻을 수 있었던 선박이 설계도 테크트리를 타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되어 시간을 들여 설계도 조각을 모으고, 배를 건조해야 하며, 항구 발전도가 낮으면 선박을 제작할 수 없는 등의 제약이 생겼다.
특히, 선박이 능력치가 랜덤으로 생산되어 강화 숙련도의 중요성이 높아졌으며, 숙련도에 따라 같은 등급 대비 강력한 능력치를 지닌 숨겨진 희귀 선박이 랜덤하게 제작되는 등 제작의 재미를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여기에 선박 부품과 장비의 경우 하위재료를 모아 상위 재료를 가공하는 식으로 변경되어 탐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으며, 이를 통해 교역과 탐험의 밸런스를 조절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항해사와 제독의 수도 크게 증가해 이들을 획득하고, 성장시키는 재미도 늘어났다. 최상위 등급의 항해사를 얻기 힘든 것은 이전 버전과 동일하나, 항해사에 따라 국가, 지역, 문화별 교역과 탐험의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항해사를 고용하여 성장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중 신규 제독을 획득할 수 있는 연대기의 경우 다양한 조건을 만족하게 해야 하고, 몇몇 특수 항해사 역시 일정 조건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를 차근차근 해금해 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처럼 이번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2차 CBT는 이전 테스트에서 지적된 단점과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갈아엎고, 확률형 아이템을 삭제하는 과감한 시도가 더해지며, 생각 이상의 재미를 갖춘 게임으로 변모한 모습이다.
여기에 이전의 실수(?)를 만회라도 하듯 CBT 기간 내내 공식 카페를 통해 패치 노트를 공개하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에 가깝게 적용하는 등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게임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과연 실망스러웠던 첫 대면과 달리 이제는 ‘수작’이라고 불릴만한 모습으로 변화한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더 많은 항해사를 만날 정식 서비스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