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2] 스마일게이트 승승장구.. 'K 게임' 선봉장으로 글로벌 무대 '돌격'
"해외에서 정말 난리예요. 특히 유럽과 북미 쪽에서 한국 게임은 '로스트아크'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라 봅니다."
최근 한 글로벌 매체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이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과거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엔씨소프트의 '길드워'를 뛰어넘는 글로벌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며, '크로스파이어'에 이어 또 한 번 스마일게이트가 대박을 쳤다고 설명했다. 당장 한국 내에서의 체감과 글로벌에서의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로스트아크'의 흥행만으로도 올해 비전에 대한 설명이 끝났다고 할 만큼 고무적인 상황이다.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 그리고 '에픽세븐'
회사가 설립되고 근 10년 동안 스마일게이트를 먹여 살린 게임, 아니 중견기업을 지나 대기업으로 발돋움시킨 게임은 '크로스파이어'였다. 중국 전역을 휩쓸고 동남아 지역 일부에서 초대박을 터뜨린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를 국내 5대 게임 기업에 오르도록 성장시켰다.
나아가 '크로스파이어'에서 오는 막강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이라는 걸출한 무기를 양손에 거머쥐게 됐다. PC와 모바일에서 절묘하게 쌍권총을 손에 잡게 된 것.
이 쌍권총 중에 특히 올해 무서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게임이 바로 '로스트아크'다. 초반 콘텐츠 부족, 그리고 콘텐츠 연결성 미흡 등으로 주춤하던 시기가 있었던 '로스트아크'였지만, 다년간의 콘텐츠 축적과 이용자 소통 행보로 이제 완전체라고 해도 무리 없는 트리플 A급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로 변모했다.
그 결과 지난 2월 11일에 스팀을 통해 '북미', '유럽', '남미', '호주'에 론칭한 '로스트아크'는 최고 동시 접속자 132만 명을 기록하며 스팀 역대 2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론칭 약 3주 만에 글로벌 이용자 수 2천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특히 북미/유럽에서만 신규 이용자 1천만 명을 확보하고 론칭 후 한 달이 넘은 시점까지 동시 접속자 수 60만 명대를 기록하면서 '로스트아크'는 글로벌 최고의 MMORPG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강력한 '로아'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정비에 나선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현재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아시아 최고 인기 FPS(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 파이어', 글로벌에서 여전히 중박 이상의 행보를 보이는 '에픽세븐', 나아가 초대박을 터뜨린 '로스트아크' 3개 게임의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그룹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 첫 번째 행보가 바로 다양한 투자다. 일례로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지난 3월 8일 북미의 신생 개발사 '포스트카드 게임 스튜디오'에 약 35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단행했다.
포스트카드의 설립자 레이 알마덴은 17년간 '너티독', '게릴라', '343 인더스트리즈' 등에서 '헤일로 4·5', '언차티드 4',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유수의 타이틀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 개발자이며, 레이 알마덴 외에 창립 멤버 5인도 글로벌 게임사에서 대형 프로젝트의 리드 역할을 수행한 유명 개발자로 구성되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지난해에도 '테일러 쿠로사키', '제이콥 밍코프' 등이 설립한 '댓츠 노 문'에 12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등 국내 최초 'GOTY' 수상을 위한 개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신작 출시도 준비 중이어서, 3D 카툰 렌더링으로 구현된 캐릭터와 턴제 기반의 전략적인 전투, 화려한 액션 연출이 특징인 이 세계 판타지 서브컬처 모바일 RPG '아우터 플레인'이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플랫폼 스토브, 조금씩 확장.. 버튜버도 성과
또 하나 스마일게이트의 독보적인 행보로 플랫폼 개발 분야를 들 수 있다. 초반 방향키를 못 잡고 헤매길 5년, 스토브는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최대 약점 중 하나로 지목받아 왔지만 끊임없는 지원 속에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디 게임 분야에서 먼저 긍정 신호가 나온다. '스토브 인디'는 약 300여 종의 인디 패키지 게임을 서비스하며 국내 대표적인 인디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가맹점 전용 VR 게임 플랫폼 '스토브 VR'에도 90여 종의 VR 게임을 서비스하는 등 꾸준히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대형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진행해 지난 3월 11일 '락스퀘어'가 개발한 모바일 헌팅 액션 게임 '와일드 본'을 정식 입점하며 본격적인 외부 게임 IP의 입점 사업도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버추얼 인플루언서 '한유아'에 대한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한유아는 최근 지난 2월 모델 매니지먼트 회사인 'YG케이플러스'와 전속계약을 맺은데 이어, 2월 25일에는 CJENM을 통해 가수 '유아'(YuA)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또 지난 2월 14일에는 '부산행', '지옥'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IP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창작하는 작업 시작하는 등 버추얼 인플루언서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약점을 보완하며 꾸준히 발전.. 우려점은 없나
이처럼 다방면에서 팡파르를 터뜨리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그룹이지만,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눈에 띄게 다가오는 것은 '차이나 리스크'다. 중국 정부가 텐센트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 중인 '크로스파이어'도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다. 당연하게도 스마일게이트의 최대 모멘텀이라고 할 수 있는 '크로스파이어2'의 중국 서비스도 요원해졌다.
여기에 콘솔 분야로 야심차게 진출한 '크로스파이어 X'가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서 IP 플랫폼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빠른 업데이트로 개선하고 있긴 하지만 북미-유럽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내부적으로 경직된 업무 구조도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캐시카우를 내는 부서가 있지만, 대부분 독립된 부처에서 독립적으로 노력해서 만들어진 구조이며, 보상도 해당 팀에 대부분 집중된다. 나머지 제대로 캐시카우를 내지 못하는 부서는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자신감도 결여된 모습을 보여준다.
나아가 최근 전 게임업계를 떠돌고 있는 블록체인 분야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내부에 NFT 연구팀이 있긴 하지만, 국내의 내로라하는 게임사들 중에 블록체인 분야에서 유일하게 대응하지 않는 회사는 스마일게이트가 유일하다시피 하다.
즉, 중국의 텐센트가 표류하여 '크로스파이어'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혹은 만약 내년이나 내후년에 블록체인 게임 열풍이 강하게 불어올 경우,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시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또 한 번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