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스마트폰 살 필요 있나요?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달라진 시선
최신 게임을 좀 더 쾌적하게 즐기기 위해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던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 최상위 등급 스마트폰의 가격이 150만 원에 달할 정도로 높아져서 부담이 커졌으며,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적화 작업에 힘쓰면서, 굳이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아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굉장히 짧은 편인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아직도 오래된 저사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으며, 특히 중국에 이어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낮은 사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하는 것이 흥행에 직결된다.
더구나 최근에 발매된 스마트폰들은 성능 경쟁 시기를 지나, 카메라, 디자인 등 부가 기능 경쟁을 하고 있어, 스마트폰을 모바일 게임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
가장 최근에 발매된 삼성의 갤럭시S22의 경우 발열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 성능을 낮추는 GOS 기능으로 인해 성능이 제한되면서, 오히려 예전 스마트폰보다 더 게임이 잘 안 돌아가는 현상이 발견돼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스마트폰 외에도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이유가 되고 있다.
이미 블루스택, 녹스 앱플레이어 등 앱 에뮬레이터들로 거의 모든 모바일 게임을 PC로 즐길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는 조작이 불편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장르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별도의 PC 버전을 같이 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이 직접 개발한 PC 버전의 경우 스마트폰과 달리 성능 제한이 필요 없기 때문에, 최신 사양에 맞춰서 4K 해상도까지 최상급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으며, 키보드와 마우스 조합을 통해 사실상 PC MMORPG와 비슷한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PC를 넘어서 콘솔 버전까지 출시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나 호요버스의 ‘원신’ 같은 사례도 존재한다.
물론 모든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블루스택, 녹스 앱플레이어를 일부러 막아 놓는 게임사도 있고, 구세대 안드로이드 OS 기반으로 작동하는 에뮬레이터의 한계로 인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게임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구글에서 직접 만든 PC용 앱 플레이어인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발표해, 더 안정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인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단일 코드베이스를 사용해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안드로이드 버전도 비교적 최신인 11을 사용하며, 기존의 앱 플레이어와 다른 가상화 방식 하이퍼-V를 사용해 게임을 한층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타 서비스인 만큼 아직 지원되는 게임이 많지는 않지만, 향후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PC 버전을 별도로 만들 여력이 부족해 멀티플랫폼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 중소 게임사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최신 스마트폰의 구입 이유가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게임이 목적이라고 해서 굳이 부담되는 가격의 최상위 등급의 스마트폰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제는 디바이스의 종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그리고 다른 플랫폼 간의 크로스 플레이의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