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만든 모바일 수동전투 RPG 열풍. 계속될까?
넥슨의 야심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예상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상위권에서 순항 중이다.
지난 3월 24일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원작의 손맛을 그대로 살린 수동 전투를 앞세워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로 출발했으며, 지난 4월 1일에는 ‘리니지W’마저 꺾으며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 국내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등극은 하루 만에 끝나기는 했지만, 현재도 ‘리니지M’와 ‘리니지W’에 이어 매출 3위를 유지하면서 장기 흥행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이처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돌풍을 이어가면서 게임업계에서는 모바일 수동 전투 열풍이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장시간 정교한 조작을 하는 것이 어려워 RPG 장르에서는 자동전투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직접 조작 전투를 핵심으로 내세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성공을 거두면서 수동 전투도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너무 자동 전투 중심의 게임들만 계속 등장하다보니, 한국 모바일 게임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분재 게임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한국 못지 않게 자동 전투 게임이 많은 중국에서도 직접 조작을 강조하고 있는 ‘왕자영요’, ‘원신’ 등이 상위권에 오르면서 수동 전투 게임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흥행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곧 이어 상반기 내에 또 다른 수동전투 기대작인 ‘디아블로 이모탈’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핵앤슬래시 장르를 만들어낸 ‘디아블로’ 시리즈를 모바일로 옮긴 ‘디아블로 이모탈’은 출시 발표 때 ‘님폰없’이라는 논란 덕분에 조롱거리가 된 적도 있었지만, 몇 번의 테스트를 통해 깊이 있는 액션을 선보이며 팬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조작의 재미를 강조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이어 ‘디아블로 이모탈’까지 연이어 상위권에 오른다면 그동안 모바일 게임 수동 전투가 불편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이용자들의 생각을 확실히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지, 자동 전투에서 수동 전투로 대세가 변화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다. 수동 전투의 약점인 피로도 문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해 몬스터 사냥을 계속해야 하는 RPG 장르의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면 지겨운 반복 사냥이 계속되는 구간이 찾아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성장이 더딘 일반 이용자들의 이탈이 빠르게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라인게임즈가 올해 초 선보였던 ‘언디셈버’도 모바일 핵앤슬래시 기대작으로 초반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인기가 빠르게 식어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물론 RPG를 제외한 다른 장르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브롤스타즈’ 등 실시간 조작 위주의 게임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플레이 타임도 RPG 장르 못지 않게 긴 편이다. 던전앤파이터도 RPG 장르이긴 하나, 던전 길이를 매우 짧게 설계해 피로도가 높은 직접 조작 구간을 짧게 한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RPG 장르에서 수동 전투가 완전히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조작의 편의성은 기본이고, 집중해서 직접 조작을 해야 하는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설계하는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분재 게임이라고 놀림을 당하고 있는 K-RPG들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시작으로 수동 전투로 조작의 재미까지 잡은 게임으로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