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길찾기를 더한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 게임. 젬블로 '메모루트'
어린 시절 뒤집어 놓인 카드들을 한 장씩 들춰보고 같은 그림의 카드를 찾아내는 게임을 즐겨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메모리 게임’으로 불리는 이 장르는 ‘같은 것을 기억하고 찾는다’는 교육적 성격 덕분에 지금도 학교나 학원에서 교육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같은 그림이 한 쌍씩 그려진 카드들만 있으면 되는 간단한 방식 때문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IP의 일러스트들을 활용한 제품들을 시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보드 게임 개발사 젬블로에서 이 메모리 게임 장르에 새로운 개념을 더한 신작 보드 게임 '메모루트'를 선보였다. ‘메모루트’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기억력(Memory, 메모리)과 길 찾기(Route, 루트)를 방식이 결합된 게임이다.
8개의 꽃그림이 한 쌍씩 총 16장의 타일들이 모두 뒤집어져 보드 위에 깔린 모습을 보면, 일반적인 메모리 게임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러나 단순한 메모리 게임을 떠올리며 너무 만만히 보기엔 이르다. ‘신개념 메모리 게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머릿속에서 길을 그리는 공간지각능력이 필요할뿐더러, 길을 찾아 목적지에 도달해야한다는 미션이 부여되어 게임이 끝날 때까지 방심할 수 없다. 단순히 기억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일반적인 메모리 게임은 같은 타일을 기억했다가 그 타일을 찾아서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때문에 플레이어들 중 누군가가 같은 그림의 타일을 찾아냈다면, 해당 타일들을 본인 앞으로 가져가 점수로 계산한다. 그러나 메모루트에서는 같은 그림의 타일들을 찾아냈어도 플레이어가 이를 가져가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둔다. 대신 해당 타일의 인접한 곳으로 자신의 두더지 말을 이동시킬 수 있으며, 이렇게 이동을 반복하여 최종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나의 미션을 클리어하게 된다. 즉, 같은 그림의 타일을 찾아내는 행위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목적 달성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메모리 게임에서는 한번 같은 그림을 찾으면 해당 카드가 소거되며, 단발적인 기억으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메모루트에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같은 그림 카드가 소거되지 않고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 수단이 된다. 따라서, 미션 달성을 위해서는 이전에 찾았던, 혹은 다른 플레이어가 찾았던 같은 그림 카드를 계속 기억해 두고 목적지로 향하는 루트를 머릿속으로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보드 위에 뒤집어져 놓여있는 꽃들의 위치를 알 수 없어 헤매게 되지만, 차례가 돌아가며 경로를 하나씩 찾아 두더지 말을 목적지에 도착시켰을 때는 기존 메모리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