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 매직'의 후계자? ’디사이플스‘
서양식 '턴제 전략 게임'의 명맥을 이어갈 새로운 신작이 등장했다. 바로 지난 3월 18일 정식 출시된 '디사이플스: 리버레이션'(이하 '디사이플스')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프리마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토르피코 시리즈를 개발한 '칼립소'에서 퍼블리싱(국내는 H2 인터렉티브)을 맡은 '디사이플스'는 이제는 멸종 위기종에 버금갈 만큼 신작이 드문 '턴제 전략 게임'. 그것도 신규 IP(지적 재산권)로 출시된 작품이다.
워낙 관심도가 떨어지는 장르이고, 개발사의 인지도도 낮다 보니 게임에 대한 인지도 역시 낮지만, 게임이 가진 재미만큼은 상당하다.
특히, 꾸준히 몰입감을 유지해주는 세밀한 전략 시스템과 RPG(역할수행게임) 그리고 도시를 성장시키는 건설 시뮬레이션의 재미가 흥미롭게 조화되어 '턴제 전략 게임' 장르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모습이다.
'디사이플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 퀘스트가 등장하는 기본적인 서양식 '턴제 전략 게임'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이용자는 데몬과 천사 사이에서 탄생한 '네파림' '아비아나'가 되어 저마다의 이유로 종속된 각 종족을 해방하는 여행을 떠나게 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동료들을 영입하고, 도시를 키워 유닛을 생성해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
퀘스트는 총 3종류로 진행된다. 게임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메인 퀘스트‘를 비롯해 동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부가 퀘스트‘, 필드에서 만날 수 있는 ’일반 퀘스트‘ 등으로 나뉜다.
일반 퀘스트의 경우 같은 유닛보다 높은 능력치를 지닌 특수 유닛을 영입하거나 자원을 획득할 수 있고, 동료 퀘스트의 경우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상위 무기를 얻거나, 필살기가 개방된다.
아울러 이 퀘스트는 이용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받아 향후 스토리가 달라지고, 같은 퀘스트라도 이용자가 어떤 종족의 편을 드느냐에 따라 종족 우호도나 보상이 달라지는 등의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이 종족 우호도는 게임 내에서 상당히 중요한데, 바로 유닛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디사이플스'의 세력(종족)은 제국, 엘프 연합, 언데드, 망자의 군단(데몬) 등 총 4종이다.
보통의 '턴제 전략 게임'은 특정 진영을 선택하거나, 필드를 오가며 지역에서 유닛을 고용하는 방식이지만, 이 게임은 도시를 성장시켜 종족 건물을 건설해 유닛을 생산하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더욱이 이 종족 속에도 세력이 다르게 존재한다는 설정 덕에 하나의 종족에 여러 건물이 등장하고, 이 건물에서 생산하는 유닛이 모두 달라 건물을 바꾸어 가며, 유닛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종족 우호도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건물 등급을 높일 수가 없어 이용자의 선택이 유닛 생산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내가 선호하는 유닛이 있는 종족과 우호도를 집중적으로 쌓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라고 할 수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우선 '디사이플스'의 종족은 모두 나사 하나가 빠져있는 상태로 등장한다. '광신도들이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거나'(제국), '공포의 신이 자신들을 미치게 하거나'(언데드), '본인들의 신을 본인들의 손으로 죽이려 하거나'(데몬), 아에 신이 죽어버린 종족(엘프)도 있다.
이에 종족 간의 갈등 요소가 단순히 선과 악 같은 이분법이 아닌 ‘악 vs 악’, 선 vs 선‘인 경우도 많고, 모두를 쓸어버리고 더 많은 자원을 얻는 선택지도 존재해 한쪽 편을 들어주기 정말 애매하여 “에이 그냥 저 유닛 포기하자”라는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했다
게임 내 전투 시스템은 유닛과 영웅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디사이플스‘의 전투는 3명의 영웅(주인공 포함)과 7개의 유닛 그리고 3개의 후열 유닛을 더해 총 13명의 캐릭터를 출격시킬 수 있다.(2회차인 해방모드에서는 영웅 출전 제한이 없다)
각 유닛은 지휘 포인트를 지니고 있는데, 이 포인트에 맞추어 유닛을 구성할 수 있어서 만렙인 80레벨 전까지 전 유닛을 4등급으로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으로 유닛을 구성해야 한다.
특히, 후방 유닛의 효과가 생각보다 전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4등급 유닛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영웅 조합과 배치에 따라 3단계 유닛도 상당히 좋은 효율을 보여주기 때문에 전략적인 재미도 쏠쏠하다.
이처럼 ’디사이플스‘는 퀘스트를 중심으로 한 서양식 ’턴제 전략 게임‘을 기반으로, 도시를 건설하는 시뮬레이션의 재미와 이용자의 선택이 유닛 구성과 영웅의 성장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장르의 재미가 유기적으로 접목된 의외의 수작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특히, 이제는 신규 IP가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턴제 전략 게임‘ 장르에 새로운 유망주가 등장했다는 것도 장르의 팬으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부분인 것이 사실. 과연 속편의 느낌을 팍팍 풍기고 있는 ’디사이플스‘가 앞으로 어떤 속편으로 팬들에게 재미를 줄지 후속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