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메타버스로 가는 열쇠. 신사업으로 ‘버추얼 휴먼’ 주목하는 게임업계
국내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신사업으로 ‘버추얼 휴먼’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버추얼 휴먼’은 AI와 최신 그래픽을 활용해 만든 가상 인간으로, 게임 속 캐릭터보다 더 현실적인 모습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 등이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버추얼 휴먼’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실제 사람과 유사해졌으며, 그 결과 연예인 대신 각종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LG에서 만든 버추얼 휴먼 ‘김래아’, 신한은행의 광고 모델인 ‘로지’, 일본에서 이케아 모델로 화제가 된 ‘IMMA’ 등은 광고에서 실제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2025년 버추얼 휴먼 시장 규모가 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게임 업계에서 버추얼 휴먼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스마일게이트다. 지난 2018년 에픽세븐 출시와 함께 버추얼 크리에이터 ‘세아’를 선보이더니, 최근에는 더욱 더 진화한 버추얼 휴먼 ‘한유아’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한유아’는 스마일게이트의 VR게임 ‘포커스 온유’의 주인공으로, SM엔터테인먼트 에스파의 가상 캐릭터로 화제가 된 자이언트스텝과 손을 잡고 버추얼 휴먼으로 재구성했으며,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고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넵튠도 버추얼 휴먼 ‘수아’의 제작사 온마인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주목을 받았다.
온마인드는 넥슨의 ‘서든어택’ 연예인 캐릭터 제작과 자이언트스텝 버추얼 유투버 ‘지아’ 등의 개발에 참여했던 김형일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그가 만든 국내 최초 리얼타임 버추얼 휴먼 ‘수아’는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넵튠은 SK스퀘어가 온마인드에 97억 원 투자를 진행하면서, 벌써 투자금 대비 몇 배의 수익을 올린 상태다.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크래프톤도 최근 본격적인 인터랙티브 콘텐츠 개발과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를 구현하는 사업을 위해 개발한 '버추얼 휴먼' 데모 영상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크래프톤의 버추얼 휴먼은 모션 캡처 기반의 생생한 움직임과 리깅(Rigging)을 이용한 자연스러운 시선 처리, 다채로운 표정 연기는 물론, 피부의 솜털과 잔머리까지 구현해 실제 인간과 매우 흡사한 모습을 자랑한다.
넷마블도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버추얼 휴먼 ‘리나’를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나는 넷마블이 출시를 준비 중인 신작 PC 게임 오버프라임의 홍보 영상에 등장해 게이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으며, 송강호, 비, 하니 등이 소속된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펄어비스 역시 실제 유명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아바타 ‘하이퍼모델’을 개발하는 하이퍼리얼에 지분 투자를 진행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신사업으로 ‘버추얼 휴먼’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이미 오랜 기간 게임 개발을 통해 가상 캐릭터 개발 노하우가 충분히 쌓여있기 때문에 개발이 쉬운 편이며, 게임뿐만 아니라 광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버추얼 휴먼’의 인지도가 쌓이면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연예인 대신 등으로 자사 게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고, 아예 유튜버, 광고 모델, 가수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 진출도 용이하다.
향후 게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메타버스’에서도 ‘버추얼 휴먼’이 매우 중요하다. 현실과 가상 세계를 오가게 되는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사람을 대신하게 되는 아바타가 얼마나 현실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몰입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이 아닌 존재를 볼 때, 닮을수록 호감도가 높아지다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이 생기는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생기게 되지만, 이것을 극복하면 호감도가 더욱 올라가게 된다.
이미 현실 세계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게임 속 환경 그래픽을 발전시킨 게임사 입장에서는 ‘버추얼 휴먼’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들이 만든 ‘메타버스’가 더욱 더 현실 세계에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다. 향후 ‘메타버스’ 세계를 주도하려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버추얼 휴먼’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