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또 한번의 진화 꿈꾸는 '던파'의 5가지 기록들
지난 2005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대표 액션 온라인게임으로 자리잡은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올해로 서비스 16주년을 맞았다.
한∙중∙일, 전 세계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며 누적 회원 8.5억 명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유한 '던파'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혁신적인 시도로 국내외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 사실. 특히, 오는 3월 24일 '던파'의 정수를 그대로 이식한 '던파 모바일'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16년의 세월 동안 국내외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게임 던파는 과연 어떤 기록을 지니고 있을까? '던파 모바일'의 출시를 앞둔 지금 16년간 던파가 지나온 길을 다시 재조명해보도록 하겠다.
전 세계 8억 5천만 명 이용자, 누적 매출 180억 달러
2005년 8월 이색적인 게임 하나가 출시된다. 바로 ‘던전앤파이터’다. 당시에는 3D 그래픽을 활용한 온라인 RPG가 큰 인기를 얻었다. 던파는 인기를 끌던 3D 게임과 달리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진행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고,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의 조작 방식을 온라인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액션 쾌감’이라는 개발 모토에 맞춰 각종 콤보 액션이 가능한 극한의 손맛을 제공하며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러한 손맛으로 입소문을 타며 던파는 흥행에 성공한다. 출시 후 1년 만에 회원 수 1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을 기록한 던파는 2007년엔 누적 회원 500만 명, 동시 접속자 수 15만 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8년 중국에 진출한 던파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중국 온라인게임 1위에 올랐다. 2009년 말에는 국산 게임 중 최초로 한국·중국·일본 3개국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용자 의견을 고스란히 반영한 대형 업데이트는 장기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2012년에는 신규 캐릭터 '여귀검사' 효과를 톡톡히 보며 PC방 점유율 순위가 상승한 데 이어, 2013년 '대전이(大轉移)'라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규 콘텐츠를 잇따라 도입해 이용자가 크게 몰렸다. 이용자 사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콘텐츠는 ‘안톤 레이드’가 꼽힌다. 최대 20명이 모여 난이도 높은 던전을 공략하는 던파 최초의 레이드다.
현재 던파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 5천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팬덤을 구축하면서 액션 장르의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2016년 8월부터 2021년 현재까지 PC방 액션 장르 1위를 기록하며 입지를 굳혔다. 특히, 던파가 기록한 누적 매출 180억 달러(한화 약 21조원)는 SF 액션 블록버스터 '스타워즈' 모든 시리즈의 극장 수입을 합친 것보다 수십억 달러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임한류의 원조! 중국 동시 접속자 500만 명 기록, 수출 10억불탑 수상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BTS, 기생충 등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7월 한국 콘텐츠진흥원에서 공개한 ‘2019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콘텐츠산업 통계 조사)’에 따르면 영화, 음악, 방송, 출판 등 전체 콘텐츠 시장 중 게임은 12.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음악과 영화 산업이 각각 5.4%, 5.1% 비중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큰 규모다.
2000년대 후반 한국 온라인 게임은 중국 시장에서 한때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중국 정부의 외국 게임 규제와 중국 게임 추격으로 인해 점유율이 4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짝퉁(산자이)' 게임이 득세하면서 한국 게임 입지가 극도로 위축됐다. 하지만 네오플을 필두로 국내 게임사는 중국 업체보다 앞선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중국 시장 회복에 나섰다. 당시 던파는 중국에서 게임 한류 열풍을 이끈 가장 대표적인 국산 IP로 중국 동시 접속자 수 500만 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네오플은 2016년 중국 유통사인 텐센트와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계약 기간을 무려 10년으로 체결하며 업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텐센트가 던파의 잠재력을 믿고 기꺼이 장기 계약을 품은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유의미한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제55회 무역의 날 ‘수출 10억불탑’ 정부포상을 받기도 했다. 2015년 제주도로 이전한 이후 제주 수출액(약 10억달러) 가운데 43%를 차지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2020년 F2P 게임 최고매출 10대 게임에 오른 유일한 대한민국 게임 ‘던전앤파이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PC F2P(Free to play, 부분유료화) 게임 매출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중 2020년 F2P 최고 매출 순위에서 텐센트의 모바일게임 ‘왕자영요’와 ’화평정영’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가 3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게임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던파는 대한민국 게임으로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위상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부터 던파걸까지··· 게임업계 마케팅 트렌드 제시
네오플은 지난 2007년 12월 국내 게임 중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인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을 열었다. 별도의 초대장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된 첫 행사에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티켓 판매 직후 단 5초 만에 5,000석이 모두 매진됐다. 던파 페스티벌은 매년 이용자끼리 컨트롤 대전을 펼치는 e스포츠 대회를 선보이거나 대형 업데이트 정보를 최초로 소개하며 이용자 호응을 이끌어냈다. 윤명진 디렉터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매년 열리는 던파 페스티벌에서 열정적으로 호응하는 유저들을 보면 감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던파는 통념을 깨는 이색 광고로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2014년 1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던파 CF는 유저들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적에게 둘러싸인 아이유가 난데없이 신봉선으로 변신해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충격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유와 신봉선이 닮은꼴 연예인으로 자주 언급된 점을 착안해 과감히 둘을 동반 출연시킨 것이었다. 지난해 던파에서 공개한 ‘출동! 아라드 레인저!’ 광고도 유튜브 조회 수가 한 달 만에 500만 회를 넘기며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과거 유행했던 특촬물 콘셉트의 이 광고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히어로들이 던파 광고 제안을 받아 광고를 제작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던파 홍보모델인 ‘던파걸’도 이용자 소통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유는 지난 2009년 던파걸로 게이머들을 처음 만났다. 당시만 해도 노래 잘하는 소녀로 알려진 아이유는 던파걸 활동 이후 '3단고음'을 터뜨리며 대세로 떠올랐다. 던파는 아이유 외에도 달샤벳과 걸스데이 등을 홍보모델로 기용하며 아이돌스타의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3대 던파걸인 서유리가 과장된 리액션으로 던파 기술을 소개하며 ‘이름하야~열파참!’이라고 말한 영상은 아직까지도 유저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서유리는 로즈나비라는 예명으로 ‘던파라디오’ DJ를 2년 동안 맡았다
‘네오플’ 국내 게임 개발사 최초 영업이익 1조원 돌파
2008년 넥슨은 던파 개발사인 네오플을 3,800억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했다. 던파의 폭발적인 흥행에 힘입어 네오플은 한국 게임사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었다. 지난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오플은 매출 1조 1,495억 원, 영업이익 1조 63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92.53%다. 이후에도 1조 2,156억 원(2018년), 1조 367억 원(2019년)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던파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2003년 넥슨코리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정헌 대표가 2010년 네오플 조종실장을 역임하며 던파의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강대현 COO가 2012년 던파 디렉터로 활동하는 등 현재 넥슨을 이끄는 주요 경영진이 던파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네오플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 제도를 운용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직원들의 주거 고민 해소를 위해 기혼 직원에 32평(105㎡), 미혼 직원에 27평(89㎡) 규모의 아파트를 사택으로 제공한다. 다른 거주지를 원하면 사택에 상응하는 주거비를 지원한다. 어린이집 ‘도토리소풍’ 제주원도 네오플이 자랑하는 복지 중 하나다. 실내 700평, 실외 1,200평에 달하는 이 어린이집은 수도권과 달리 전 직원의 자녀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3년마다 리프레시 휴가와 휴가비를 주고, 서핑과 낚시·골프 등을 즐길 수 있는 동호회 활동비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